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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12월 2016.01.08 (금)
몇 번씩 듣고 들은 얘기 중에이런 아름다운 장면도 있네제자들의 발발발, 열두 명의 그 맨발을갈릴리 바다 소금물로 말갛게 씻어주신12월의 예수님너 하나가, 나 하나가세상을 더럽히지 말라고지상의 모든 종소리는 울고있는데산다는 것은사랑만큼이나 아파야 한다고용서만큼이나 눈물을 쏟아야 한다고흐린 눈보라 펄펄 허공을 치는데1월 2월....11월 다 가고 12월내 안에 부질없이 질러대던 불꽃놀이 몰아내고들판 하얗게 덮은 눈꽃 속에 나도발 씻으러...
김영주
백 선생 유감 2016.01.01 (금)
멀지 않은 과거에는 티비에 방영되는 요리 시간에 몇십 년 한 곳에서 주방 청소부터 시작하여 주방장이 안 가르쳐주기 때문에 온갖 서러움을 다 받아가면서 어깨너머로 배우다가 마침내 몇 십 년 후에 빛을 발하는 장인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었다.그 후에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의 요리 학교에서 수학한 젊은이들이 강남이나 이태원에 등장하면서 국제화에 앞장서면서 도전하는 면모로 신선함을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새로운...
김근태
봄이 오는 정원 2016.01.01 (금)
이른 아침에 내린 비가작은 물망울 되어 마른 꽃대를 적신다그리운 밤 꿈길이 멀기만 하다 조금 느껴지는 온기땅은 아직 긴 잠 속에서기지개를 켜고혼자 웃음을 짓는다 꿀벌이 강한 바람을 안고청청한 하늘에오는 봄을 따라높이 떠 있다 어제, 봄을 찾아 멀리 떠났던 손님은해가 내린 땅으로 돌아와이제 안식을 취하고 작은 못에언 발을 담근다저만큼 다가올 봄을 담근다.
김석봉
아름다운 길들임 2015.12.26 (토)
“ ‘길들인다’는 게 뭐지?”“그건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쉽게 잊혀지고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관계를 만든다고?”“그래.” 여우가 말했다.”넌 아직은 나에게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너도 날 필요로 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어린 왕자가...
이인애
나에게 2015.12.26 (토)
우주가 찾아오는 집에 아침이 눈을 뜨면미명한 새벽 온세상이 하얗다 바닷가 언덕위 집은폭풍이 쉬어 가고 바람도 들러 가고그림자 뒤에 볕이 따라 오는데아직 나는 한포기의 풀도 정리 하지 못한채  벽난로 불길 속에 저무는 한해눈오기 전에 비 새는 창고도 고쳐야 하는데뉴스에서 뇌종양을 앓던 소녀의 사연이 가슴 아프다 생존율 0%의 불치병세살박이 소녀는 네명에게기적같이 생명을 선물 하고 떠났다  나에게 묻고...
전상희
크리스마스 트리 2015.12.19 (토)
성탄절이 다가올 때면, 이모님은 내 손을 잡고, 서대문에서 전차를 타고 광화문을 거쳐 효자동까지 데려가곤 하셨다. 이모님 집은 교회에 붙어 있는 사택이어서,  문 하나만 열면 바로 교회였다. 신기한 것은 풍금 옆에 세워진 소나무에는 색종이로 만든 고리, 등, 그리고 여러 꽃들이 장식되어 있었고, 사탕이며 캬라멜도 달려 있었다. 풍금을 치는 언니는 중학생인듯 했는데, 성탄송을 연주하는 모습이 꼭 천사와도 같았다. 성탄절에는 맛있는...
앤 김
알고 왔느냐 지구에 내리면 녹는다는 것을녹으면 없어진다는 것을아홉 달 어두운 벽을 헐어버린 너바람가슴에 안겨 펄 - 펄 - 흩날리며지구에 내려오는 그 까닭을 작은 햇살에도 숨소리 한번 없이 녹아버리는그래도 너에겐 절망의 눈빛 어디에도 없구나녹아 없어지는 것이 어디 너 하나뿐이겠느냐 온몸을 찢어서 물이 되는 너물은 강으로 흐르고그 강물 다시 흘러 바다를 채우는데 사라진다는 것은영원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 너는...
