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공기방울 같은 우울을 싣고 열차를 탄다
고골리의 외투에서 불어온 존재의 욕망처럼
열차는 바람을 싣고 달려간다
손에 잡힐 듯 멀어져 가는 들판과 농부와 산과 산그림자의 간극,
사람과 사람 사이의 외투는 아득히 멀어지고
고원의 땅으로 가는 열차의 하중은 미개척지의 동굴 같은 미증유의 빙산,
나는 종유석처럼 허공에 떠서 방향을 잃는다
고골리의 도둑맞은 외투 같은 우울을 안고 돌밭 길을 간다
차창을 두드리며 달려오는 빗소리,
죽은 외투의 그림자
박제된 맨살의 그림자가 창에 어린다
긴 강을 건너가는 바퀴의 울음소리
하늘 가득 산화된 외투가 펄럭인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