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춘 / 캐나다 한국문협 고문
압박 붕대를 감고 있는 사람들,
시간은 점점 헐거워지고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우유를 먹는다
헐거워진 시간들이 온몸을 탱탱하게 당긴다
생의 반나절을 탱탱하게 조이던 여름, 여름의 끝 별,
물고기 비늘처럼 풀어진다
물푸레 나뭇잎들이 별처럼 쏟아지는 밤,
꽁꽁 묶였던 몸이 나른한 오후처럼 넘어간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저 지평선
물속의 고기들은 다 죽어가고
압박 붕대에 묶인 사람들이
길 없는 길을 건너간다
허공에서 잠든 길, 꽉 막힌 그 길 위에서
물고기들이 팔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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