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광복절 단상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8-11 00:00

오응기/
버나비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

광복절 단상

만물이 무성한 8월의 바쁜 계절이다. 어느 핸가 8.15 기념예배를 드리는 주일이었다. 성가대와 함께 강단에 대기 중이었다. 교회 청년이 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지나치기에 서슴없이 물었다.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니?" "오늘요?".. "그래, 오늘 8월 15일이잖아..." 그 청년은 밝게 웃으며.."에이.. 목사님 생신인가 보죠?"하며 축하한다는 표정을 하며 뒷문으로 사라진다. 무의식적인 대답이었지만 마음이 씁쓸해진다.

반세기가 넘어버린 우리의 지난 역사로 조국 광복의 날은 이제 책 속에 묻어버려 잊어도 되는 역사는 결코 아니다. 자기 역사의식이 없는 사람이나 나라는 현재를 바로 살아갈 수 없다. 사실 성경전체가 해방, 자유케 됨, 구원의 내용으로 지독한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구원의 대 파노라마의 역사이다.

특히 구약 출애굽기는 해방과 구원의 역사책이다. 모세라는 이름은 "건져 냄"이란 뜻이다. 그는 과연 어려운 때마다 이름처럼 거듭 거듭 건져냄을 받은 사람이다. 그는 산파의 위험에서 건져냄을 받았다.. 히브리 여인에게서 사내아이가 태어나게 되거든 해산의 자리에서 산파로 하여금 죽이도록 하라는 바로 왕의 엄명이고 보니 감히 어느 명령이라고 어길 수 있었을까 ? 용케도 그는 이 화에서 건져냄을 받았다.

그의 숙성한 발육과 비범한 울음소리는 그를 석 달 이상 더 숨겨둘 수 없었다. 나일강 가에 버려진 그는 악어의 밥이 되는 것 외에 별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를 구원해 준 것은 왕궁의 아리따운 공주였다. 뿐만 아니라 히브리인의 피를 타고난 그는 다른 히브리인들과 마찬가지로 중노동에 시달리다 못해 쓸어졌어야 할 운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살인적인 학살에서도 건져냄을 받았다. 궁중 40년이 하루같이 융숭했던 것이다. 그는 히브리인을 학대한다는 이유로 애굽인을 쳐죽였으니, 애굽 땅에서 통할 이야기가 아니었다. 전국에 지명수배가 된 판국에 그가 발붙일 곳 그 어떤 곳도 없었다. 그러나 미디안 제사장의 호의로 또 한번 구원을 받았다.

돌이켜 보면 모세는 날마다 그의 이름대로 모세(건져냄)를 체험하면서 살아온 인생이다. 그리고 그가 이 빚을 갚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 하나님은 그를 불러 애굽으로 보내셨다. 그가 건져냄을 받은 것처럼 육십 만의 생명을 건져내기 위해서였다. 그는 평생을 자신의 이름대로 건져내는 "모세"로 살았다.

조국의 광복 58 돌을 맞는다. 과거 어려운 때마다 건짐을 받았던 우리 역사를 생각할 때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건짐을 받았던 모세"에서 "건져주는 모세"로 우리 나름대로 새 역사의 章을 써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먼 이국 땅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힘차게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에게도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를 구원하신 은혜가 망극한 것처럼 우리의 남은 때도 자녀들에게 분명한 역사의식을 전해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모세의 이름처럼.. "건져내는 역사"가 있기를 기도한다...

