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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하자” “키 컸으면” “장사 대박”··· 시민들 새해 소망 외쳤다

이해인 기자 김예랑 기자 고유찬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2-31 13:09

3년만에 제야의 종, 6만 인파 모여

1일 오전 0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과 함께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추운 날씨에도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대면 행사에 보신각 주변에는 경찰 추산 시민 6만명이 운집했다.

이날 33번의 묵직한 종소리가 일대에 울려 퍼지자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은 함께 찾은 가족, 연인, 친구를 바라보며 “올해는 싸우지 말자” “건강하자” “행복하자”와 같은 덕담을 건네며 서로를 격려했다. 스마트폰을 들어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 순간을 기념하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종소리와 함께 시민들은 두손을 모아 새해 소망을 빌었다. 강서구에서 왔다는 직장인 이모(27)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곳으로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해는 스스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선자(55)씨는 “내년에는 나라가 좀 편안하고 국민들이 온화해졌으면 좋겠다”며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경기가 풀리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친구 2명과 함께 왔다는 중학생 허모(14)군은 “새해에는 키가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58명이 숨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기억하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시민도 많았다. 이날 타종행사를 보기 위해 딸(10)과 함께 보신각을 찾은 직장인 권모(41)씨는 “2022년 대한민국은 이태원 참사라는 마음 아픈 사고를 겪었다”며 “2023년은 무엇보다도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안전 요원 아르바이트를 하던 고현정(30)씨도 “이태원 참사를 뉴스로 접하고 한 달 넘게 가슴이 아팠다”며 “앞으로는 그런 사고 없이 모두가 행복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필리핀에서 온 지나씨는 “새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며 “세상에 평화가 도래하길 기도한다”고 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최대 규모의 야외 행사에 시민과 경찰 모두 안전에 주의를 기울였다. 이날 오후 9시 25분 쯤 서울 지하철 종각역에서 행사장 방면으로 일부 시민들이 자리를 잡으려 뛰어가자 “뛰지 마세요” “다쳐요”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나왔다. 성인이 된 기념으로 친구들과 함께 나왔다는 장희준(19)씨는 “혹시나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응급 상황이 발생할까 싶어 인터넷에서 행동 요령도 공부하고 왔다”며 “양팔을 겹쳐 가슴팍 위치에 들어올리면 된다고 하더라”고 했다.

경찰은 보신각 주변에 2000여명을 투입해 안전 관리에 나섰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서는 경찰이 빨간 경광봉을 흔들며 “멈추지 말고 계속 이동해달라”고 안내했다. 행사를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보려는 시민 200여명이 서울 지하철 종각역 3번 출구 인근 화단에 몰리자 경찰은 “위험하니 내려와달라” “협조해달라”며 시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기동대 27개 부대와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관 165명이 배치됐고 폭발물 탐색 등 테러 대응을 하는 경찰특공대 40명도 곳곳에서 위험 방지 활동을 벌였다. 경찰 안전 지휘 차량에서는 확성기로 ‘옆에 계신 분들과 가능한 한 거리를 두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본 행사장 외에 전광판 설치된 곳에는 아직 사람이 많이 없으니 이 장소로 이동을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방송에 계속 흘러나왔다.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박윤원(20)씨는 “곳곳에 경찰이 서서 경광봉을 들고 ‘지나가 달라’고 외쳐주니 든든하다”며 “이태원 사고 이후 대한민국 안전의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시에서 왔다는 유영웅(62)씨도 “매년 이곳을 찾았는데 올해가 다른 해보다도 경찰의 인파 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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