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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다운타운이 좋아졌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9-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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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는 때때로 “꽤나 심심한 곳”으로 낙인찍힌다. 서울의 한복판에서 비교적 시끌벅적한 삶을 살았던 이들이 주로 이런 평가를 내린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따분한” 혹은 “무미건조한” 등의 수식어를 밴쿠버 앞에 붙이는 것은 상당히 불공평한 일이다. 특히 다운타운은, 알면 알수록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공간이다.

이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 자전거를 타고 원시림을 품은 스탠리파크 속을 질주해 보자. 밴쿠버가 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거론되는지, 당신은 그 이유를 너무 쉽게 자각하게 될 것이다.  




                                                                                                     kyle Pearce/flickr(cc)




“원시림을 자전거로, 우리만 누릴 수 있는 호사”

서울의 여의도 광장이나 일산 호수공원처럼 밴쿠버 다운타운에서도 자전거를 빌려줄 수 있는 곳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사실은 토박이들에겐 너무나 흔한 정보지만, 허벅지 근육이 팽팽해질 때까지 페달을 밟아본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다운타운이 멀게만 느껴졌거나 혹은 그 속에 살면서도 “보는 것”이 아닌 “하는 것”에는 선뜻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약간의 모험심 또는 열린 마음만 있다면 다운타운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꽤 많다. 낯선 나라의 낯선 요리를 즐길 수 있고, 심심치 않게 열리는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으며, 바다에서는 제트 스키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자전거 타기도 여기에 포함된다. 고작 자전거 하나 타는 데 용기씩이나 필요하냐는 푸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떤이에게 이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이 도전은 당연히 인생을 풍요롭게,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사는 맛”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대여비는 얼마나 될까, 예산을 잡아보자”

자전거 대여점들은 젊은이들의 집결지로 통하는 랍슨가와 덴만가 교차로에 주로 몰려 있다. 자전거를 빌리는 비용은 가게마다 그리고 자전거의 종류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최소 대여 시간은 대부분 2시간이다. 

대여점 “스탠리파크사이클”의 경우 기본형 자전거의 대여비는 2시간에 9.50달러, 3시간부터 5시간까지는 15달러로 책정되어 있다. 또 다른 대여점 “스포크스”의 대여비 최저가는 2시간에 13.33달러, 3시간부터 6시간까지는 20달러다. 한군데 더 알아보면,  “베이쇼어”의 대여비는 기본 1시간에 6달러로 책정되어 있으며, 4시간을 빌릴 경우에는 16.80달러를 내야 한다.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싶은 경우에는 트레일러를 빌려야 하는데, 이때 들어가는 비용도 자전거 대여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크스의 트레일러 대여비는 2시간에 15.24달러다. 이 모든 가격표에 5%의 세금이 더 붙는다는 건, 밴쿠버 시민이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다.  

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점. 자전거를 빌릴 때는 신용카드를 제시해야 한다. 대여점 관계자는 “이 신용카드가 도난이나 분실 등에 대비한 일종의 보증금 역할을 해준다”고 귀띔했다.



“코스 정할 때는 지도를 참고할 것”

자전거로 다운타운을, 잉글리쉬 해변가를 달릴 수 있겠지만, 이 코스에 스탠리파크를 포함하지 않는다면 결코 옳은 선택이 될 수 없다. 원시림의 기운을 만끽하며 자전거 페달을 밟을 수 있다는 건, 밴쿠버 시민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이자 특권이기 때문이다. 덴만가에서 북쪽, 그러니까 노스밴쿠버 쪽으로 향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스탠리파크를 알리는 이정표를 발견하게 된다. 이 길을 따라 곧바로 달리자. 넉넉 잡고 2시간이 지나면, 밴쿠버에서의 삶이 따분하게 느껴졌던 당신도 이 도시에 연애를 걸게 될 지 모른다. 밴쿠버 시청 홈페이에서 다운타운 자전거 지도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으니 참고할 것.  http://durl.me/7f5a2o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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