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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에반스의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6-12-27 00:00

이번 주에는 빌 에반스의 또 다른 명반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를 소개한다. 1961년 1월 발매된 이 음반은 지난 주 소개한 'Portrait in Jazz'와는 다른 느낌이다. 역시 라이브 음반이라서 보다 더 생동감과 현장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모든 예술 문화의 중심지라고 하는 뉴욕대(NYU) 주변 'Village' 내에 위치한 'Village Vanguard'는 지금까지도 'Blue Note', 그리고 'birdland'와 함께 가장 전통과 품위를 자랑하는 재즈 클럽이다.

듣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가 이 음반을 처음 접했을 때 빌 에반스보다는 베이시스트 스콧 라파로와 드러머 폴 모티안의 연주가 내 귀에 사로잡았다. 지금도 이 음반을 접할 때면 늘 베이스와 드럼 소리가 내겐 무척 크게 들린다. 안정적이고 균형있는 베이스 연주는 듣는 이의 마음을 무척 편안하게 만들고, 기분 좋은 스윙 베이스라인은 재즈의 느낌을 더 더욱 살린다. 또, 순간순간 나오는 베이스 솔로 연주는 이 음반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드럼 역시 마찬가지로 스틱이 아닌 '브러시'를 사용해, 힘이 있는 강한 연주보다는 감미롭고 편안한 느낌이 전반적이다. 특히 재즈 왈츠곡 'Alice in Wonderland'에서 나오는 드럼소리는 정말 일어나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왈츠의 느낌을 잘 나타낸다. 그리고, 음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이른바 'Dynamics' 라고 불리는 강약의 조화를 폴 모티안이 너무 잘 조절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밴드의 가장 중심에 서 있는 빌 에반스의 연주는 늘 그렇듯 역시 훌륭하다. 기존의 강하고 공격적인 느낌보다는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서정적인 것이 특징이고, 마치 물이 흐르는 듯한 그의 연음연주는 정말 듣기 좋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곡인 'Solar'는 블루스처럼 12마디로 구성된, 어찌 보면 무척 간단한 곡이다. 하지만, 짧은 곡 안에 변조가 4번이나 되고 이런 복잡한 화성의 변화 역시 일반적이지 않아 연주를 풀어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 역시 빌 에반스라는 생각이 든다.

라이브 음반을 들으면 개인적으로 늘 당시 상황을 자꾸 그리게 된다. 왠지 음반에 담긴 연주가 있었던 이날은 비가 왔던 조용한 뉴욕의 일요일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늘 든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그런 날이 아니라 아주 여유로우면서 비가 내리는 그런 날, 많은 연인들이 빌 에반스의 연주를 듣기 위해 'Village Vanguard'를 찾았을 것 같다. 물론 사실이 아닌 나만의 상상이다. 이 음반에서 그런 여유로움과 잔잔한 음악을 느낄 수 있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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