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철현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
기어이 창가에 나앉는다
숨죽은 거리, 눈익은 정적이
애잔하다
보고 싶다
*삼도천에 재 뿌리고 자넬 보내던 날
어이없게도 나는 아무것도 몰랐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자넨 돌아오지 않는데도
두 손 모으고 고백해야 할 우리의 만신창이 송가(頌歌),
묵은 약속으로 기다리고 있지 않느냐
엎드려 쏟아내야 할 우리의 선혈같은 감사,
은빛 봇물로 차오르고 있지 않느냐
돌아오라
이승과 저승이래야
겨우 구만리
한 번이라도 다녀가려무나
소슬바람 이는 미명
흘깃,
새소린가
휘파람 같은 것
고무풍선에 실 끊어지듯
톡,
아, 또 그렇게 사라져버리고 마는
여보게
잘 가시게
꼭 잘가셔야 하네
*삼도천 :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다는 전설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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