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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23-12-04 09:35

동화작가 이정순 /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캐나다 로키에는 세 자매 봉이 다정하게 솟아있습니다. 요정이 살 것 같은 아름다운 산입니다. 세 자매 봉에는 일 년 내내 하얀 눈이 덮여 하늘에 닿을 듯했습니다. 하지만,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세 자매 봉 꼭대기에는 더 이상 눈이 없습니다. 이제 세 자매 봉은 덩그러니 벌거벗은 바위산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 추워! 언니들!”

막내는 포근하던 눈옷이 벗겨지자 추웠습니다. 두꺼운 눈옷을 입고 있을 때는 춥지 않았습니다. 눈 속은 참 따뜻하고 포근했습니다.

세 자매 중 막내가 유난히 추위를 탔습니다. 두 언니는 막내를 위해 세찬 바람을 막아보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높은 로키 골짜기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을 재간이 없었습니다. 험상궂은 얼굴을 가진 바람은 매몰차기 짝이 없었습니다. 찬바람은 뼛속까지 파고들었습니다.

높새바람은 빠르게 눈을 녹여버렸습니다. 사 오월이면 이미 눈은 다 녹아버립니다. 속살이 드러난 막내는 추운 것도 참을 수 없었지만, 벌거숭이가 된 자신이 창피해서 더 참을 수 없었습니다.

“막내야 조금만 참아. 봄이 오면 좀 나아질 거야.”

“따뜻하면 뭐해. 알몸이 창피하잖아. 벌거벗은 우릴 아무도 찾지 않을 거야.”

막내 말이 맞습니다. 전에 같으면 로키산맥에는 한여름에도 수시로 눈이 내렸습니다. 만년설은 일 년 내내 하얀 눈으로 덮여 있는 것이 로키의 자랑이었고 자부심이었습니다. 이제 막내뿐만 아니라 로키의 자존감도 무척 낮아졌습니다. 지구가 오염되면서 깨끗한 눈은 더 이상 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겨우내 오다 말다 한 눈은 단단하지 못해 태양이 내리쬐어 금세 다 녹고 말았습니다. 눈의 양이 적어 산 아래 있는 호수는 점점 물이 줄어들어 말라갔습니다. 호수에 사는 물고기들도 아우성칩니다.

“물이 점점 줄어들면 우리는 죽게 될 거야!”

물고기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사람들은 차를 타고 지나가다 벌거숭이산을 보고 혀를 끌끌 찹니다.

“츳츳! 로키가 눈이 녹으니 볼품없네. 아깝다. 로키의 얼굴은 눈인데.”

그 소리를 들은 막내는 창피해서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쳇! 누구 때문인데…….”

막내는 사람들에게 따지고 싶었습니다.

 

태양이 내리쬐던 어느 날 막내의 배꼽 밑이 간질간질했습니다.

“누구니? 내 배꼽을 간지럽히는 넌?”

아무 대답이 없자 막내는 생각했습니다. ‘벌거숭이가 된 내 몸에는 벌레들조차 살 수 없을 텐데. 누구지?’

그때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네 몸은 왜 이리 차갑고 딱딱하니? 너무 추워서 죽을 것만 같아.”

“넌 누군데 허락도 없이 내 몸속에 들어와서 불평이니?”

심술궂은 바람 아저씨가 작은 씨앗 하나를 데려가다가 막내 배꼽 밑에 떨어뜨렸나 봅니다.

“난 싹을 틔워야 해.”

“싹이 뭔데? 그건 눈의 요정이니?”

막내는 싹이란 말은 들어 보지도 못해 생소했습니다.

“호호호! 바보! 지천에 널린 게 싹인데 그것도 몰라?”

막내는 그 말에 그만 슬퍼졌습니다. 알몸도 창피한데 싹이란 것도 몰랐으니까요.

“네가 싹이란 걸 틔우는 곳은 어떤 곳인데?”

“따뜻한 곳. 심술궂은 바람이 나를 여기에 떨어뜨리고 갔어.”

“어머 어떡하니? 내가 도움이 되지 못해서. 우선 내 품속으로 들어와. 그래도 내 품은 좀 따뜻할 거야.”

막내는 그 씨앗이 좀 얄미웠지만 안쓰러워 배꼽 밑으로 쏙 밀어 넣어주었습니다.

“아, 좀 살 것 같아.”

작은 씨앗은 피곤했던지 금세 스르르 잠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해님도 나오지 않아 더 추웠습니다. 새들도 지나가지 않았습니다. 구름은 시커먼 얼굴을 하고 막내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막내는 혼잣말을 했습니다.

‘이제는 구름도 눈을 만들 수 없나 봐? 눈이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그 말을 구름이 들었나 봅니다.

“난 이제 눈을 만들 수 없단다. 호수에서 물의 수증기가 올라와 나랑 만나야 하는데 우린 만날 수가 없단다.”

“왜요?”

“수증기는 올라오다가 중간쯤에서 멈추고 말아.”

수증기는 산꼭대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고 중간에서 작은 구름을 만나 비가 되어 버린다고 했습니다.

막내는 날마다 추위에 떨며 견뎌내야 했습니다. 하늘에 닿을 듯한 세 자매 봉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였습니다. 사람들은 막내를 더 좋아해서 두 언니가 질투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막내의 몸은 이제 앙상한 자갈돌만 남아 볼품없어졌습니다. 막내는 더 슬펐지만, 로키의 큰 봉우리들도 슬프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에는 세계 곳곳에서 그 웅장한 로키의 만년설을 보려고 사람들이 몰려왔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자, 산불이 곳곳에서 났습니다. 올해는 천 개가 넘는 산을 태우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눈이 더 빨리 녹아버렸습니다. 사람들이 바위산을 오르다가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앗! 조심하세요!’

