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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시간 1만2000km를 난 "가장 어려웠던 美 코로나 환자 후송 작전"

밴조선에디터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0-05-16 14:04

6인공호흡기 부착된 76세 남성을 고향 볼티모어로 후송하기 위해
해발 2235m의 히밀라야 협곡에 위치한 부탄 공항서 5곳 경유

미국 정부가 지난 3월 코로나바이러스가 강타한 해외에서 자국민을 미국으로 이송한 숫자는 8만5000여명에 달한다. 지부티·차드·콩고 공화국 등에서 자국민을 이송했다. 그러나 최악의 사례는 3월 중순 히말라야 산맥 사이에 위치합 부탄에서 미국 볼티모어까지 8만 마일(약 1만2800 ㎞)을 날아 76세의 코로나 남성 코로나 환자를 후송한 것이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환자 후송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사례”라고 말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데일리 트리뷴 뉴스가 그 사연을 자세히 소개했다.
코로나에 감염됐떤 버트 휴이트와 여자친구/샌디 피셔
3월초, 메릴랜드 주에 사는 76세의 남성 버트 휴이트는 여자친구와 함께 인도 북부를 흐르는 브라마부트라강을 따라 유람선 여행을 하고 3월초 부탄에 입국했다. 1주일의 유람 여행에선 간간히 강 주변 마을에 묵었다. 하지만 유람선 여행 마지막 날 그는 심한 복통을 느꼈고, 부탄에 도착한 지 며칠 안 돼 증세는 호흡 곤란으로 번졌다. 결국 부탄의 한 병원을 두번째 찾았을 때에, 의사들은 코로나 검사를 했다. 24시간 뒤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인구 75만 명의 부탄엔 초(超)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휴이트가 부탄의 수도 팀부에서 직접 접촉한 사람 73명이 바로 격리됐고, 간접 접촉자 225명이 자가(自家)격리에 들어갔다. 인도 북부 마을에서도 유람선 승무원을 비롯해 거의 600명을 추적했다.
부탄 지도
부탄의 젊은 왕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왕이 간간히 그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고, 온 국민이 그의 쾌유를 기도했지만, 휴이트의 상태는 부탄에서의 마지막 10일은 인공호흡기에 기대 연명하는 상황이었다. 메릴랜드 의대병원의 환자관리 부서의 책임자인 장녀(長女)를 비롯해 휴이트의 자녀들은 아버지의 소식을 들었지만,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장녀는 미 국무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3월10일 국무부 차석(次席)의사인 윌리엄 월터스는 전문적인 환자 이송 능력을 갖춘 피닉스에어에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여건이 너무 좋지 않았다. 환자 주변을 완전히 차단해 기내 감염을 막는 ABCS 장치를 갖춘 피닉스에어의 걸프스트림 기종 여객기는 케냐 나이로비에 있었다. 이 비행기가 통과할 유럽 상공은 코로나 확산 탓에, 갈수록 닫히고 있었다.
피닉스에어의 걸프스트림 G-III 에어앰뷸런스/피닉스에어
비행기가 착륙할 부탄의 유일한 국제 공항인 파로(Paro) 공항은 히말라야 산맥 협곡 사이에 구불구불 흐르는 강 옆에 위치했고, 활주로 길이는 2264m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공항에 속한다. 3월13일 금요일부터는 눈이 내릴 예정이었다. 피닉스에어는 파로 공항의 착륙을 도울 부탄인 항법사 1명을 구했지만, 그는 착륙 후 부탄에 머물 예정이었다. 따라서 이륙은 조종사들이 자신의 기술과 육감에 의지해야 했다. 또 미 연방항공법은 조종사 1인의 운항 거리 당 조종 시간을 제한해, 조종사를 계속 교체하되 감염 우려 탓에 교체된 조종사도 비행기를 떠날 수 없었다.

하지만 72시간 내에 부탄을 오가는 후송 작전을 미룬다면, 휴이트는 결국 숨지는 상황이었다. 피닉스에어 측은 부라부랴 가용(可用)할 수 있는 조종사와 의료진을 수소문했고, 3월12일 나이로비를 출발한 비행기는 13일 오전 부탄에 도착했다. 조종사는 미 언론에 “마치 항공모함 활주로 같았고, 온갖 제동장치를 풀(full) 가동한 끝에, 3만톤이 넘는 비행기를 활주로 끝에서야 간신히 멈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곧 눈이 올 예정이라 지체할 수 없었다. 이 비행기는 이후 캘커타~두바이~그리스 크레타 섬~파리~캐나다 뉴펀들랜드에서 재급유를 하고 후속 조종사를 태우며 부탄 출발 30시간30분만에 볼티모어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6명의 조종사와 3명의 의료진이 함께 했다.

휴이트를 치료한 메릴랜드대 의대병원 의사는 깨어난 휴이트에게 “부탄 의사들이 뭘 했는지 모르지만, 그게 당신을 살렸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2주 뒤 그는 회복실로 옮겨졌고, 현재는 정상적인 삶을 되찾았다. 그의 여자친구는 무증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는 “휴이트의 후송엔 20만 달러 이상이 들었으며, 이 돈은 모두 가족이 미국 정부에 갚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휴이트는 “당장 해외에 나갈 계획도 없지만, 앞으로는 여행 보험도 가입해야겠다”고 말했지만, 장녀는 “여권을 압수하겠다고 위협했다”고 한다.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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