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했던 말이다. 나쁜 의미에서의 모방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작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예술적인 작업이 창작이 아닌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는 자연을 바탕으로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이 창작이 아닌 자연에 대한 모방으로 보았던 것이다. 실질적으로도 자연을 바라보면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고, 무언가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난다.
요즘 언론에서 한 작곡가의 곡이 표절로 의심되어 표절에 대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처음에 한 유튜버가 유명 작곡가의 곡과 유사하다는 의의를 제기한 것으로 시작되었다. 처음에 제기 되었던 곡 이외에도 수 십 년 간 발표했던 음악들도 표절의 의혹이 있었고, 대중들로부터 사랑 받았던 곡들이 다른 작품에서 도용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분노를 일으켰다.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던 문제의 작곡가는 표절에 관한 논쟁이 들끓자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동을 중지하고, 자신이 했던 프로그램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작곡가의 입장 표현에서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에 대한 언급은 없고, 여전히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6년 전 문학에서도 표절 사건이 있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명 소설가의 작품이 일본 작가의 작품을 일부 베껴 썼다는 표절 의혹의 기사였다. 그녀의 작품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고, 베스트셀러로 많이 읽힌 작품들이라 그 당시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과연 모방과 표절의 차이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둘 다 단어로부터 다가오는 감정은 부정적인 느낌이 먼저인데, 모방은 새로운 창작 작품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고, 표절은 상업적인 목적을 위한 수단이란 생각이다. 모방은 순수한 의도이고, 표절은 내 욕심이 들어가 있다. 만약 표절이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그 작곡가와 소설가는 여전히 대중들에게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저작권료와 인세를 꾸준히 챙겨왔을 것이다. 표절의 의혹이 일어났을 때 보여지는 행동이 더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보다 내 입장 만을 챙기는 모습이 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창작이라는 건 여러모로 힘든 고통과 노력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글쓰기를 하는 것 조차도 많은 생각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예술이 순수한 창작만이 아닌 자연에 대한 모방이라고 말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완전한 무에서 나오는 창작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다만, 단순히 다른 사람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표절이 아닌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영감으로 이어지는 모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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