헬기가 와서 그 사람을 싣고 갔지만, 어찌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 사고가 있은 후로는 로키를 정복하러 오는 사람들조차도 줄어들었습니다.

오월이 되자 막내뿐만 아니라 로키산은 더워서 헉헉거렸습니다. 숨조차 쉬기 힘들었습니다. 전에는 아무리 태양이 뜨거워도 시원했습니다. 태양은 바윗돌만 남은 막내의 몸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언니들도 더워 죽겠다며 땀을 뻘뻘 흘리며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왜 이리 더워? 인간들 때문이야!”

언니들과 주변의 봉우리들은 짜증을 냈습니다. 그때 시커먼 구름이 몰려오더니 천둥 번개가 무섭게 쳤습니다.

‘쿠르르 쾅쾅! 번쩍번쩍!’

“아유 무서워!”

천둥 번개에 바윗돌이 와르르 굴러떨어졌습니다. 막내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눈이 쌓여 있을 때는 바윗돌이 구르지도 않았고, 그리 무섭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은 알몸이라 더 무서웠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쏴쏴 쏴!’

“아, 좀 살 것 같다.”

잠깐 온 비이지만 뜨거운 바윗돌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때 배꼽 밑에 있던 씨앗이 꼬물꼬물 기지개를 켰습니다.

“아, 잘 잤다.”

“호호호! 간지러워! 춥지는 않았니?”

“응, 네 몸은 차가웠지만, 네 마음이 따뜻해 견딜 수 있었어, 고마워! 근데 큰일 났어. 내 몸에서 싹이 나오려고 해.”

“그럼 싹을 틔워 봐. 내가 돌봐 줄게.”

“아, 안 돼. 여기서 싹을 틔우면 뿌리를 내릴 수 없어 금세 말라죽어 버릴 거야. 흐흑!”

씨앗은 슬프게 흐느꼈습니다.

“내가 도울 수 없을까?”

“난 흙이 필요해! 흙만 있으면 아무리 척박한 환경에서도 싹을 틔울 수 있단다. 네 몸은 바위가 부서진 자갈돌뿐이야.”

그때 세찬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산 밑에서 차고 올라오는 회오리바람이 흙을 잔뜩 싣고 와 막내한테 뿌려 놓았습니다.

막내는 모래바람에 눈을 뜰 수조차 없었지만 씨앗을 위해 꾹 참았습니다.

“씨앗아. 얼른 이 흙을 붙들어.”

“그래, 고마워!”

“고맙긴. 대신 예쁜 싹을 틔워야 해.”

막내는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있게 흙을 가져다준 바람한테도 고맙다고 했습니다.

“바람 아저씨 고맙습니다.”

“허허, 네가 고맙다 소리를 하는 걸 보니 무척 외로웠나 보구나.”

오늘따라 바람 아저씨가 참 인자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배꼽 밑이 다시 간질간질했습니다.

“씨앗아! 뿌리가 나온 거니?”

“응, 눈곱 반만치. 싹도 나오려고 해.”

“어머 정말? 신기하다. 너에겐 흙이 그리 중요하구나?”

“네 덕분이야. 이제 네가 없으면 난 살 수가 없단다. 우리는 친구야.”

막내는 너무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구!’ 자신에게도 친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바위뿐인 막내의 몸에서 친구인 생명이 돋아난 것입니다. 씨앗은 바람이 실어다 준 흙을 의지하고 어여쁘고 여린 풀 한 잎을 자갈돌 밖으로 밀어 올렸습니다.

“어마나, 예쁘다.”

막내는 처음 보는 새싹이 너무나 신기하고 예뻤습니다.

“고마워! 네 덕분이야. 나는 예쁜 꽃을 피울 거란다.”

막내는 환희에 차 노래를 불렀습니다.

 

“예쁜 새싹아!

무럭무럭 자라라

새가 노래하고

구름이 놀다가는

푸른 숲이 될 거야!

나는 이제 외롭지 않아!”

 

며칠 뒤 노란 꽃봉오리가 올라왔습니다.

“우와!”

막내는 놀라고 감탄하여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로키 동쪽 하늘에 붉은 해가 불끈 솟아올랐습니다.

“새싹아, 척박한 바위산에 싹을 틔웠구나. 장하다. 네가 큰일을 해냈구나.”

해님이 말했습니다.

밤이 되었습니다. 전에는 하늘의 별들을 물끄러미 쳐다만 보았습니다. 이제 작은 꽃이 별들을 막내 봉에 초대했습니다.

별들은 밤마다 나와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다 새벽녘에야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막내는 꽃과 별들이 있어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았습니다.

“참, 네 이름이 뭐니?”

그제야 막내는 작은 꽃 이름이 궁금했습니다.

“민들레야.”

“정말 예쁘다! 민들레야!”

“고마워! 사람들은 나를 보고 희망을 갖는단다.”

민들레는 아무리 척박한 곳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민들레는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많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숲이 무성해질 거라고 막내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어느덧 몇 해가 지났습니다.

이제 눈이 없어도 막내의 몸은 따뜻했습니다. 바람 아저씨가 많은 씨앗을 데려다주었기 때문입니다. 벌거숭이 자갈 산이던 막내 봉은 푸르게 변해갔습니다.

봄이 되자 눈이 녹았던 자리에 새싹이 돋고 예쁜 꽃들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아직 큰 나무는 없지만, 참고 기다리면 민들레가 했던 말처럼 언젠가는 푸른 숲이 될 것을 꿈꾸어 봅니다. 하얀 눈이 그리울 겁니다.

“우와! 언니들 머리에 꽃이 너무 예뻐!”

“막내야, 너도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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