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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에 드시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05-12-19 00:00

부처님의 죽음

부처님이 사람들을 가르치며 45년의 생을 보내고 80세가 되었을 때였다. 그때 그는 베살리 지역에서 걸식을 하며 가르치고 있었는데, 석 달 후면 자기가 열반에 들 것이라고 했다. 죽음을 예고한 것이다.  거기에서 가까운 곳에 금세공을 하는 춘다라는 이로부터 음식을 받아먹고 심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음식이 무엇이었을까? 경전에 나오는 음식 이름의 문자적 뜻 그대로 돼지고기였을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돼지가 밟고 다니던 밭에서 나온 채소나 버섯 종류라는 사람도 있다. 초기 불교에서는 물론 채식을 주로 하되 완전 채식을 의무화하지 않고, 걸식 도중 주어지는 대로 다 먹었다고 한다. 따라서 돼지고기를 먹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통증을 느끼면서 '쿠시나가라'라고 하는 곳으로 옮겼다.

가까운 강으로 가 목욕을 하고 난 후 잠깐 쉬면서, 아난다에게 춘다가 자기가 준 음식 때문에 부처님이 편찮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잘 말하라고 일러주었다. 그 후 쿠시나가라 성 밖에 이르러 큰 나무 사이에 자리를 정했다. 머리는 북쪽을 향하고 오른쪽 옆으로 누웠다. 나무에 갑자기 꽃이 피고 꽃잎이 부처님 위에 떨어졌다. 하늘에서부터는 아름다운 음악과 노래 소리가 들려 왔다. 하늘의 신들도 이 순간이 슬퍼서 울었다. 그는 이런 것도 좋지만 그의 제자들이 진리를 올바로 실천하는 것보다 그를 더 기쁘게 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성경에 "내가 내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즐거움이 없도다."(요한3서4절)고 한 사도 요한의 말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부모된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공통된 심정일 것이다.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승단의 장래, 장례식 절차, 제자들의 계속적인 수행 등에 관한 지시와 위로의 말을 했다. 아난다는 너무나 슬퍼 잠시 자리를 떠나 울음을 터뜨렸다. 부처님은 아난다를 불러 "모든 것은 변하고 후폐할 수밖에 없느니라. 아난다야, 어찌 무엇이든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위로했다. 그에게 더욱 열심히 정진하여 완전한 자유를 얻으라고 용기를 주고, 그 동안 아난다가 자기에게 보여준 사랑스럽고 진심어린 보살핌에 대해 칭찬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는 '스승의 가르침이 끝났구나. 이제 우리에겐 스승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아난다야,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너희에게 가르치고 설명한 것, 진리와 계율이, 내가 가고 난 후, 바로 너희의 스승이 되리라."

그러고 나서 제자들에게 불·법·승 어느 것에든 의심되는 것이나 불확실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세 번씩이나 말했다. 아무도 물어보는 이가 없자, 그는 드디어,

 “모든 것은 덧없다. 게을리 하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여라."

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성불할 때 들었던 것과 같은 선정에 들었다가 고요히 숨을 거두었다. 그 순간 큰 지진이 나고 엄청난 천둥소리가 들렸다.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죽음을 '대열반(mah?parinirv??a)에 드셨다'고 하거나 '입멸(入滅)하셨다'고 표현한다. 

제자들 중에는 두 가지 반응이 있었다. 아직도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제자들은 부처님의 죽음이 너무나 빨리 온 것이라 여기고 슬퍼하며 통곡했다. 깨달음에 이른 제자들은 "만사는 덧없는 것. 어찌 없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며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특히 부처님의 사촌이며 지도자 격이던 아누룬다(Anurunddha)는 "형제들이여, 이제 되었소. 그만 울고, 그만 통곡하시오. 세존께서 친히 우리에게 말씀하지 않으셨소? 우리 주변 원근에 있는 모든 것의 본성 자체에 따라 우리는 그런 것들과 갈라서고 이별하고 떠나야 하는 것이라고."



오교수의 속담풀이
오교수의 속담풀이.
  칼럼니스트:오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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