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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6-03-06 00:00

문수보살

‘문수’(文殊, Manju?ri)는 '감미롭고 훌륭한 복덕을 지닌 이'라는 뜻이다. 만물의 '빔'(空)과 '둘이 아님'(不二) 등을 꿰뚫어 보는 '지혜'의 보살이다. 이렇게 지혜를 강조하는 문수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왼쪽에서 보좌하고 있다. 문수보살 상으로 오른 손에는 무명(無明)과 미망(迷妄)을 가르고 사물의 실상을 꿰뚫어 보는 지혜의 칼을, 왼손에는 불경을 비롯하여 연꽃이나 보주, 혹은 가르치는데 필요한 막대기 등을 들고 있는 자세로 그려지고, 또 지혜로부터 오는 용맹성을 상징하기 위해 사자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티베트 불교에서는 칼이 많이 등장하고 동아시아 불교에서는 칼보다 다른 것들을 들고 있는 모습이 더 흔하다. 

‘지혜’가 산스크리트어로 여성 명사이고, 또 지혜가 모든 이를 부처로 태어나게 하는 부처의 어머니와 같기 때문에 문수보살도 여성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특징은 문수보살은 보통 젊음을 상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산서성(山西省)에 있는 오대산(五臺山), 일명 청량산(淸凉山)을 문수보살이 상주(常住)하는 곳이라 믿고, 오대산을 중심으로 문수 신앙이 강했다. 특히 문수보살이 들고 있는 칼 때문에 군사력을 중시하던 원나라에서 그를 숭배하는 이들이 많았고, 원나라의 불교인들은 죽어서 오대산에 묻히는 것이 소원이었다. 칭기스칸의 손자이며 원나라 태조인 구불라이칸은 죽은 후 문수보살의 현현으로 여겨졌다. '만주'(滿洲)라는 이름은 '문수'라는 이름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 황제들 중에는 오대산으로 순례한 이들이 많았다. 순례 중 불자들의 신앙을 시험하기 위해 남루한 거지 행색을 하고 나타난 문수보살을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오대산을 문수보살의 상주처로 여긴다.
 
보현보살

보현(普賢, Samantabhadra)이란 "넓게 덕성을 갖춘 이"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의 목숨을 연장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하여 '연명'(延命)보살이라 부르기도 한다. 앞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문수보살과 짝을 이루어 석가모니 부처님을 돕고 있다. 지혜를 상징하는 대지(大智) 문수보살이 부처님의 왼쪽에서, 실천을 대표하는 대행(大行)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오른쪽에서 부처님을 보좌하고 있다. 이 셋을 '석가삼존'(釋迦三尊)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문수보살이 사자를 타고 있는데 비하여 보현보살은 흰 코끼리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코끼리처럼 진리를 실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한다는 뜻이다. 가끔씩은 연화대에 앉은 모습도 보이고 이를 코끼리와 합할 경우 코끼리 위에 연화대를 놓고 그 위에 앉아 있기도 한다.

보현보살은'화엄경'에서 가장 중요한 보살로 등장한다. '화엄경'의 "입법계품"에 보면 선재동자가 53 명의 스승(선지식) 중 51번째 스승을 만난 다음, 드디어 비로자나 불 앞 연화대에 앉아 있는 보현보살을 볼 수 있게 된다.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몸에서 빛 줄기가 나와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보살들의 기쁨을 더해주는 것을 보았다. 나아가 보현보살의 봄에 우주의 모든 존재가 다 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보현보살은 이른바 '해인삼매'(海印三昧, s?garamudr? sam?dhi)와도 관계가 있다. 해인삼매는 본래 석가모니 부처님이 들었던 선정(禪定)의 경지다. 우리의 의식에 미망의 바람이 불어 출렁이는 바다처럼 어지럽지만, 깊은 삼매 상태에 들어가 의식의 물결이 잠잠해지면 우리의 의식이 다시 잔잔한 바다의 표면처럼 맑아져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우주의 삼라만상이 그대로 다 비치게 된다. 부처님이 '화엄경'에 설한 경지는 이런 삼매에서 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보현보살이 들었던 삼매도 바로 이런 경지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보현보살은 화엄사상의 주요 가르침인 만물의 상즉·상입, 상호 연관성을 보여주는 보살이다. 또 '법화경'에서는 보현보살이 이 경과 이 경을 따르는 자들을 보호하는 보살로 등장한다.   보현보살의 상주처는 중국 사천성(四川省) 아미산(峨嵋山)이다.



오교수의 속담풀이
오교수의 속담풀이.
  칼럼니스트:오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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