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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3-19 00:00

음악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가 자주하는 '듣기'가 있고,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직접행동'이 있고 또 공연 현장에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현장 경험'이 있다.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이런 방법들은 시대를 거치면서 발전해오기도 했지만, 시대 환경에 따라 퇴보하기도 하기도 한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예전엔 무척 소중하고 특별한 것이었다. 그러나 MP3라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 파일이 등장하면서, 또 시대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이 이제는 일상 생활의 배경 음악으로 변했다. 라이브 현장 경험 역시 비슷하다.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모든 공연 현장을 화면으로, 컴퓨터로 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에 가서 음악을 직접 듣고 경험하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귀하고 아름답다. 오늘은 공연현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자.

공연장에 가는 사람은 모두가 설레는 마음에 몇 시간 전부터 공연 생각만 하고 준비를 할 것이다. 필자 역시 지금 당장 연주를 보러 간다면 미리 음악을 듣고 또 연주자에 대한 공부도 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할 것이다. 이런 준비는 음악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첫 걸음이다. 물론 음악을 아무 생각없이 듣고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주자가 누구인지 그의 지난 날의 삶이 어떠했는지 등에 대한 관심이 없이는 음악과 밀접해질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

역시 현장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자에게 직접 듣는 것이다. 필자 역시 예전에 처음 라이브 공연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필자가 그렇게 좋아했던 음악을 직접 들었던 그 설레임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 연주자를 불과 몇 십 미터 앞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주를 생생한 스피커로 현장감 있게 접하는 것은 감동 그 자체이다. 일반 스튜디오 녹음 음반을 듣는 것과 즉흥적이고 살아있는 연주를 현장에서 듣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미리 만들어진 음식을 먹는 것과 직접 싱싱한 재료를 사서 정성스레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의 차이라고 느껴진다.

현장 경험이 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은 여유로움이다. 라이브 공연을 보고 나서 바로 집에 가는 사람은 많이 없다. 대개 근처 커피숍 또는 바(bar)에 들려서 간단한 음료를 한잔 하면서 공연에 대한 이야기와 서로 느꼈던 감동의 시간들을 이야기하며 또 다른 한 두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필자는 이 시간을 가장 즐기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어찌 보면 이 여유로운 시간에 중독되어 작든 크든 늘 라이브 현장을 찾는 것 같다. 혹시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공연 후 꼭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보라고 하고 싶다.

필자의 친구 중에 앤디 윌킨스라는 영국 버밍햄에서 온 친구가 있다. 영국에서는 비싼 입장료 때문에 그리 많은 라이브 공연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토로토와 밴쿠버에 살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싼 값에 음악을 현장에서 접할 수 있었고 그것을 통해 여유로움을 느끼며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비슷한 예로 독일계 캐네디언으로 지난 10년간 독일 쾰른에서 클래식 연주자이자 지도자로 활동한 Peter Zaencker씨는 밴쿠버에서 비교적 값싼 입장료뿐 아니라 다양한 민족의 음악을 폭 넓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즐겁다고 한다. 물론 밴쿠버가 뉴욕, 파리 또는 런던등에 비해 공연 수라든지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밴쿠버처럼 값싸고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가끔 라이브 현장 경험을 통해 음악이 주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많이 경험하는 것도 이곳 생활을 즐기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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