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정 강 숙 려 / 한국문협 밴쿠버지부 회장
“세상에 눈보다 게으르고, 손보다 빠른 것은 없단다.
아이구 내 손이 내 딸이구나.”
젊은 엄마 목소리 귀에 쟁쟁한 한나절
한 소쿠리 깔 양파를 들여놓고
저걸 언제 다 까나 마음이 한 짐이더니
눈물을 한 종지 흘리고 서야 엄마 그리워
눈물인지 아픔인지 가슴 가득 아려온다
창밖만 응시하고 계신 아흔일곱의 내 엄마
아파야 가는 저승길
나풀나풀 댕기머리 시절 그리우신가
오래전 먼저 가신 아버지 그리우신가
말 없는 먼 길이 아득만 하다
나에게도 엄마가 있었단다
아름다운 소녀의 꿈도 있었지
너희들이 내 행복이기도 했지만 더러는 서럽기도 했던 일
이제 나도 그리운 것들을 찾으러 훨훨 자유가 되련다
엄마도 여자였다는 것을 말하고 계신 가
어둠이 내리는 창밖엔 하나둘 별이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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