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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2-19 00:00

몇 주전, UBC에 재직중인 Peter Gouzouasis 박사의 논문을 통해 음악이 학생의 학습능력에 미치는 큰 효과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주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미국 음악교육자협의회는 'Music Makes the Grade: Music Programs Contribute to Higher Attendance and Graduation Rat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이번 달에 발표했다. 음악프로그램이 강화된 학교일수록 그렇지 않는 학교보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것이 그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공립학교 교장과 교감을 무작위로 뽑아 지난 해 4월 14일부터 5월 1일까지 설문 조사를 했다(오차범위 4.6%내외).

이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제도적인 음악프로그램을 두고 있는 학교의 졸업률(90.2%)이 그렇지 않는 학교(72.9%)보다 두드러지게 높다는 점이다. 또 출석률도 93.3%으로 음악프로그램이 없는 학교(84.9%)에 비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악을 하는 학생의 SAT 평균성적도 그렇지 않는 학생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내용에 대해 설문에 응한 교장과 교감 96%가 동의하고 있으며 학교내 제도적인 음악교육에 더 많은 지원과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결과를 그리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한국과 달리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대부분의 서구국가 중고등학생들은 교육부가 요구하는 학점과 성적이 있어야 졸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출석률 또한 성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이 보고서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졸업률은 학생들의 학습성취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90.2%라는 수치는 미국 전체 고등학교 평균 졸업률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한 출석이라는 것은 학생의 책임감과 학습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출석률이 높으면 학생들의 학습 효과도 높아지게 된다. 당연히 졸업률과 대학진학률도 높아진다. 

필자는 최근 캐나다내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종과 성별, 지역구분 없이 조사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음악을 접하고 있고 또 학교에서 음악 과목을 듣는 등 음악활동을 활발히 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그렇지 않는 학생들보다 평균적으로 높으며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도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음악을 하는 아이들이 미래에 대한 인생 계획과 자아의식이 더 구체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들과 대화하면서 필자는 그들이 의사나 변호사 같이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업은 못 가지더라도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 인생을 더 주관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캐나다는 발달된 의료제도와 교육제도가 늘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최근 10년을 보면 과연 그것이 자랑할 만한 것인지 의심이 든다. 대학은 물론 이제는 고등학교까지 순위 평가 제도가 생겼고 내용보다는 성적위주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 들은 바에 따르면 오는 2007-2008학년도 교육부 예산에서 체육과 음악에 배정된 금액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교육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목표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결과, 심지어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서로 시기하고 경쟁하게 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떻게 하던 의식전환이 크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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