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역시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또 다른 음반 'Still Live'를 소개한다. 1986년 독일 뮌헨 필하모닉 홀에서 있었던 공연실황을 담은 음반으로 지난 주 소개한 '쾰른 콘서트' 음반과 함께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큰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쾰른에서의 솔로연주와는 달리 뮌헨에서는 재즈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Gary Peacock)과 드러머 잭 디죠넷(Jack DeJohnette)과 함께 3중주 형식으로 연주를 한 것이 눈에 띈다.
디스크 2장 속에는 'Autumn Leaves', 'My Funny Valentine', 그리고 'Billie's Bounce' 등 주로 재즈 스탠더드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필자가 이 음반을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첫 곡이 워낙 유명한 'My Funny Valentine'이라서 큰 기대를 가지고 헤드폰을 귀에 걸었으나, 처음 3분 동안 '혹시 디스크가 뒤바뀐 불량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곡 첫 부분 키스 자렛의 솔로 연주는 원래 곡과는 전혀 분위기가 다른 연주였고, 모든 화성과 리듬을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로 재구성해 원래 곡과 전혀 연관성을 못 느낄 정도로 무척 독특하고 새로운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머리 속에 맴돈다. 게리 피콕과 잭 디죠넷의 연주가 들어오면서 곡의 본론으로 들어가고 곡의 기본적인 틀에서 많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나가 곡을 듣는 재미가 무척 있다.
두 번째 곡 'Autumn Leaves'에서는 전현적인 재즈 스탠더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부드러운 듯하면서 파워풀한 코드와 솔로 연주 그리고 전반적인 페이스 조절 등 훌륭한 연주를 선보인다. 또 다른 연주자들과의 유기적인 교감과 음악적인 대화는 역시 재즈를 듣는 맛을 돋군다. 더 나아가 순간순간 나오는 게리 피콕의 베이스 페달(pedal) 연주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순간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키스 자렛의 연주와 무섭게 몰아치는 잭 디죠넷의 연주는 섬뜩할 정도이다.
알토 색소포니스트 폴 데스몬드의 곡이자 두 번째 디스크의 첫 곡인 'Late Lament'는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곡이라 듣기에 무척 편안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주 잘 알려진 발라드곡 'Someday My Prince Will Come'에서는 아주 나른하면서도 훌륭한 연주를 선보인다.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가자 찰리 파커의 블루스곡 'Billie's Bounce'와 'I remember Clifford' 로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린다. 두 번째 디스크의 전반적인 느낌은 앨범 첫 장보다 여유롭고 느슨한 느낌이 지배적인 것을 알 수 있다.
20년 전 독일 뮌헨에서 있었던 공연 실황을 담은 이 음반은 아주 세련된 재즈 트리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음반이다. 빌 에반스 이후 허비 행콕과 함께 재즈 피아노계를 이끌어가는 키스 자렛, 당대 최고의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 그리고 드러머 잭 디죠넷은 여러 재즈 스탠더드 곡을 통해 연주가 무엇인지 뮌헨 공연을 통해 잘 보여줬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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