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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토요일, 스완가드 스타디엄에 가면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7-07-21 11:46

올해로 16번째 한인문화의날을 즐길 수 있다
오는 8월 5일 토요일 오전 9시쯤 일어나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아침 커피 한잔 후 10시쯤 목표로 해서 버나비 센트럴파크에 있는 스완가드 스타디움(Swangard Stadium)으로 향해보자.

여름철 좋은 날씨에 주차할 자리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니, 기왕이면 버나비 패터슨역(Patterson Station)에서 스카이트레인에서 내려도 좋다. 마침 주말에는 전 지역이 1구간 요금이니 저렴한 선택이다. 역에서 서쪽으로 공원을 가로질러가면 스완가드 스타디움이 나온다. 길을 잘 모르겠다면 밴쿠버-버나비 경계에 있는 바운더리 로드(Boundary Rd.)와 교차하는 킹스웨이(Kingsway) 근처 스타디움으로 살짝 올라 들어가는 길이 있다.

이날은 16년째 이어져 내려온 ‘한인문화의 날’ 행사가 있다. 제목은 좀 예스러운 듯 하나, 350명 자원봉사자와 참가자가 오랜 기간 노력을 합쳐 내놓는 서부캐나다 최대 한국 문화행사다. 첫 행사 때는 BC주수상이 직접 나와 이 날을 “BC주 한인 문화의 날”로 선포했다. 선포는 고맙지만 매년 상 차리는 건 우리 한인 몫이다. 스스로 무게를 두지 않으면 정치인의 한없이 가벼운 선포일지 몰라도, 이 땅에 한인도 BC주와 캐나다인의 일원으로 문화를 뽐내라 선포한 날이라 하면 그냥 보낼 순 없다.  

무엇이 최대냐고 하면 찾아드는 관객 수가 그렇다. 흔한 과장은 아니고, 버나비시나 다른 캐나다 언론도 중요한 다문화 행사로 대접해준다. 때로는 지나면 금방 잊힐 내용으로 시끌벅적한 갈등이 있긴 했어도 16년 켜켜이 여러 한인이 쌓아 놓은 노력인데, 그렇게 무시당하거나 무시할 행사가 아니다.

찾는 이들은 한인도 많지만 대체로 캐나다인이 더 많다. 주로 가족 단위다. 혹자는 이 행사에 부족한 부분이 영 마뜩잖다고도 평도 제법 날리지만, 확실히 매년 볼거리는 있다. 정치인의 긴 인사말이나, 공연자 혼자만 흥에 겨운 공연은 그런 평을 들을 수도 있지만, 주최 측 사단법인 한인문화협회(회장:석필원)는 그런 요소는 가능한 배제하고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무감은 강하게 표시한다. 더 크게 제대로 하고 싶은데 한국 대기업은 한인 행사에는 별 관심이 없는지 후원 요청에 답변조차 없어 아쉬울 때도 있다.

그러나 관객은 그런 무게나 배경을 함께 질 필요 없다. 즐기면 된다. 운이 좋다면, 이날 11시 이전까지 입장객에게 나눠주는 아시아행 대한항공 항공권 ‘한정판' 추첨권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당첨되면 한국 등 아시아 어디든 갈 수 있는 무료 항공편을 대한항공으로부터 받는다.

추첨권을 받아들고 12시 전까지 여러 공연과 부스를 돌아보면, 행사장 가운데에 태권도복을 입은 청년들이 모인다. 미리 자리를 잡아둬야 한국 국기원 시범단 공연을 편하게 본다. 이들 시범단은 2년 전에 왔고, 올해도 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볼거리다. 무협을 보는 듯 높이도 날아올라 송판을 가른다. 음악에 맞춘 드라마식 시범도 흥겹다. 한국 드라마 축약본을 본 듯싶다.


<▲ 한인 문화의날 태권도 시범단/ 밴조선DB>


20분이 금방 간다. 밴쿠버 아이들은 이 공연을 보고 2년 전 많이도 환호했다. 그중 새 태권도복을 입은 캐나다 아이도 꽤 되리라 싶다. 올해는 또 얼마나 많은 아이가 태권도에 빠질지. 전에는 같은 공연이 1회라 아쉬웠는데, 올해는 오후 4시에도 한 차례 더 시범을 보인다고. 국기원 오현득 원장이 인솔해서 온 시범단은 밴쿠버·빅토리아에서도 공연 예정이다.

