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정책에 따라 늘어나는 대졸자
1995년 캐나다 국내 대졸자(bachelor: 학사)는 12만 7332명이었다. 2005년 같은 학력으로 졸업하는 사람은 15만1944명으로 늘어났다. 2005년을 기준으로 보면 캐나다 대졸자중에는 여성(9만3331명)이 남성(5만8614명)보다 30% 가량 더 많다. 석사학위(master) 졸업자도 10년 사이 2만명에서 3만명으로 늘어났다. 박사(doctor)학위를 받는 사람은 3700명에서 4200명으로 늘어나는데 그쳐 여전히 희소성이 있다.
2007년 기준 캐나다 국내 종합대학졸업자 비율은 19.4%다. 칼리지 졸업자 비율은 30.5%로 전체인구 2명중 1명이 고등학교 이상 교육을 받았다. 이 비율은 캐나다 역사상 사상최대지만 매년 비율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와 각 주정부가 대학교육기회를 늘리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도에 BC주정부는 BC주내 7개 칼리지를 대학교로 승격시켜 2009학년도 BC주내 대학교는 총 11개에 이른다.
고령화에 따라 예고된 인력부족을 해소하는 방향에 있어서도 정부의 의지는 우선 자국내 인재양성과 활용을 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 이민자를 통한 해소는 부차적이다.
(표) 캐나다국내 학부별 학생 (05/06학년도 기준)
학부 2005년 인원 (명)
교육학 2만5191
미술/공연예술/커뮤니케이션 7845
인문학 2만3904
사회학/행동과학/법학 4만2069
경영학/공공행정학 4만5318
심리학/생명공학 및 기술 1만5921
수학/컴퓨터 및 정보과학 9993
건축학, 공학 1만7988
농업/천연자원 및 환경학 3303
보건, 공원, 체육학 2만1903
치안/ 교통학 327
기타학과 1581
외국대학 졸업자, 캐나다에서 쉽지 않다
미국이나 영국 등 영어권 국가 대학졸업자가 아닌 타국 대학 졸업생은 캐나다 국내 취업에서 어려움이 있다. 캐나다 통계청이 1991년부터 2006년 사이 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 15년 사이 이민자중 대졸자가 학력에 비해 낮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직장에 취업한 비율은 1991년 12%에서 2006년 21%로 늘어났다. 통계청은 “대학을 졸업한 이민자중에 상대적으로 낮은 학력이 요구되는 점원, 트럭운전수, 판매원, 캐쉬어, 텍시 운전자로 일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민 5년차 이내 이민자들은 학력보다 낮은 요건의 직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다.
기회보장에 있어 성별이나 인종, 출신지를 헌법과 각종 노동법으로 차별하지 못하게 못 박아둔 캐나다에서 이러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경력조건 때문이다. 청소년 고용지원센터 마크 젠킨스(Jenkins)씨는 “대부분 고학력 직장의 취업 요건으로 캐나다 국내 경력 3~5년차 요구 조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거르개’ 규정은 이민자뿐만 아니라 사회초년생에게도 적용이 된다. 젠킨스씨는 “청소년기부터 건실하게 직업 경력을 쌓아오지 않은 사람이라면 사회초년생 나이가 됐을 때 취업은 쉽지 않은 길이 된다”며 “인력이 부족한 분야 전공을 했다면 모르지만 최소한 3~4년 업무경력이 없는 20대 중반은 다른 20대보다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인기학과에 맞춰 진학하면 어떨까? 고등학생 진학상담전문가 필립 베네딕트(Benedict)씨는 “그다지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건축학은 지난 3~4년간- 최소한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직장의 보증수표로 보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진학결정에 있어서 시장상황보다는 학생 스스로의 소신과 방향성이 학습 능력만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젠킨스씨와 베네딕트씨는 공통적으로 경력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젠킨스씨는 “고수입의 직장을 원한다면 그 직장에서 일할만한 인재라는 증명을 어려서부터 쌓는 것이 정석”이라며 “3~4개월 단기간 기술수준이 낯은 일터에서 일한 것 만으로는 당신이 고소득 직종 종사에 적합하다는 인정을 얻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15~16세에 처음 일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입문수준(entry level) 일자리 밖에 얻을 수 없겠지만 이를 토대로 커리어를 키워나가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기할 경력 없이 졸업장만으로 일자리를 찾는 한인 1.5세와 2세는 1세보다 언어구사에 있어 조금 더 나은 처지일 수는 있지만 캐나다사회에서 크게 이점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사회진출 시나리오 없이 나가면 1.5세나 2세들도 부모와 유사한 ‘이민 2막’을 경험할 수 있다. 졸업장과 함께 고소득 일자리에 맞는 경력도 요구되고 있다.
청소년 취업과 커리어 빌딩
BC주정부는 15세 이상 청소년들에게 아래 질문에 답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 어떤 분야의 일을 하고 싶은가?
2. 해당 분야의 일을 하는데 어떤 과정(career path)을 거쳐야 하는가?
3. 현재 나의 능력을 기준으로 해당 분야에 일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4. 경제, 환경, 사회변화가 있을 때 해당 분야의 일은 어떤 영향을 받는가?
5. 해당 분야의 사회 기여도는 어떠한가?
*1항은 스스로 답할 수 있지만 2항과 3항은 상담과 객관적 평가를 통해 4항과 5항은 현직 종사자나 해당 분야 전문가와 만나 정보를 갖출 것.
캐나다의 사회적 요구 읽어야
단 캐나다식 기준에 맞춰주는 ‘예의’는 필요하다. 배릭씨는 A4용지에 맞춘 부모이름과 성별 등을 칸 안에 표시한 ‘한국식 영문 이력서’를 보았다 면서 “이런 이력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단정지었다. “고용주에게 이력서(resume)나 학업적 성취(CV)를 제대로 보여주려면 이력서 작성에 대해서도 확실히 교육을 받았다는 점을 보여주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력서 작성 등 취업기술 교육은 대부분 대학교가 학생취업지도를 위해 제공하고 있다.
남다름이 강점 될 수 있다
또한 무려 77%는 소수민족이라는 정체성이 로펌 고용에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로펌들도 약 50%가 다양성(diversity)을 갖추기 위해 소수민족 구성원 고용에 관심을 두고 있다. 소수민족 고용 이유는 다양한 시장확보(60%), 소수자 고용을 통한 이미지개선(53%), 경쟁력 강화(50%)가 목적이다.
한편 소수민족 학생들은 소수민족으로만 남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91%가 자신이 회사내 ‘소수민족’으로만 남거나 79%는 고용주가 자신의 능력을 평가절하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수민족 법대생 2명중 1명은 성적과 직업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데 매진하고 있다. 다수집단과 남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스트레스일 수 있지만 법대생들은 대부분 이를 자기 개발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
소수민족 출신 의사이자 의료기기회사 CEO인 쟝 렝보씨는 “소수민족 관념에 자신을 가둬두거나 관념 밖으로 뛰어가거나 결국은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며 “그러나 남다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사고와 의지는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1세와 그 후손의 성공을 위한 원동력으로 결단(determination)과 결단의 실행을 지탱하는 신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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