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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7-01-22 00:00

인간은 누구나 이성과 감성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음악은 인간의 감성을 능동적으로 표현하고 수동적으로는 느끼고 기르는 중요한 도구이자 행위이다. 철학자 존 듀이는 인간은 누구나 평행(Equilibrium)과 불균형(unequilibrium) 를 번갈아 경험하면서 생활한다고 한다. 즉, 인간은 긴장과 완화라는 서로 다른 성질의 감성을 느끼며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존 듀이의 주장은 이른바 심미주의 이론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고 이런 미적 경험의 중요성은 심미적 교육으로 발전되어 50년대 이후부터 1995년 데이빗 엘리어트의 실천주의 이론이 나오기 전까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음악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

우리는 이른바 '기록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활자가 생겼고 음악 역시 악보와 표기법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기록문화가 인간의 감성교육에 그다지 큰 역할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 기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득을 보는 것은 인간의 이성이다. 기록이라는 행위자체가 이성적인 것이기에 이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과 과정을 보자. 모든 것이 이성 발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론적으로 불균형적인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불행이지만, 인간의 감성이라는 것은 쉽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글을 쓰면서 필자는 깨달았다. 필자의 본업이 연주이지만,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감성' 기록에 대한 가능성 타진이었다. 모든 이들이 무모한 생각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도전 중이며 평생 연구하고 고민해야 할 숙제이다.

이런 비균형적 교육의 결과는 우리가 현재 보는 그대로이다. 과거와 비교해 인간 이성의 발달로 표현 방법은 많아졌으나 그 질은 아주 열등하다. 당장 유럽을 가보자. 지난 날의 음악과 건축 그리고 예술의 질은 현재의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자. 강간과 살인 등 온갖 부도덕한 행위를 한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고, 뉴스를 접하는 우리 역시 "뭐, 그런 일이 또 일어났네"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영화 역시 잔잔한 분위기로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보다는 할리우드식의 강렬하고 자극적인 작품들이 줄줄이 상영되고 있다. 필자는 이것을 감성교육의 정체로 인한 현상이라고 본다.

반론이 있겠지만, 필자는 음악이 인간 감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계속 영화의 예를 들자. 영화감독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배경 음악이다. 분위기는 대사나 카메라,  배우가 아니라 음악이 결정한다 '타이타닉' 에서 셀린 디옹이 로맨틱한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면, 주인공의 사랑이 뭐 그리 애절했겠는가? 지난 역사를 뒤적거리다 보면 음악이 정치적으로도 많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정치적 또는 사회적 패러다임이 바뀌기 전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형태의 음악이 등장했다. 정치적 지도자 또는 개혁자들이 음악의 중요성을 인지했고, 인간 감성이 사회에 미치는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을 읽는 이들 중에 혹시 앞으로 정치의 길로 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음악을 반드시 배우라고 충고하고 싶다. 음악이 세상을 환하게 볼 수 있는 렌즈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한국 공교육은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캐나다를 비롯한 전 세계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현실을 보자. 과연 우리가 전인교육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노력했고, 하려고 하는지. 전인교육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균형있게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미적 음악교육 철학자 베넷 리머는 인간의 느낌이 교육되고 길러진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음악을 통해 인간감성의 모든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속>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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