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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1-29 00:00

한국이 앞으로 음악을 비롯한 모든 예체능 과목을 내신 성적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는 충격적인 뉴스를 인터넷에서 접했다. 나는 이것이 오보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실이라면 정말 큰 걱정이다. 이런 불행한 현실은 비단 한국 뿐 아니라 북미주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곳 역시 영어와 수학, 그 외 과학 두 과목을 더해 12학년 4과목만의 내신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미국 역시 SAT로 대부분의 대학에 들어간다. 유럽의 현실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주변 영국과 독일 친구들에게 들은 바 프랑스를 제외하고 그 쪽 역시 대부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 있게 만든 우리의 비참한 환경을 먼저 살펴보자. 대부분의 나라들이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교육기관들이 국가 지원만으로 시스템을 작동하기가 벅찬 것 역시 다 아는 사실이다. 사정이 이러한 즉,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음악 등 예능 과목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또, 철저한 자본의 논리로 돌아가는 현실 속에서 예체능에 계속 투자한다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현실론자들의 주장 역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음악교육이 계속되어야 하고 모든 학생이 필수 과목으로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1983년 논문 “In Frames of Mind: the Theory of Multiple Intelligence” 에서 음악이 인간의 지능에서 아주 큰 영역을 차지한다고 밝힌바 있다. 논문을 읽어보면 음악은 언어적, 수학적 논리,  공간적, bodily-kinesthetic 그리고 2가지 성격적 지능과 함께 인간의 가장 중요한 7가지 지능 중 하나라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의 이런 기본적인 가능성을 모두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모든 공교육기관이 한쪽으로 치우친 비균형적인 교육을 하고 있으며 이것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우리 역시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음악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공연장에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보다 몇 배 이상이다. 감성발달은 물론 논리적인 사고와 표현력을 음악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학자들에 의해 증명돼왔다. 또, 정해진 시간 속에 행해지는 예술이라 순간순간 순발력을 발휘해야만 하기에 그만큼 뇌의 운동량이 많아짐으로 음악을 하는 이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평균 지능지수가 높다는 사실은 가드너의 논문 뿐 아니라 독일 뮌스턴 대학과 하노버 대학, 스웨덴의 한 의과대 연구팀에서 각각 발표한바 있다.

음악교육에 투자하지 않은 것은 균형있는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7가지 지능 중 한가지를 포기하는 것이고 다른 영역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환경적 요인은 이해하지만, 불행한 환경을 단순히 이해함으로 우리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과 맞바꾸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도 생각해 볼일이다. 캐나다 교육부는 교육의 목적을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미국 미시간 음대학장이었고 미국음악교육자협의 회장이었던 폴 레만 박사 역시 교육의 목적은 사실과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인간의 모든 가능성을 길러주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음악은 이런 중요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고 그는 여러 논문에서 밝혔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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