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려 / 사)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장
코비-19의 너무 길어진 시간이 이제 인간의 존엄성까지 잃어가게 하고 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비양심적이고 폭력적인 사건들은 이 시대가 주는 반항이 아니겠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도 어렵지만 차세대들에게 닥칠 염려를 우리는 아니할 수가 없다.
모든 문명이 발전의 과정으로 치솟고 옛것을 떠나 새것만 추구한다면 세상은 어디로 갈까? 남는
것은 물질과 가꾸지 못하는 양심 쓰레기뿐이지 않을까 하는 맘이 든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하신 말씀도 있지 않은 가.
태초에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인간 마음에 양심을 넣었다고 하셨다.
양심이란 사람이 가져야 할 근본 진리 아닐까?
자기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알고 바른말과 행동을 하려는 마음, 그것이 양심이다.
어디에 서든 항상 옳은 것에, 스스로를 올곧은 곳에 서 있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을
비추는 유일한 등불은 이성이며, 삶의 어두운 길을 인도하는 유일한 지팡이는 양심”이라고
독일의시인 하이네가 말했듯이 우리는 양심을 잃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천지(天知), 지지(地知), 여지(汝知), 아지(我知). 한마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가 알고, 내가 안다는 말로서 세상에는 비밀이란 없다는 말이다. 양진전의 후한서(後漢書
)에 나오는 일화다. 그 말은 양심 있게 사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꼭 누가 알아서가 아니라도 내 양심이 미리 경종을 울려 나를 불안하게 하고 물러서게 한다.
양심은 나를 재판하는 재판관이 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간이 첫 번째 양심을 팔아버리는 장면이 있다. 에덴동산에서 하와는 마귀의 뀀에 빠져 하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고 (양심을 팔아버리고) 죄를 범하게 된다. 언제나 죄는 또 하나 더 자기를
변명하게 하고 빛에서 멀어지려 한다. 죄는 어둡기 때문이다. 죄가 있는 곳은 어둠이므로 스스로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려 애를 쓰게 된다. 그것은 양심의 소리로부터 멀어지려 애를 쓰는 악의
모습이다. 그 모습 자체가 양심 앞에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인 것이다. 온갖 변명과 남에게
덮어씌우려는 처절한 자기 싸움을 하게 된다. 안타까운 모습일 뿐이다. 그런 모습을 지금 현실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보게 된다.
왜 인간은 양심을 팔아가며 살아가는 것일까? 요즘 눈앞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도저히 양심이 살아있다고 할 수가 없는 일들이 펄럭이지만 또한
수수방관의 자세로 지나치는 것은 또 웬일인가? 이 시대의 양심의 잣대는 도대체 무엇일까?
요즘은 TV를 켜는 일도 무서워진다. 위정자들의 스스럼없는 거짓 언행이나 청소년들의 무감각한
말투들이 나를 괴롭힌다. 아무 힘없는 초로의 나를 괴롭게 하는 일도 분명 죄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죄들은 우리에게 수없는 변명으로 자기를 분장하고 공격한다. 우리가 혼돈에 빠지길 악惡은
바라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선善과 악惡을 구별하여야 할까?
“선을 보기를 목마른 듯 하고 악을 보기를 눈먼 사람 같이 하라.” 주나라 초기 정치가 태공망은
지금도 우리의 귀에 대고 열심히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뒤덮은 대홍수 때 동물들이 노아의 방주로 나아왔다. 선도 뛰어왔다. 그러나 쌍쌍만이
타게 될 방주엔 짝이 없는 선은 탈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 짝을 찾아 숲속을 헤매다 혼자
뛰어다니는 악을 만나게 되어 둘이는 짝을 이루어 방주에 오르게 되었다. 그 이후 선이 있는 곳엔
항상 악도 있게 되었단다. 어쨌든 선이 있는 곳엔 늘 악이 동행하고 있음을 알아 우리는 주의하고
돌아보아 악에 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 양심을 찾아 살아야 하겠다. 희망의 뉴스도 있다. 악이
그릇에 가득 차면 하늘은 반드시 이것을 깨뜨린다는 인과응보因果應報의 이치도 알고 가면 좀
양심을 돌아보며 살아가지 않아질까 몰라. (‘17. Nov.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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