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캐나다에서는 영어 써라” 버나비 인종차별 영상 파문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9-10-30 14:07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욕설과 인종혐오 발언

▲사진 =해당 영상 캡쳐

버나비에서 촬영된 인종혐오 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영상은 30대로 보이는 백인계 여성 고객이 카운터에서 아시아계의 중년 여성 직원과 또 한 명의 남성 직원에게 “닥쳐라. 당신들은 무례하다”고 반복하며 “캐나다에서는 영어를 써라”라고 고함과 욕설을 내뱉으며 시작됐다.

정황상 이 여성은 직원에게 어떠한 요청을 했는데, 두 직원이 그녀 앞에서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서로 소통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여성의 욕설에 당황한 두 직원은 안절부절못하며 요청을 들어주려고 하지만 그녀는 욕설의 수위를 한층 높이며 매장 책임자를 찾기도 했다.

다른 아시아계 남성 직원이 와서 책임자와 이야기하라고 하자 이 여성은 또 한번 과격한 말투로 욕설과 함께 “그럼 책임자를 데려오거나 다른 직원이랑 중국말로 얘기나 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직원들과 계속 실랑이를 하며 욕설을 내뱉던 이 여성은 경찰을 부르겠다는 직원의 말에 상점을 떠나면서 영상은 마무리됐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올린 2분이 조금 안되는 이 영상은 버나비에 위치한 샤퍼스 드럭 마트(Shoppers Drug Mart)에서 지난 28일 저녁에 촬영됐으며, 당일 공개 후 하루도 안된 시간만에 20만 건이 넘는 조회가 되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상은 30일 이후 삭제된 상태다. 

이 영상이 더욱 논란을 일으키는 이유는 스스럼없이 욕설과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던 이 여성 옆에는 그녀의 아들로 보이는 어린 소년이 기죽은 듯이 이 광경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설왕설래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여성의 행동이 몰지각하다”, “저런 엄마를 둔 아들이 너무 불쌍하다”, “캐나다에서 절대 벌어져선 안 될 일”이라는 의견이었지만 “그녀의 행동이 멍청하긴 하지만 인종차별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심지어 영상을 올린 사용자에게 욕설과 함께 “어떻게 저게 인종차별이냐”라는 개인 메시지를 보낸 이도 있었다. 

신분을 밝히기 꺼려하는 촬영자는 CTV와 인터뷰에서 이 영상을 올리기로 한 이유는 “이러한 행동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온갖 욕설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은 직원들에게 연민 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실 캐나다에서 이러한 인종혐오 발언이 찍힌 영상이 논란이 되는 것은 연례행사처럼 자주 있는 일이다. 지난 8월에는 리치몬드에서 주차 분쟁을 벌이던 한 백인 여성이 중국계 여성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영상이 공개된 후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고, 3년 전 아보츠포드에서는 백인 남성이 인도계 주차단속 요원을 인종혐오 발언과 함께 밀친 영상을 토대로 기소가 되기도 했다. 

캐나다 통계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신고된 인종혐오 범죄는 이전 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해 2천 건이 넘었고, 2018년에도 약 1천 800여 건의 인종혐오 범죄가 신고됐다. 

