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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자렛의 '쾰른 콘서트'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6-12-04 00:00

이번 주 역시 지난 주에 소개한 피아노 거장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라이브 음반 'The Koln Concert'을 소개한다. 독일 서부 뒤셀도르프 남쪽에 위치한 쾰른은 예전부터 음악을 비롯한 독일의 문화 예술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1975년 1월 24일에 있었던 키스 자렛의 이 라이브 공연 음반은 많은 그의 앨범들 가운데 매니아들이 가장 손꼽는 음반이다. 일반적인 재즈 음반과 달리 피아노 솔로형식으로, 특별한 곡명 없이 파트 1부터 4까지 연주길이가 총 1시간 남짓이며 피아노를 좋아하는 재즈 팬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음반이다.

1945년생인 키스 자렛이 만 30세 되는 음악적으로 어린 나이에 쾰른에서 이런 멋진 연주를 했다는 것에 우리는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어떤 연주자를 평가할 때 '신동이다' 또는 '천재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절대적인 평가로 그들이 연주를 잘해서가 아니다. 잘 아는 예로 장영주나 장한나 같은 훌륭한 연주자들은 실제로 우리 주위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다. 단지 그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20세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믿기 어려울 만큼 성숙한 연주를 선보인 것 때문이지 그들의 연주가 현존하는 여러 다른 거장들의 연주보다 절대적으로 뛰어나서가 아니라는 것을 필자는 꼭 말하고 싶다.

이런 맥락에서 보았을 때, 30세라는 젊은 나이에 키스 자렛은 너무도 성숙한 연주를 한다는 것을 이 음반에서 알 수 있다. 연주를 전문적으로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구체적인 테마 없이 관객과 만난 자리에서 한시간 넘게 혼자서 악기 하나로 완벽에 가까운 구성을 가지고 연주를 풀어가는 것은 많은 연주 경험 그리고 음악적 자산과 구체적인 철학 없이는 어렵다. 이제 막 서른을 넘긴 필자의 최근 비슷한 예를 들자면, 며칠 전 UBC내 챈 센터에서 있었던 한시간 남짓한 공연에서 역시 구성 문제에 있어서 스스로 한계를 느낀 적이 있다.            

파트 1부터 4까지 총 4파트로 구성된 이 음반은 마치 소설 책을 읽는 듯 전개 방식이 재미있다. 주인공과 주변 여러 인물들 사이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는 듯한 다이나믹한 사운드, 긴장과 해결 그리고 고조 되는 느낌 등 피아노 혼자서 풀어간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승전결이 있다. 역시 키스 자렛답다. 당시 30세라는 젊은 나이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고 음악을 보는 큰 시야를 가진 것은 물론 음악과 관객을 완전히 장악해 자신의 음악 세계에 모든 이들을 빠져들게 하는 그의 능력이 연주자인 필자로선 너무 부럽다.

필자가 이 음반을 특별히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새로운 음악 세계를 우리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즉흥연주라는 이름 하에 모든 것이 합리화 되고 또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것이 재즈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키스 자렛은 쾰른 연주를 통해 무언가 철학적이고 스토리가 있는 연주의 중요성을 여러 재즈 팬들에게 일깨워주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상 준
intothejazz@paran.com
blog.paran.com/intothejazz 



이상준 음악칼럼
이상준 글쓴이는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재즈작편곡을 전공했고 캐필라노 음대에서 재즈기타 전공 및 Linda Falls 교수의 이론 및 청음 조교로 일했다.
이후, UBC사범대를 거쳐 현재 재즈기타리스트, 작편곡활동 그리고 South Delta Secondayr School과 English Bluff Elementary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재직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Paul Pope School에서 음악교사로 있고 NYU대학원 함께 뉴욕에서 음악활동 중이다.
  칼럼니스트: 이상준 | Web: www.jonleemusique.com
  • John Wilkins (Berklee),Randy Johnston (NYU), Jared Burrow
  • 마이스페이스: www.myspace.com/jonleemusique
  • (SFU & Univ of Oregon) 사사
  • 블로그: blog.paran.com/intotheja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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