김시극
옛날 어느 마을에 두 아내와 함께 사는 남자가 있었다고 한다. 한쪽 아내는 남편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고, 다른 편의 아내는 반대로 나이가 훨씬 적었다고 한다. 이 두 아내는 모두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사랑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런데 연상의 아내는 나이 어린 남편과 산다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남편이 집에 올 때마다 기회를 봐서 남편의 검은 머리카락을 하나 둘씩 뽑기 시작했다.그러나 젊은 아내는 이와는 정 반대로,...
김덕원
12월을 달리며 2015.12.11 (금)
한 세월의 종착역입니다시간의 나래에서 베짱이처럼 지내던 날을 지우며 이마를 낮춰 손끝에 가시가 돋고발목이 가늘어지도록 달려왔습니다 대못이 박히고 무릎 꺾는 날도 있었지만발자국마다 반성문을 각인한 후  낡은 지갑은 늘 배가 고파도철든 눈동자엔 겁 없는 미소가 찰랑댑니다 겨울나무처럼 허울을 벗고 나니어느 별에 홀로 떨어져도 삽을 들겠노라고앙상한 발가락이 박차를 가합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새봄이 오지 않는다...
임현숙
늙지 않는 여자 2015.12.05 (토)
   잠을 자다 딸의 잠꼬대에 눈을 떴다. 너무 더운지 딸은 몸부림을 치더니 할머니 품으로 기어든 후에야 다시 잠이 든다. 난 모로 누워 잠정신에도 딸을 끌어다 토닥이며 자는 엄마와 그 옆에 누운 두 딸들을 바라본다. 딸과 엄마라는 이름으로 순환되는 여자 삼대가 그렇게 누워있는 상황이 새삼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엄마는 새근거리는 딸들에 비해 숨소리마저 탁하다. 가까이 보니 엄마의 얼굴빛은 불그레한 딸들과 비교해 칙칙한 저녁...
박정은
서리꽃 2015.12.04 (금)
이른 아침산에들에오톨도톨 돋는 소름 이슬이 되지 못한 눈물이안개가 되지 못한 번민이눈(雪)이 되지 못한 사랑이 떨군불면의 각질 삭이지 못한 사랑의 불꽃과털어내지 못하는 번민의 재와훔치지 못한 눈물방울 달고서 흔드는무채색의 깃발 훈기 없는 독수공방에어쩌다 멈춘 햇살 걸음 따라번지는소박녀의 홍소 시간의 태엽을 감으며 피었다저무는초로의 서리꽃
김해영
몇 년 전 고국을 방문하여 친구가 사는 경남 거제도엘 간 적이 있습니다. 거제도에 가면 해금강 관광코스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위에 서 있는 나무들입니다. 이 나무들은 물이 없는 위치에서 무수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내자에 의하면 나무의 뿌리들이 바위틈 사이를 타고 물의 근원까지 내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나는 주일 아침마다 안내원들이 건네주는...
권순욱
그대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만리 길 나서는 길처자를 내 맡기며맘 놓고 갈만한 사람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온 세상 다 나를 버려마음이 외로울 때에도‘저 마음이야’하고 믿어지는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탔던 배 꺼지는 시간구명대 서로 사양하며‘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할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불의의 사형장에서‘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저만은 살려두거라’일러줄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잊지 못할 이 세상을...
로터스 정 (번역)
만추 2015.11.20 (금)
낙엽이  흩어져 내리던 날 소리 없이 찾아온 바람의 입김에도 난 아직 차갑지 아니한날을 손을 내밀어 한 줌의 바람을 움켜쥐었다낙엽의 마음은 흐느끼므로 찾아들고 햇살 한 곁에는 차가운 고뇌의  이슬이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했다잎새는 낙엽의 이름으로 붉게 타오른 심장을 내 던지고 나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가을을 떠나보낼 일을 서둘러야 했다아직은 떠나지 않은 가을이건만 다가올 이별의 시간 앞에 사려오는 연민의 진통은...