샤퍼스 드럭 마트 측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해당 가게와 협조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최대한 돕겠다”고 밝혔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시민들로 붐비던 랍슨 스트리트서 총격 ‘카오스’
라이벌 갱단 표적 총격 추정··· 총격범 2명 도주
주말 이른 저녁 시민들로 붐비던 밴쿠버 다운타운 한복판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총격은 토요일이었던 30일 오후 5시 40분쯤 밴쿠버 랍슨 스트리트와 리차드 스트리트 선상...
100세 시대, 노화 시계 속도 늦추려면
[왕개미연구소]
▲이집트의 국민 음식 몰로키야./조선DB동갑이라도 노화 시계는 30년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인간의 삶을 추적하는 초장기 프로젝트인 ‘더니든(Dunedin) 연구’가 밝혀낸 데이터 분석...
4월 8일 미국 전역 가로지르는 개기일식 진행
대도시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에 학교는 휴교령, 비상사태 선포도
천문학계, 태양 코로나 관측 위한 최고의 기회
‘세기의 우주쇼’로 불리는 개기일식을 앞두고 북미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이번 개기일식은 미국의 여러 대도시를 가로지르며 진행되기 때문에 여느 때보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4월 2일 신고 마감 기한 며칠 앞두고 급 결정
CRA “신고 의무 인지 못한 납세자 너무 많아”
캐나다 국세청(CRA)이 세금 신고 마감 기한을 불과 며칠 앞두고 ‘수동 신탁’(bare trusts)을 신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CRA는 28일 성명을 통해 2024년 세금보고 시즌에 새로운 신고 요건으로...
[아무튼, 주말]
세계 1위 의류OEM 일군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
갤러리 가장 깊숙한 곳에 서예 작품 한 점이 걸려 있었다. 김웅기(73)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은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1910년 3월 26일 사형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쓴...
곧 다가오는 4월에는 지역 곳곳에서 벚꽃 축제가 열린다. 그런데 직장인 A씨는 최근 벚꽃으로 유명한 관광지에 놀러 가자는 친구들의 말에 선뜻 응하지 못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
2만불 탕감 위해 금융기관 ‘고금리’ 대출받아
CEBA 상환·고금리 압박에 중소기업 파산 급증
코로나19 사태 초기 당시 운영난에 빠진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된 CEBA(긴급 무이자 대출 프로그램)가 이제는 소상공인을 부채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는 모양새다.  ...
이민자 노동 참여율, 캐나다 태생자에 2% 앞서
베이비부머 은퇴로 노동력 위기··· 이민자가 매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로 위기에 빠진 캐나다의 노동시장을 이민자가 이끌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RBC(캐나다 로열은행)가 28일 발표한 노동력 보고서에 따르면,...
당뇨병과 대기오염, 음주가 치매에 특히 위험하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영국 옥스퍼드대·미국 텍사스대·미국 텍사스 리오그란데밸리대 등 공동 연구팀은 영국 유전자은행(UK...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백형선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가량인 일본에서는 어디서나 나이 들어도 활력 있게 지내려면 씹고 말하고 삼키는 구강 기능을 지켜야 한다는...
1월 GDP 퀘벡 파업 종료로 0.6% 성장
4월 금리 인하 힘들 듯··· “6월엔 가능”
캐나다 경제가 올해 초 예상보다 강력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GDP 지표의 호조로 4월 기준금리 인하론에는 힘이 빠지는 분위기다. 연방 통계청은 캐나다의 1월 실질...
“외식 일주일에 한 번 이상” 1년새 38%→25%
비용 절약 위해 쿠폰 사용하고, 음식 직접 픽업
인플레이션 여파로 캐나다인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외식 수요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토 본사의 외식업 소프트웨어 기업 터치비스트로(TouchBistro)가 26일 발표한...
주로 문자로 링크 클릭 유도··· 개인정보 도용 목적
최근 BC정부의 온라인 납부 사이트인 ‘PayBC’를 사칭한 피싱 사례가 잇따르자 당국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BC주정부는 25일 ‘PayBC’ 웹사이트와 동일한 가짜 웹사이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지 않고 버리는 양파껍질이 면역력 향상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민·관·학 협업을 통해 진행한 ‘양파껍질...
작년 185명에서 232명으로 늘어
코로나19 당시 긴급 재난 지원금(CERB)을 부정 수급한 국세청(CRA) 직원이 최근 추가로 적발됐다. 26일 실비 브랜치 CRA 대변인은 “최신 내부 조사 결과 총 47명의 CRA 직원이 CERB를 통해 월...
BoC “캐나다 경제의 돌파구는 생산성 향상”
기업 경쟁 환경·고숙련 이민자 활용이 중요
인플레이션에 맞서 캐나다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캐롤린 로저스 부총재는 26일 핼리팩스에서 진행된 연설 자리에서...
보행·자전거 이용 활성화 위해 2400만弗 투입
보도·자전거도로·횡단보도 등 업그레이드 기대
BC주가 교통혼잡 완화를 목표로 보행·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신규 자금을 투입한다. 25일 댄 콜터(Coulter) 교통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보행·자전거 이용 인프라를 확충하고,...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서 이강인의 어시스트로 골을 넣은 손흥민이 하이파이프를 하고...
지난해만 케이블 TV 가입자 2.6%가 해지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 지난해 14% 급증
캐나다에서도 케이블 TV 가입자 이탈 현상이 과속화되고 TV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융합연구그룹(The Convergence Research Group)이 25일 발표한 연례 ‘카우치 포테이토...
4월 말 폐쇄되어 6월 중순 재개장
킹 조지 역 버스 노선은 정상 운행
스카이트레인 엑스포 라인의 동쪽 종착지인 킹 조지 역(King George Station)이 시설 재정비 문제로 약 6주간 폐쇄된다. 트랜스링크는 25일 성명을 통해 선로 정비, 케이블 설치 및 엘리베이터...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