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날씬한 사람은 과연 건강할까?

김대유 원장 dyoukim@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1-08-03 14:04

우리가 건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에 하나가 비만인 사람은 성인병 위험이 높은 반면, 날씬한 사람은 성인병 위험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전반부는 맞지만, 후반부 내용은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꼭 맞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의 연구결과로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잘못된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의학 저널인 ‘네이처 지네틱스’ 에 6월 27일자로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를 이끈 영국 의학연구위원회 (MRC) Ruth Loos 교수는 10개국 75,000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제연구를 통해 우리의 잘못된 의학상식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날씬한 유전자로 알려진 IRS1 에 대한 연구 수행과정에서 IRS1 유전자가 체지방을 감소시켜 주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의 체내 축적 패턴을 변경시켜준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체지방은 피부 아래에 축적되는 피하지방과 몸 안의 장기주변이나 근육 사이에 끼어 들어간 내장지방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IRS1은 피하지방의 축적은 감소시켜 주는 반면, 피하에 저장되지 못한 지방이 내장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증가시켜 줌으로써 오히려 심장병과 2형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의 발병을 높여준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높게 발생함으로써, 마른 체형의 남성이 성인병의 발병률이 낮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물론 마른 체형의 여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위의 결과는 결국 내장지방의 위험성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뚱뚱하냐 말랐느냐의 문제는 내장지방 보다는 피하지방의 축적 정도에 따라 판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IRS1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피하지방의 축적은 억제됨으로써 외형적으로 마른 체형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몸 안에 내장지방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성인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마른 체형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성인병에 대한 위험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건강 검진에 소홀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른 체형이라 할지라도 IRS1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와 같은 ‘마른 비만’ 체형은 심장병과 2형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클리닉을 찾는 환자 중에는 갱년기를 지난 마른 체형의 중년 여성들이 많습니다. 전체적인 체중이나 외형은 마른 편에 속하지만 체지방을 측정해 보면 체지방 비율이 30%에 근접한 ‘마른 비만’ 형이 많은 편이고, 체지방 중에서도 내장지방의 축적이 높게 나옵니다. 본인은 늘어나는 뱃살 때문에 고민하는데, 남들은 날씬해 보이는데 무엇이 문제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폐경기 이후의 ‘마른 비만’ 여성은 건강의 적신호가 켜진 위험한 상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여성이 폐경기 후 갖게 되는 가장 큰 변화는 여성호르몬의 감소에 따라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높아지게 되면서 비만 패턴이 남성화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여성은 주로 엉덩이와 허벅지에 지방이 축적되는 반면, 남성은 주로 복부에 내장지방 형태로 축적됩니다. 폐경기 이후 중년여성은 몇 년간 체중의 변화가 없는데도 허리 둘레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다가, 점차 나이가 들면서 감소되는 기초대사량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적게 먹는데도 체중이 늘어나면서 뱃살이 급속히 증가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가 되면 외형적으로는 비록 날씬해 보일지라도 당뇨병 초기 증세인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고 수축기 혈압은 120 이하로 정상적으로 보일지라도 혈관의 탄력성을 의미하는 맥압이 증가함으로써 고혈압으로 진전될 위험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적절한 비만치료를 놓치게 되면 급속도로 성인병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날씬해 보이는 것이 건강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적절한 비만치료와 함께 건강한 먹거리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내장지방을 줄여 주는 것이 건강 100세에 이르는 척도입니다.



생화학 박사 김대유 원장의 성인병 이야기
슬림미(美) 한방클리닉 김대유 원장

칼럼니스트: 김대유 원장 | Tel: 604-520-0256

주소: #1-7265 Kingsway, Burnaby, B.C. Canada V5E 1G5

Web Site: www.slimnbeauty.com

  •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 (B Sc)
  • 서울대학교 대학원 (MS)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공학과 (Ph D)
  • 미국립보건원(NIH) 연구원
  • 캐나다 비씨주 한의사 (R. Ac. / R. TCM P.)
  • 現 슬림미 한방클리닉 원장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