김종섭
선택 2015.11.20 (금)
 나는 한 달 전 엄청난 일을 결정해야하는 사건 앞에 섰다. 그것은 한사람의 생사를 결정해야하는 일이었다. 그 한사람이 바로 남편이었다. 교통사고로 11년이나 남의 도움으로 살아왔던 남편이 요즘 들어 배가 부르면서 공기가 가득 든 축구공마냥 딱딱할 때가 많았다. 배를 마사지하듯 만지면 언제부턴가 하지 말라며 싫어했고 등창을 막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등을 두드리는데 역시 싫어했다. 그러던 남편이 하루 저녁에는 침대에서...
심현숙
묘지석 앞에서... 2015.11.13 (금)
한동안 쉬다가 새롭게 시작한 사업체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랭리 브룩스우드 공원묘지를 지나치게 된다. 인근에 레크레이션센타와 주택가 한복판에 그야말로 정원과도 같이 조성된 묘지 앞을 지나치노라면 그야말로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평소엔 그렇게도 갖추기 어려운 겸손이 저절로 생겨난다. 13,4년여쯤 전, 아직 혈기가 왕성하고 필부필부(匹夫匹婦)의 삶보다는 이민을 선택한 개척자로서 가슴속에 야망이 불타오르던 시절, 이 세상에...
민완기
-2015 세계한글작가대회출연작품  나는 늘 어머니의 혀 위에 자리 깔고 논다자며 깨며 놀며,생각하며 말하며 쓴다ㄱ ㄴ ㄷ ㄹ .....ㅏ ㅑ ㅓ ㅕ .....서로 기대고 받치고 세워가며기둥삼고 지붕삼아 그 터에  짓는 집나는 오늘도 영혼의 집을 짓는다 생각이 있다한들 전달할 방법이 없다면,뜻이 있다한들 담아낼 그릇이 없다면,혀가 있다한들,눈과 귀가 있다한들,글이 없었다면,모국어가 없었다면, 꼬부랑 글씨로 꼬부랑꼬부랑 달리는...
권천학
“집밥 이야기” 2015.11.06 (금)
 지금  한국의 T.V.방송에서는 “집밥”과 관련된 프로가 한창이다. 각 방송사 마다 요리사들이 등장하여 음식을 만들어 보여주는 것 즉 “먹방”이라 불리고  있다. 심지어 백년손님에서 예전 유명 씨름선수의 장모님까지 이 먹방의 한 자리를 차지하여 활약 중이다.생각해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이 “먹는 일”이다. 잘 먹어야 건강하고 사회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 말에 “밥이 보약이다”란 말이 전해...
김유훈
가을의 해부학 2015.11.06 (금)
가을의 입자를 채집 중이다바람의 알집을 깨고 노른자를 주워담아성형외과 용 집도의의 칼로 채집된 조각을 분해하여각 사람에게 배달되는 쓸쓸함이란 범죄형 유전자를 도려낸다푸석한 낙엽의 옆구리에선비녀가 꼽혀 무거워진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미녀의 비녀를찰랑거리는 머리 사이로가지에 매달려 흔들릴 때문풍지 너머 훔쳤었다갈망이라는 글자 그때 알았는데다 지고 나니 추억으로만 남았다떨어진 것이 왜 달린 것보다 가벼워야 하는가물...
김경래
막상 두고 가려니 못내 아쉽기만 하다.처음부터 내 것은 아니기에 욕심을 부릴 처지는 못되지만, 욕심을 낸 들 내 손에 쥐어 질것도 아니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조차도 실은 우스운 일이다.작은 아들아이가 밴쿠버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을 했을 때 부터 언젠가 내게 지금과 같은 일이, 일어 날 수도 있다는 걸 예상 했어야만 했다. 그랬다면 떠나는 것에 대한 회한이 그리 크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이사 날을 넉 달여 남겨 놓고, 첫번째...
줄리아 헤븐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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