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2006년을 마무리하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7-01-02 00:00

2006년 첫 글을 쓴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무리할 때가 되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한다. 올해 쓴 칼럼들을 다시 자세히 읽어보니 여러 독특한 점들이 눈에 띈다. 먼저 공연 관련 글이 대부분이었던 예년과 달리 유난히 음반 소개가 많았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음악에 대한 표현의 한계가 한 칼럼 안의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음악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의 상실감을 약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예전과 달리 눈에 띄는 공연이 그다지 많이 없었다. 또, 과거 공연들이 되풀이 되는 현상들이 있어 공연에 대한 글을 피했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유난히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다소 이곳 상황에 둔했던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횟수로 벌써 4년 째 공연 중심의 음악 관련 글을 쓰면서 이제는 공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공연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독자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올해는 다른 분야에 더 큰 관심을 가졌다.

음반 이야기에 앞서 다른 이야기를 먼저 하자. 최근 어느 외신을 통해 요즘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무척 심각한 기사를 접했다. 인터넷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사실 거의 모든 것을 컴퓨터에서 접하기 때문에 책을 읽어야만 정보와 지식을 접할 수 있던 과거와는 달리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물며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조차 모든 리포트를 전문 서적보다는 신속하고 편리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쓰고 있다.

물론 현대기술의 신속함과 편리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물리적인 환경의 발전은 앞서 설명했듯이 분명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 다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인터넷 정보와 지식의 깊이와 신뢰성의 여부이다. 물론 대단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도서관의 책들보다는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현대문명의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은 우리가 과거의 것과 어떻게 슬기롭게 조화시키며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다시 음악이라는 주제로 돌아가자. 음반은 마치 한 권의 책과 같다. 책을 읽는 사람이 줄었듯 음반 전체를 듣는 사람 역시 많이 없는 듯 하다. 대략 10곡 많이는 15곡이 수록된 음반은 아티스트(대중음악 제외)가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마치 책 속의 '장'과 같이 아주 짜임새 있게 만든 작품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단위가 음반 한 장에서 한 곡으로 10분의 1이상 축소되어있다. 이런 현상은 신속함이라는 편리를 우리에게 제공하지만, 깊이와 감동을 주는 구조라고 보기는 힘들다. 작은 개념은 작은 사고를 낳고 작은 사고는 작은 결과를 낳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이다. 큰 음악을 접하고 싶으면 반드시 음반을 통해야 한다.

요즘 "음악이 뭐에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무척 고민된다. 정답이 가지고 있는 힘이 예전 같지 않다. 모든 상황이 재정렬되고 있는 느낌이고 누가 그것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죽하면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을 '당신(You)'이라고 선정했겠는가? 이제는 어느 누구도 "이것이 이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닌 듯 하다. 2006년 한 해는 예년과 달리 나에게 다소 어렵고 궁금함이 가득한 한 해였다. 그렇기에 2007년이 더 기대되고 공부는 물론 경험을 지금보다 더 많이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한 저를 늘 사랑해 주셔서 감사 드리고 2007년에는 서로가 더 많이 발전하고 성숙한 그런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