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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에반스의 'Portrait in Jazz'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6-12-18 00:00

이번 주는 브래드 멜다우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는 빌 에반스(Bill Evans)의 명반 'Portrait in Jazz'를 소개한다. 1959년 발매된 이 음반은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와 함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Autumn Leaves', 'Somday My Prince Will Come' 그리고 'What is This Things Called Love?' 등 많은 재즈 스탠더드 곡들이 들어 있어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좋은 음반이다.

1929년 미국 뉴저지주 플레인필드에서 태어난 빌 에반스는 어린시절부터 피아노와 플루트 등의 악기를 통해 음악을 시작했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인 그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자 사우스이스턴 루이지애나 대학교에 진학한다. 졸업 후, 그는 기존의 재즈뿐 아니라 인상파(impressionism) 클래식 음악가 드비시와 라벨의 음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으며 당시 다른 재즈 피아니스트와는 달리 그의 연주 속에 다소 클래식한 요소들이 묻어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클래식한 재즈연주는 기존의 전형적인 블루스를 기반으로 연주하는 다른 피아니스트와는 크게 차별되는 것이었다. 50년대 말 마일스 데이비스와 길 에반스의 'Birth of Cool' 음반과 미국 서부에서 불기 시작한 쿨 재즈의 바람으로 빌 에반스의 연주는 더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959년 나온 'Portrait in Jazz'는 그를 톱 클래스 반열에 올려 놓는다.

이 음반을 들어보면 굉장히 세련된 연주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재즈에서 세련됐다는 느낌이 늘 좋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당시 재즈 흐름을 볼 때 분명 그것은 새로운 느낌이었고 이후 많은 연주자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이 음반의 9번째 곡 'Someday My Prince Will Come'을 들어보면 그의 독특한 느낌을 아주 잘 느낄 수 있고, 가장 대표적인 재즈곡 중 하나인 'Autumn Leaves'를  다른 피아니스트의 연주와 비교해 보면 이런 특징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그의 특징이라면, 여러 기술적인 부분을 모두 떠나서 역시 신들린 연주라고 할 수 있다. 백인연주자로서는 드물게 건반의 터치가 무척 강하고, 강약의 조화가 좋은 다이나믹한 연주는 늘 듣는 이들을 감동케 한다. 7번째 곡인 'What is this thing called love'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듯이 순간순간 필요한 부분마다 터져 나오는 그의 힘있는 연주와 솔로는 물론 강약의 균형은 듣는 이를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이 음반의 또 하나 특징은 3명의 연주자들간의 절묘한 교감과 조화이다. 사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요즘 재즈음악에서는 찾아보기가 무척 어렵다. 물론 시대마다 추구하는 재즈의 스타일이나 특징들이 있다. 하지만, 음악 역시 급속도로 전자화와 산업화가 되어감에 따라 진작 재즈 속에서 느껴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모든 것이 순간 자극적이고, 시간이 갈수록 더 발전해야 할 음악이 오히려 퇴색되는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빌 에반스는 데뷔 이래 피아니스트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재즈 연주자들 그리고 재즈 애호가들이 그의 연주를 듣고 따라 할 정도로 재즈역사에 큰 획을 그은 연주자이다. 과거 백인 연주자와 함께 연주하지 않기로 잘 알려진 마일스 데이비스 역시 빌 에반스를 자신의 최고 명반 'Kind of Blue'에 피아니스트로 기용할 정도로 그의 음악세계는 깊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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