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찬란히 다가오는 정유년을 바라보며저물어 가는 송년의 밤은 언제나 그러했듯이또 다시 아쉬움의 가슴으로 서야 한다  더러는 웃음으로더러는 깊은 안타까움으로 보내야 하는병신년 잔나비여  달큰한 흥분으로 걸었던 달력은가득찬 하늘 이었다좀 더 희망적인 내일이 되자고좀 더 지향적인 우리가 되자고꽃을 피우듯 그렇게 기도했었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시간은 세월이 되어 우리 곁을 하염없이 날아가지만찰나의...
강숙려
울 엄니 / 강숙려 2016.05.06 (금)
사는 일  그리 만만한일 아니기에 숨 죽여 울던 날도 있었니라  들국화 아름 피어 시냇물에 얼비치던 날  가을비 촉촉이 내려 등성이가 오소소 추워져  햇살 한줌이 그리 그리운 날도 있었니라 일찍 떠나 아무 기억도 사라진 아버지 잊은 지 오랜  등꽃 피던 날 아침처럼 휭 하든 기억도 이제 세월을 이고 한 줌이나 될까 모를 울 엄니 가는 허리...
강숙려
丙申年 새 아침 2016.01.15 (금)
솟아라 태양아더 붉게 더 높게천년의 기상으로 솟구치는저 붉은 파도를 타라용솟음치는 젊음의 노래로이 아침 새로워라더러는 발버둥으로더러는 깊은 안타까움으로 보내야 했던 모든 허물의 거물은乙未年 양의 등에 훌쩍 지어 보내고丙申年 새날의 밝은 내일을 지혜와 총명의 붉은 잔나비 더불어신바람 나는 거듭남의 새 아침으로 맞자열두 장 365일 가득 찬 하늘이날마다 달큰한 흥분으로 펄럭이는 깃발이 되어미래지향의 태양 빛 꿈을 높이...
강숙려
우리가 가령, 2015.09.18 (금)
우리가 가령 무엇이었다면,우리가 가령 무엇이 되었었다면,우리가 가령,가령........ 우리가 가령 무엇이 아니고 여기 이렇게한 영혼을 가진 작은 존재에 감사할 일이다영과 혼이 있어 생각하고의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일이다이런 내가 이렇게 이 자리에 있음을 감사하자 우리가 가령 무엇이 되었었다면 이 아니고 여기이렇게 내가 사랑할 수 있어 바라 볼 수 있는그대 있음에 행복해 할 일이다사랑할 그대 있음에 행복해 하자봄 꽃...
강숙려
어머니,당신의 섬에는언제나 눈물꽃보다 더 짙은가슴꽃향기가 납니다. 멀리 돌아돌아 언제 와 서더라도그 향기 가슴으로 젖어와오늘도 당신의 섬에 엎드립니다. 지치고 힘들어 넘어지는 날에도말없이 싸매고 덮어주시는 어머니의 사랑고희(古稀) 앞에서야 철(喆)이 드는 이 못난 여식을오늘도 품에 안고 놓지 못하시는 지순지고(至純至高)의어머니 사랑 갚지 못하니 한없는 불효(不孝)입니다. 다 퍼내고 퍼 주시고 이제마른가지처럼 말라 한...
강숙려
거칠고 우울했든 길고 긴 애기는 이제 끝이 났다오.함께 아파하고 울어주든 내 사랑하는 이들이여!  별들도 눈물짓든 남루한 묵은 얘기도 이제 끝이 났나니눈먼 행복에서 달려 나온 젖은 옷을 훌훌 말리고 싶네.그리하여 덧없었든 것에서 풀려난 축배를 들겠네.슬픈 눈물의 노래 속 나의 일탈逸脫을 자축하려네.하늘의 새들도 지상의 꽃들도 덩달아 축배를 들어주네 그려.  아프면 아프다 말해야 하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알아갈 때철들어진 나를...
강숙려
희미한 그림자가 후르르 지나가는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흔적 같다 꼭그 곳은.  지나간 시간에 집착하고그 흔적을 열망하는 이곳엔누군가의 사랑의 추억이 담겨진 연필로 쓴 희미한 고백이 첫 장에 그려져 있다때론 노스탤지어의 아득한 독백이 연기처럼 흘러나온다.  옛 시간의 흔적이 엉켜 붙은 나만의 추억을 찾고자 외로운 시간의 정점에서 만난 읽다만 책갈피에 꽂힌 꽃잎의 애잔함 같이금방이라도 가다만 여행길을 찾으려 들어올 것...
강숙려
바람들 모아향기들 모아 그리움이라 이름하고가슴자락에 매달리는 애달픈 것들휘저어 맑히는 너는 이 땅의 시인이다  이파리 끝에 잠시 머문 이슬의 찰나에, 출렁이는 일몰의 타는 어지러움에, 백억 광연에서 울려오는 미세한 한 조각 소리를 붙들어노오란 빛으로 조각하는 너는 시인이다.  은바늘 하나로 지구의 자전을 멈추게 하고황홀히 서서 출렁이는 바다를 건너고 어둠의 골짝에서 별들의 밀어를 줍는 너는 시인이다.  어지러운...
강숙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