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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3-26 00:00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목표를 세우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구체적인 목적 설정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과 방향을 제시해 준다. 따라서, 확실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어떠한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이다. 음악을 배우는 과정에 있어서 내가 음악을 왜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되어 있지 않으면 방향은 물론 방법조차 알 수가 없기에 늘 어렵고 지루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늘 하는 사소한 말과 행동에도 감춰진 의도가 있듯이 음악을 하는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하고 이런 뚜렷한 방향성은 음악을 배우는 속도는 물론 음악으로부터 얻는 혜택 또한 크게 즐길 수 있다.

음악이 인간 삶에 주는 많은 혜택들에 대해서 지난 10주동안 이야기 했다. 첫째로 인간의 감성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음악이다. 이것은 다른 어떤 교육으로도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무척 중요하다. 두 번째로 언어력과 사고력, 창의력을 길러준다. 이러한 혜택이 학생들의 학습능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다. 또, Howard Garner 교수의 논문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7가지 지능 중 한가지가 음악적 지능이므로 음악을 접하면서 균형있는 두뇌 개발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큰 혜택이다. 마지막으로 레만 박사의 주장대로 음악을 통해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고 더 성숙한 민주사회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이 '목적'이라는 글을 통해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가장 신이 나겠다는 재미있는 말을 독자로부터 들었다. 물론 이 글을 통해 음악을 지도하는 분들이 힘이 되고 신이 났다면 무척 다행이다. 그러나, 동시에 지도자로서 큰 책임감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일반인들이 음악을 시작하는 동기가 무척 순수하고 그 깊이가 전문가에 비해 그리 깊지가 못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지도자는 보다 더 구체적인 방향과 목적의식을 제시해야 하고, 체계적인 수업 설계는 물론 성실한 수업자세와 늘 먼저 모범을 보이는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값비싼 수업료에 걸맞게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을 학생에게 제시하고 음악이 주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우리 음악 지도자들에게 절실히 요구된다.

음악이 수학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과학적인 이론에 근거한 학문인 수학이 표현과 느낌에 근거한 음악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음악을 포함한 모든 예술은 또 다른 언어이다. 음악 역시 언어와 같이 읽기, 듣기, 쓰기와 말하기 4가지 영역이 있다. 언어력이 발달한 사람은 이 4가지 영역이 모두 골고루 발달했듯이 음악을 잘하는 사람역시 독보력(읽기), 청음(듣기), 작곡능력(쓰기) 그리고 연주력(말하기)이 골고루 발달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음악을 전공하는 경우에는 이 4가지 영역을 모두 균형있게 발전시켜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필요는 없다. 연주하는 것만이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실제로는 음악을 듣는 것 또한 언어적인 개념에서 음악을 하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늘 돋보이듯 음악 역시 연주하는 사람이 많은 시선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게 4가지 영역 중 한두 가지를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꼭 연주가 아니더라도 음악이 주는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좋은 예로 지난 반세기동안 음악교육에 가장 큰 중심에 있었던 심미적 교육이론은 연주가 아닌 듣기에 가장 큰 중점을 둔 교육 철학이다. 따라서 고정관념을 버리고 더 큰 폭의 사고를 가지고 여유있게 음악을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각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듯 음악교육 역시 나라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거의 20년 동안 서구사회에 살며 다양한 민족을 경험하며 느낀 것은,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우리 민족이 음악적으로 무척 우수하고 음악을 배우려는 의지 또한 남다르다는 점이다. 사소한 애국심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명백한 사실이다. 실제로 음악을 배우는 인구의 수와 음악에 대한 지식의 질 또한 어느 민족보다 높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것은 어떠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멀리 보는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제도가 자리 잡지 못한 데도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한다. 내가 왜 음악을 하는지 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고 늘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지도자는 아주 구체적인 교육철학과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지도하고 음악을 통한 많은 혜택들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줄 의무가 있다. 앞으로는 더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가지고 음악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더 많이 즐기길 기대해 본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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