공연 보고 부스를 돌아보면, 꽤 장사진을 형성하는 곳이 매년 있다. 도예가 김정홍 선생 한국 전통 도자기 시범이 그렇다. 김 선생이 건네주는 형태 잡은 찰흙 도기 한 점 받아들고 즐거웠던 기억이 매년 다시금 장사진을 형성하게 한다. 너무 바쁘게 나눠줘서 수인사 나누기에 다소 미안한 김 선생은 다국적 팬이 많은 도자기 장인이다. 오랜 기간 한류 스타 만큼 한국 문화 알려온 김선생에게, 사정을 아는 사람은 그 대우가 너무 소박한 거 아니냐는 말도 한다. 오래 노력한 사람 알아줘야 세상이 더 풍성해지고 살기 좋은 곳 아니겠는가.


<▲ 도예가 김정홍씨. 사진=밴조선DB>


또 다른 장사진 부스는 먹거리다. 회오리 감자튀김이라고 했던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생소했는데, 꽤 인기를 끌고 있다. 문뜩, 이런 아이템 장사해볼까 하는 망상도 들지만, 남의 몫에 숟가락 얹는 놀부 짓하느니, 내 몫 감자나 즐기련다. 올해 회오리 감자튀김은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들을 만날성 싶다.  지난해보다 푸드트럭이 늘어 5대고, 한식은 업체 ‘한옥’과 ‘그린데이'에서 마련해 판매한다. 비빔밥, 불고기 덮밥, 떡볶이, 빈대떡, 전과 식혜… 한국 사람 잔치할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 자파독같은 일본-핫도그 퓨전과 아이스크림과 경쟁한다. 통 크다면 다 즐겨도 누가 뭐라 할까. 잔칫날인데. 캐나다 친구와 한 입 나눠 먹고 유튜브에 품평이나 올려볼까?

올해는 2018년에 한국 평창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차 마스코트가 현장에 등장한다고. 마스코트와 정답게 사진 찍은 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한국 홍보 돕는 일이다. 개최지를 정확히 알려주는 일은 중요하다. 비한국어권 화자에게 ‘평창' 발음은 다소 어렵다. 평창행을 원했던 혹자는 관광사 문의 끝에 평양에 갔다는 가짜같은 진짜 뉴스도 있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 일부에게는 남북한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인지도가 확실하진 않은 나라 한국을 알리러 오는 공연팀은 국기원 시범단 뿐만 아니다. 한국무형유산교육개발원 양근수 단장 포함 8명이 판굿·소고놀음·열두발상모 공연을 한다. 제목이 생소해 한국 문화와 거리감을 느낀다고 해도, 막상 현장에서 보고 들으면, 한국에서 살아온 이에게는 ‘아~’하는 우리 소리다. 어른에게는 그리움이지만, 캐나다에서 태어난 2세·3세에게는 심장의 두근거림처럼 ‘덩기덕 덕덕 궁기덕 궁덕'하며 뿌리를 확인하는 소리다.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도 오후 8시까지 진행되는 이 행사에 볼거리가 있다. 오후 5시에는 K팝 경연대회 본선이 있다. 예선을 본 문화협회 관계자는 “한인뿐만 아니라 캐나다 현지 팀도 꽤 많아요”라고 했다. 요즘 방탄소년단·트와이스 멤버 프로필 외우거나 소위 ‘커버’라며 한국어 가사나 춤을 따라부르는 캐나다 청소년이 얼마나 많은데, K팝팬 사춘기 딸을 둔 기자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경연 참가팀 중 누군가는, 이날 행사를 디딤돌로 한국 K팝 무대에 볼만큼 성장하길 바란다. 상금이 무려 5000달러다.


<▲한인문화의 날 키즈존. 사진=밴조선DB>


한인과 캐나다인 현지 공연단도 잔치에 흥을 낸다. 리틀 마운틴 관악대·K팝 댄스커버팀·중국과 중동 전통춤을 볼 수 있다. 밴남사당은 3 다이나믹 드러밍, 참댄스는 삼고무·태평무를, 김영주씨 태권댄스, 경희태권도장 시범 등이 있다. 누군가 공연자 중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또 현장에서 응원해주는 게 좋은 이웃 아니겠는가. 

또 잔치 자리에는 홍보의 장도 된다. 부스 가격은 750달러, 아메니다 실버타운, 오로니아, 코스코 등 업체가 홍보에 나선다. 한국의 나누는 풍습도 볼 수 있다. 현장에서 떡메로 인절미를 칠 계획이다.  석필원 회장은 올해 애들에게 즐거운 잔치가 됐으면 한다. “올해 키즈존을 잘 해보려고요. 잘할 사람들에게 맡겼어요. 애들이 즐길 수 있게. 그래야 부모도 와서 즐겁지요”
권민수 기자/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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