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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발 주가폭락 사태, 8종목은 왜 타깃이 됐나?

최형석 기자 김효인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4-30 21:09

유통량 적어 주가조작 쉬워

지난 24일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다올투자증권 등 8종목 주가가 하한가(30% 하락)로 마감했다. 이른바 ‘SG발 주가 폭락 사태’의 시작이었다. 모두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창구에서 대량 매도 주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폭락 사태는 27일까지 이어졌고, 나흘간 하락 폭은 42~76%에 달했다. 8종목의 시가총액은 8조2000억원 증발했다. 이 과정에서 연예계·재계 등 유명 인사들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파생 금융 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주가 조작 세력이 CFD를 활용해 주가를 띄웠고, 금융 당국 조사가 시작되자 주식을 내던져 주가가 곤두박질쳤다는 것이다.

Q1. 타깃이 된 8종목의 특징은.

먼저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서 유통 주식이 많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량의 거래로도 주가를 끌어올리기 쉬운 구조인 것이다. 나흘 연속 하한가를 맞은 서울가스(17%)와 대성홀딩스(27%)의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가장 낮은 편이었다. 선광(35%)과 다우데이타(33%), 삼천리(45%)도 50% 이하였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 주가가 오르면 대주주가 이득을 본다. 해당 종목 대주주들이 주가 조작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림·다우키움·서울가스 등 기업 승계 작업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곳이 많았다.

증권사에서 대출받아 투자할 때 본인 자금의 비율(신용융자 증거금률)이 낮다는 것도 이 종목들의 특징이다. 그만큼 적은 돈으로 주가 조작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8개 종목의 신용 거래 증거금률은 30~40%로 통상 수준(40~50%)보다 낮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도가 좋은 기업의 주식은 담보 가치가 높기 때문에 증거금률을 낮춰 대출을 더 많이 해준다”고 했다.

Q2. 주가 조작 세력들은 어떤 수법을 썼나.

주가 조작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미등록 투자 자문사 H사는 한꺼번에 주가를 끌어올리지 않고, 2~3년간 주가를 조금씩 올려 금융 당국의 감시를 피했다.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달랐다. 투자자들 명의로 200여 개의 휴대폰을 개통해 모바일 계좌를 만든 뒤 H사가 대신 매매했다. 한곳에서 대량 거래를 하다가 들키는 것을 피하려고 투자자의 휴대폰을 들고 투자자 집·사무실 근처 등으로 이동해 매매했다.

금융 당국은 매매 가격 등을 사전에 짜고 거래하는 통정매매나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투자하는 선행매매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가수, 중견기업 회장, 정치인, 의사들이 거액을 투자한 ‘전주(錢主)’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일부는 수수료를 받고 투자자 모집·알선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H사 운영 체계는 다단계 점조직 형태였다. 윗선은 물론 팀원도 서로 모르는 구조였다. 서버가 해외에 있는 텔레그램으로 소통했다.

Q3. CFD는 어떤 상품인가.

CFD는 투자자가 낸 돈의 일정 비율만큼 증권사가 빌려줘서 더 많은 양의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빚투(빚내서 투자)’ 상품이다.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아도 계약금(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대신 매매한 뒤 차익은 투자자에게 주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다. 양도소득세율(11%)이 일반 주식(최대 33%)보다 낮고, 종합소득세 대상이 아닌 데다 표면적으로 증권사가 거래한 것으로 나타나는 익명성 때문에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계약금 최소 한도는 투자액의 40%다. 나머지 60%는 증권사 돈으로 투자된다. 자신이 가진 돈의 최대 2.5배만큼 투자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해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액만큼 계약금을 채워넣어야 한다. 만약 투자자가 손실액을 채워넣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각한다.

2021년 미국에서도 한국계 투자자인 ‘빌 황’이 자신의 투자 회사를 통해 CFD에 투자했다가 300억달러(약 40조원)어치 주식을 강제 매각당하며 파산했고, 글로벌 투자 은행들에 100억달러 넘는 손실을 입혔다. 당시 가장 큰 손실(55억달러)을 본 CS(크레디스위스)는 버티지 못하고 결국 지난달 스위스 1위 투자 은행 UBS에 매각됐다.

Q4. 금융 당국의 책임은 없나.

CFD 거래가 급증한 것은 2020년부터다. 2019년 8조4000억원이던 거래액이 2020년 30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2019년 말 CFD를 거래할 수 있는 자격(개인 전문 투자자 요건)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금융 투자 상품 잔고 기준이 기존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아졌다. 개인 전문 투자자 등록 건수는 2019년 3330건에서 2021년 2만4365건으로 2년 만에 7.3배로 급증했다.

H사의 주가 조작도 이 기간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차익을 미끼로 1000명 넘는 투자자들로부터 1조원 넘게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십·수백억 원을 잃었다고 하소연하는 자산가가 수두룩하다. 더 큰 문제는 아무것도 모른 채 해당 종목들에 투자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들의 피해 규모는 아예 파악조차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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