"이 모든 일에 전심전력을 하여 너의 진보를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삼가 이 일을 계속하라.. 이것을 행함으로 네 자신과 네게 듣는 자를 구원하리라..."(딤전 4:15-16)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오유순/ 약사/밴쿠버 한인장학재단 이사장 지금은 한인 양로원 건립을 생각할 때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령화되어가는 사회라고 한다. 밴쿠버에 있는 교민 사회도 사정은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70년대, 80년대 초까지 대거 이민 온...
소니와 삼성 2003.10.20 (월)
송근엽/ SFU 하나다 회장 소니와 삼성 여러분은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시는지요?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저는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새로나온 전자제품이나 품평들을 즐겨 봅니다. 그러다 언제나 소니제품을 볼땐 인간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 할 수 있다는 것을...
옆집 할아버지 2003.10.14 (화)
김혜원/ BC한인미술인협회장 옆집 할아버지 우리 옆집엔 이탈리안 부부가 살고 있다. 빌(Bill) 할아버지는 연세가 80세가 넘으신 근면, 성실하신 부지런한 분이시다. 아침 6시부터 채소밭 가꾸시고, 정원 가꾸기에 분주하시어, 뒷마당엔 항상 예쁜 꽃들로...
말(馬)과 사람 2003.10.06 (월)
한준태/ 알티우스 승마센터 대표 말(馬)과 사람 말은 사람과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역사적인 사건을 보더라도 말은 항상 인간과 함께 등장하여 위인들과 함께 역사적인 최후를 맞이 한 경우도 있다. 프랑스 및 서구 유럽을 지배한 나폴레옹의 경우에도...
오유순/ 약사/밴쿠버 한인장학재단 이사장 한인 2세에게 관심을 캐나다 한인 사회를 두고 두 가지 상반된 평가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한인 사회는 짧은 시일 내에 캐나다 복합문화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건실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희망 찬...
송근엽/ SFU 하나다 회장 인터넷은 사람하기 나름 인류의 역사를 구분하는 기준은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과 그 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인터넷은 사회에 많은 발전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텔레비전 뉴스나 신문을 통해 정보를 받던 시대에서 벗어나 언제...
삶의 모습 그리기 2003.09.15 (월)
김혜원/ BC한인미술인협회장 삶의 모습 그리기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리니…" 오랫동안 좋아했던 시다. 힘든 일들이 있을 때면 이시를 읊으며 나는 많은 위로를 받곤 했다. 우리는...
광복절 단상 2003.08.11 (월)
오응기/ 버나비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 광복절 단상 만물이 무성한 8월의 바쁜 계절이다. 어느 핸가 8.15 기념예배를 드리는 주일이었다. 성가대와 함께 강단에 대기 중이었다. 교회 청년이 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지나치기에 서슴없이 물었다. "오늘이...
문제의 도시락 2003.08.04 (월)
홍현진/ S.U.C.C.E.S.S. 세도시 이민자 봉사회 문제의 도시락 부부 싸움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부부란 없을 것이다. 우리 부부는 연애를 할 때는 심하게 다투는 일이 많았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는 다투는 일이 별로 없고 닭살 부부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런데...
부모님과의 갈등 2003.07.28 (월)
김태희/ 밴쿠버 조선 유학생 통신원 부모님과의 갈등 올 여름은 벌써 캐나다에 온지 6년째가 된다. 지난 6년간 캐나다에서의 생활은 나와 부모님 사이를 가깝게 해주기도 했지만, 반대로 나와 부모님과의 갈등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캐나다에 처음 와서...
남영민/ 스코시아 은행 노스로드 지점 캄보디아의 쭌 허인 나의 책상의 여러 사진들 중에는 쭌 허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쭌 허인, 사진을 볼 때마다 그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나는 1999년 12월 27일 캄보디아의 스텅뜨랭이라는 마을에서 그를...
삶과 끈기 2003.07.14 (월)
오응기/ 버나비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 삶과 끈기 맹자에 이런 말이 있다. 송나라 농부가 남의 집 벼이삭은 쑥쑥 자라는데 자기네 것만 자라지 않는 것 같아 우직한 생각대로 이삭을 모두 길게 뽑고서는 집에 돌아와 큰 일이나 한 것처럼 뽐내었다. 이상하게...
사람 만들기 2003.07.07 (월)
홍현진/ S.U.C.C.E.S.S. 세도시 이민자 봉사회 사람 만들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하나 깨달은 것은 부모 되기가 참 힘들다는 것이었다. 아기 때는 밤에 잠도 못자고 계속 돌봐줘야 하고, 정말 우리 엄마가 얼마나 힘 드셨나를 몸소 체험했었다. 첫 아이를...
그룹인터뷰 2003.07.03 (목)
김태희/ 밴쿠버 조선 유학생 통신원 그룹인터뷰 고등학교 때부터 2년 정도 한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 일을 그만둔 후 방학때 새로 일할 곳을 구하면서 이곳에서 일거리를 구하기가 그다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여러명이 함께 하는...
남영민/ 스코시아 은행 노스로드 지점 미래의 열쇠는 자녀의 손에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라는 영화를 보았다. 아빠 물고기가 스쿠버 다이버에게 잡혀간 아들 물고기 니모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그 넓은 바닷속에서 물고기들에게 물어 물어...
건강한 가정 2003.06.16 (월)
오응기/ 버나비 한인장로교회 담임목사 건강한 가정 이번 주일은 카나다의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 날(Father's Day)로 지킨다. 깊이 있는 사랑과 엄위한 아버지의 사랑을 기리며 행복한 가정의 축복을 상기시키려고 제정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짝 지워 주신...
홍현진/ S.U.C.C.E.S.S. 세도시 이민자 봉사회 언어, 문화 별건가? 나의 컴플렉스가 뭔지 꼽으라면 제일 먼저 영어라고 말을 할 것이다.한국에서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 영어였다.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기에 당연히(?) 제일 공부를 안 했었고, 나의 문법 실력은...
신상현/ UBC 한인 학생회 KISS 회장 언어는 곧 문화다. "그리고 문화는 곧 그 나라의 힘으로 직결된다." 제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면서 항상 느껴온 것입니다. 10학년부터 이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저는 대학을 오기위해 필수로 요구되는 제 2...
사랑의 마음 2003.05.13 (화)
정상훈/ 공인회계사(CGA) 장&정 합동 회계법인 사랑의 마음 인생이란, 푸른 하늘에 뜬 한 조각 구름 같은 것, 바람이 불면 부는 바람에 따라 이리 저리 떠다니다 끝내는 종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듯, 우리 인생도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갖은 풍상과 고초로...
에릭김/ 캠룹스 UCC 대학 학생 어드바이저 밴쿠버 조선 캠룹스 통신원 국제결혼의 서로 다른 기대치 한국사람 중에 국제결혼을 하신 분, 또 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 오늘은 내가 듣고 경험한 국제결혼의 서로의 상반되는 기대치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41  42  43  44  45  46  47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