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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습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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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3-09-15 00:00

김혜원/
BC한인미술인협회장

삶의 모습 그리기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리니…"

오랫동안 좋아했던 시다. 힘든 일들이 있을 때면 이시를 읊으며 나는 많은 위로를 받곤 했다. 우리는 매일의 삶을 살아가며 기쁨과 행복 보람도 느끼지만 많은 날들을 슬픔과 고통 속에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실되고 충실하게 살다 보면 보람 있는 기쁜 날들이 올 것이다. 오래 전 에밀리 카 대학에서 공부할 때의 일이다. 같이 서양화를 전공하며 아주 친하게 지내던 낸시라는 프렌치 캐나디언 친구가 있었다. 딸과 둘이 살고 있는 밝고 명랑한 친구였는데 어느날 점심때, 내게 오더니 꼭 할 얘기가 있다며 심각한 표정이다. 아마 무슨 속상한 일이 생겼구나 싶어 학교 근처 조용한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키고 막 한입을 먹으며 "무슨 일인데 그래? 급하게 큰돈 쓸 일이라도 생겼니?"하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농담처럼 물었다. 어색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낸시가 머뭇거리며 "나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이야" 이렇게 말했을 때 내가 얼마나 놀랐던지….

다른 친구들은 다 아는데 내가 몰라도 너무 몰라서 고민을 많이 했단다. 15년쯤인 그때는 동성애자들이 지금처럼 활보하고 다니며 자기를 과시했던 시절은 아니었다. 얘기인즉, 남편과 딸과 함께 재미있게 살았는데 어느 날 친하게 지내던 친구의 고백으로 자기 남편의 외도를 알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친구들에게서도 남편과의 관계를 듣게 되어 남편을 혐오하게 되고 그 미움과 힘든 시간들이 결국 낸시를 레즈비언으로 만든 것이었다.

지금은 UBC 법대 여학생과 함께 살고 있다고 했다. 참 여성적이고 밝고 유머러스한 낸시 여서 난 얼마나 놀라고 얼마나 가슴 아팠는지 모른다. 삶에 지치고, 슬픈 추억의 치유를 위해 낸시는 그림을 그린다. 무엇을 그리는지 알지 못할 때가 많지만 난 묻지 않는다. 자기의 고독한 마음을 그리고 있으니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마음의 위안이고 기쁨이며 영혼의 자유를 얻는 것이다. 새하얀 캔버스를 앞에 놓고 앉아 어떤 그림을 그릴까? 생각 할 때가 나는 행복하다. 우리는 캔버스 위에 어떤 인생의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어떤 작품을 남기고 갈까? 아름다운 나만의 고운 색채와 진실된 삶의 모습이 묻어나는 그런 영혼이 숨쉬는 그림을 그리고 싶지는 않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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