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미운 정 고운 정

강숙려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2-11-28 09:56

강숙려 (사)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요사한 것
싫다 싫다 하던 것이
자꾸만 스치다 보면
어느새 정이 들어 있기 마련인 것을
 
듣기 싫다 짜증 부리면서
어느새 몸에 배어
자기 것이 되어 있는 잔소리들도
이제 교훈으로 남아
새 삶의 지표 위에 서 있질 않던 가
 
어느 날엔가 내 책갈피에 꽂히기 시작한
무심했던 한 장의 연서도
이제 날마다 기다림의 기쁨으로
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맘을 치장하고 있는 일
 
오늘도 꽃잎처럼 날아올 그대 향기에
저무는 햇살 함께 더불어
안경 고쳐 쓰고 읽어 가겠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숨죽이고 2023.11.27 (월)
비는 내리고까맣게 어두움이 몰려왔을 때에도 나는불을 캐지 않으리창구멍 어디에도 머리카락 한 올을 보이지 않으리숨소리도 죽이고나는 꼭꼭 숨으리 그가 애타게 나를 찾고 찾아도그래도 나는 미동도 않으리 어느 날 그가 말하면몰랐다고 말하리정말 몰랐다고 말하리 당신도 애타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리더 탈 것 없어 하얗게 재가 되게 그냥 두리눈 헐기며 앙탈도 하리 세월의 옷자락이 너풀거릴 때그때에야 말하리한없이...
강숙려
묻지 말아야지 2023.07.10 (월)
새파랗게 젊은 엄마민들레처럼 환히 웃고 서 있는 뒤로편안한 아버지꿈인 듯 그리운 얼굴 스쳤다지는황금빛 노을 저무는 갯가일흔다섯의 내가 거짓말처럼 젊었다 “우리오매 같이 나도 백발이 다 되구나”한참을 생각다가 아쉬워 말했을 내 엄마“에구 딸 머리도 희고 있구먼요”이게 딸이라는 게 할 대답이었을까당연한 게 어디 있을라구 자꾸 눈물이 난다미안해요 엄니 정말 미안해요 철없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내 딸도 내 말에...
강숙려
마음의 거울 2023.05.29 (월)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에고요한 하늘이 들어와 앉는 오월장미가 향기를 발하고 있다 살아온 시간 들이 세월로 엮여갯내만큼 깊이 스민다 무심코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지금쯤 다른 사람의 가슴에서무슨 색깔로 자라고 있을까늦은 저녁 찬찬히거울 속의 나를 본다 때 묻은 마음속엔자신을 감싸는 지혜를 키우면서남보다 나를 먼저 놓는 잣대는굵어져 갔을 것이다부끄러운 마음을 가슴에 안고거울 속의 나를 본다 내가 뿌린 말의...
강숙려
미운 정 고운 정 2022.11.28 (월)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요사한 것싫다 싫다 하던 것이자꾸만 스치다 보면어느새 정이 들어 있기 마련인 것을 듣기 싫다 짜증 부리면서어느새 몸에 배어자기 것이 되어 있는 잔소리들도이제 교훈으로 남아새 삶의 지표 위에 서 있질 않던 가 어느 날엔가 내 책갈피에 꽂히기 시작한무심했던 한 장의 연서도이제 날마다 기다림의 기쁨으로살아 있다는 증거처럼 맘을 치장하고 있는 일 오늘도 꽃잎처럼 날아올 그대 향기에저무는 햇살 함께...
강숙려
인생의 이사 날 2022.05.25 (수)
인생 그것생각해 보면 아득히 먼 기찻길 같지만멀고도 가까운 외길이었다 아버지 가시고 외로운 들꽃처럼 홀로 서셨던 어머니이제 엄니 가시고 우리 모두 홀로 선 것 같았던 길도따지고 보면 외길일 뿐이었다나 또한 가고 나면 다시 못 본다는 슬픔이 조금 있을 뿐우리 그러했듯이 내 아이들도 모두 그러할 것이기에내일을 또 사는 일이다 이제 나는 내 인생의 세 번째 큰 이사를 할 것이다부모 곁을 떠났던 출가의 이사와 고국을 떠나...
강숙려
가을이 가는 길목 2021.12.20 (월)
별이 되는 그리움 하나 보낸다 /건드리면 눈물이 되는 /가슴 하나 보낸다 //그리 곱던 단풍 /떨어져낙엽이 되는/ 차가운 비에 젖어 앓는/ 가을이 가는 /길목 //저 멀리 /젖은 단풍이 아리다. <“가을이 가는길목” 일부>  아름다운 단풍으로 오늘 나는 화려한 흔들림을 느낀다. 낙엽을 밟으며 구르몽의 타는 가을을 읊지않아도 쓸쓸하고 외로워짐은 또 무슨 화려함인가! 숲속에서 쏴~하니 파도소리가 난다. 바람이 한 바퀴휘두르고 가는 산마루엔...
강숙려
가을이 가는 길목 2021.12.10 (금)
별이 되는 그리움 하나 보낸다건드리면 눈물이 될가슴 하나 보낸다 그리 곱던 단풍떨어져 낙엽이 되는차가운 비에 젖어 앓는가을이 가는길목 외로운 것들 끼리끼리 모여눈물이라 이름하고슬픈 사랑 하나 가슴에 묻는노을 저 멀리가을이 가는 길목젖은 단풍이 아리다.
강숙려
강 숙 려 / (사)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얼마나 아득한 바램인가! 얼마나 간절한 소원인가! 사람들은 그저 오래 살기를 간구한다. 팔팔하게 백세를 추구하며 겸손을 더하여 99세라 말한다. 두고 갈 것이 많아 그러한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말한다. 성경 신-구약을 다 썼더니 볼펜이 18자루가 닳았다고 웃으시던 아흔일곱의 어머니는 성경 읽으시며 찬송하시며 간절히 기도하셨다. 주님 불러주시면...
강숙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Tel. 604-877-1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