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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산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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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9-02-27 17:18

성기조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그날
해가 지는 산 위에 바위를 딛고 선 그림자, 나는 먼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죽음으로 잇닿아 소리 내어 우는 풀벌레, 새소리--움직이지 않는 소나무처럼
넋을 잃어 회한과 절망이 교차하는 눈망울엔 이슬처럼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갈 곳이 없는 나, 멋진 휘파람이라도 불었으면 후련할 가슴에서, 가슴에선
이미 소리를 잃었다
어머니가 있는 고향
아 폐허가 된 고향
아니면 고독의 편력(遍歷)에 점(點) 찍힌 비극
오, 나는 저 만치 이끼 푸른 옷을 입고 도사려 앉은 바위를 바라보며 어쩌지
못해 돌아갈 수 없는 옛날을 우는 것이다
푸른 하늘도 없는데, 푸른 하늘도 없이 낙일(落日)은 오는데 배워온
별을 헤는 법도 잃어버려
별 하나에 웃고
별 둘에 웃던 시절이 가고 파도처럼 울음을 배워, 이 밤 먼 바다 위에
망각의 꽃을 피우리라
움직이지 않는 바위, 움직이지 않는 소나무, 어둠만 남기고 넘어간 태양을,
태양을 나는 어머니라고 부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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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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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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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베로니카
훈습 (薰習*) 2020.03.23 (월)
꿈결에 내 꼴 보고 참담한 맘으로 기도했고   샐녘엔 나 역겨워 수치심 하나에 매달렸다   밤사이 도둑눈 찾아와 나뭇가지마다 소복하구나   힘내어 창문 여니 샛바람 시원하고   밤새가 울고 가니 눈꽃이 흩날린다       *註: 薰習 – 우리가 행하는 선악이 없어지지 아니하고 반드시 어떤 인상이나 힘을 마음속에 남김을 이르는 말.
김 토마스
“사색의 미학-그 숲의 비밀” / 신용목 <1>                                                                                  ...
이명희
  “게으름은 실용주의에 떠밀려 사는 사람들의 인간성 회복에 꼭 필요한 여유다.”  나는 반복되는 일상의 무게에서 벗어나 길을 떠난다. 모래바람이 시야를 가리는 혼돈의 세상에서 메마른 가슴을 적실 마중물이 필요하다. 방향감을 유지하며 하늘을 나는 새처럼 삶의 지도 위에서 내 위치를 살펴야 할 때다. 잠시 달리던 길 위에서 숨을 돌리고 방향을 살핀 후 뛰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밴쿠버에서 비행기로 4시간 30분, 멕시코...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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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하
             요즘 대세 프로그램인 ‘미스터 트롯을 보면 ’신인들의 열기가 대단하다. 출연자 대부분이 청년층이고, 심지어는 소년들도 있다. 트롯음악이 한 물 간 어른들의 노래인양 잊혀지는가 했더니 TV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한다. 참 고무적이다. 마찬가지로 원고지대신 컴퓨터로 쓰는 문학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시대의 사건과 사상과 사람을 표현하는 문학은 소위 ‘밥도 떡도 생기지 않는’ 힘든 예술이지만...
이원배
침묵의 언어 2020.03.09 (월)
  “세상에 눈보다 게으르고, 손보다 빠른 것은 없단다. 아이구 내 손이 내 딸이구나.” 젊은 엄마 목소리 귀에 쟁쟁한 한나절   한 소쿠리 깔 양파를 들여놓고 저걸 언제 다 까나 마음이 한 짐이더니 눈물을 한 종지 흘리고 서야 엄마 그리워 눈물인지 아픔인지 가슴 가득 아려온다   창밖만 응시하고 계신 아흔일곱의 내 엄마 아파야 가는 저승길 나풀나풀 댕기머리 시절 그리우신가 오래전 먼저 가신 아버지 그리우신가 말 없는...
강숙려
호두까기 인형 2020.03.09 (월)
                                내 연주실에는 한국에서 이민 올 때 가지고 온 호두까기 인형이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나오는데 그 주인공 인형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키대로 세워 놓고 판매를 하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작은 것은 장식용이고 어느 정도 키가 큰 것부터는 진짜 호두가 까질 것 같아서 조금 큰 것으로 샀던 기억이 난다.   그...
박혜정
우연도 기적이다 2020.03.09 (월)
몇 년 전의 일이다. 일이 있어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차를 몰고 오는 동안 내내 기분이 울적했다. 그 즈음엔 힘겹고 쓰라린 상황이 계속되었다. 시도하는 일들이 이루어질 기미는 없고 늘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견디기 힘들었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애만 쓸 뿐 결실은 이루지 못하는 인생인가 싶어 우울하고 힘이 빠졌다. 라디오를 틀었다.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답답한 마음에서 벗어나고자...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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