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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가장 맞는 서비스’를 추구합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28 00:00

몬트리올 은행 ‘프라이빗 뱅커’ 맹선영씨

‘순탄대로’를 달리는 사람을 보면, 불현듯 성공비결을 묻고 싶은 게 어찌 보면 인지상정일지 모른다. 특히, 이민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들은, 이곳에서 경제적 안정을 꿈꾸는 사람이나 이민을 계획 중인 후발주자들에게 꼭 필요한 길잡이가 되어주곤 한다.

몬트리올 은행에서 ‘프라이빗 뱅커’로 활동 중인 맹선영씨도 그런 고마운 길잡이들 중 한 명이다.맹선영씨는 지난 2004년 밴쿠버에 정착했다. 40대 중반에 이민을 결행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 하지만 그녀는 유비에스 증권 업무총괄 상무라는 그럴듯한 타이틀을 버리고 캐나다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과 다른 교육환경에서, 자녀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싶었다”는 게 그녀가 꼽는 첫 번째 이민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저 때문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자부하지만, 글쎄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나이가 들면서 한국 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이 점점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고, 그곳이 캐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뿐이지, 나이는 크게 신경 쓰지 않으니까요.”

남다른 공부 욕심, 성공 취업의 일등공신

이화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맹선영씨는 졸업 후 씨티은행에서 근무하게 된다. 전공과 무관한 ‘금융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씨티은행에서만 16년을 일했는데, 그곳에서 기업 금융, 소비자 금융, 증권 등 금융 전반에 걸쳐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지요.”

일을 하면서, 맹선영씨는 욕심이 생겼다. 금융에 대한 ‘현장 지식’ 이외에도 책을 통한 체계적 지식도 얻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경영 대학원이다. 그녀는 서강대학교와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그녀의 공부 욕심은 캐나다에 와서도 이어졌다.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는 것은, 아마 그녀의 성미와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맹선영씨는 40대 중반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그녀가 이번에 선택한 학교는 SFU의 MBA 과정이었다. 그녀는 이곳에서 ‘자산관리’(Global Asset and Wealth Management)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한국에서 영주권만 신청해 놓고 이곳에 왔는데, 처음 1년 동안은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 때문에 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가 SFU의 자산관리 과정을 알게 된 거죠.”

솔직히, 그녀의 이력을 들쳐본다면 ‘더 이상의 공부가 무슨 소용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을 뿐더러, 두 개의 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그래도 맹선영씨는 겸손했고, 자기 연마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점이 그녀를 ‘성공 취업’으로 이끌었다.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해야 결국 인정받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취직에 성공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엔, 캐나다에서도 제 경력을 살려 금융권에서 일하고 싶었고, 그 꿈을 위해서는 공부에 투자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 판단이 옳았던 셈이지요.”

‘한국에서 잘 나갔던 사람’도 캐나다의 높은 취업 장벽에 종종 좌절하곤 한다. 하지만 맹선영씨는,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주 운좋게 몬트리올 은행에 입사할 수 있었다.

“이력서를 보내자마자 30분도 안 돼 면접하자는 연락이 왔고, 그날 바로 출근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취직 결정과 동시에 영주권도 받게 됐어요. 한마디로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셈이지요.”

맹선영씨는 혼자서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믿는다. 어찌 보면 허무할 정도로 쉽게 취업 장벽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그녀의 말을 빌자면, 모든 것은 오로지 자신의 능력 때문에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마침 몬트리올 은행은 한인 마켓을 위한 자산관리 전문가를 찾고 있었는데, 저를 제격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먼저 이민 오신 분들이 없었다면 취직은 불가능했을 거예요. 그분들이 밴쿠버 사회에서 탄탄한 기반을 쌓은 점이, 저 같은 후발주자들에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분들이 ‘코리안 마켓’을 질적, 양적으로 키웠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한인들을 전담할 직원이 필요하게 된 거지요.”

‘독불장군’처럼 혼자서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맹선영씨는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혼자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세상은 전에 비해 훨씬 복잡해졌고, 그에 따라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도 어려워졌다. 소위 말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전문가를 찾는다. 자산관리 분야에선 맹선영씨가 그런 전문가다.

“제가 일하는 곳은 ‘해리스 프라이빗 뱅킹’(Harris Private Banking)이라고 불립니다. 이곳에서는 일정 이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과 그 가족들에게 통합적인 재정 솔루션을 제공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 고객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은행업무뿐 아니라, 투자관리, 상속 및 신탁, 세무관리, 자선사업, 사업승계 등에 대한 서비스를 보다 체계적으로 받으실 수 있는 겁니다. 투자가능 금액 50만 달러 이상, 혹은 자산 2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 저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맹선영씨가 이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전체 그림을 그리고,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전문가를 찾아낸다. 고객의 자산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그녀지만, 그때그때마다 필요한 상황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결해 준다.

“예를 들면, 사업승계나 상속 등의 문제로 세무관리가 필요한 고객에게는 저희 은행 세무 전문가가 도움을 드리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시각이 무엇보다 필요하겠지요. 저는 고객들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이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가장 맞는 서비스에요.”

몸에 좋다고 아무 영양제나 마구 먹게 되면 간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맹선영씨가 보기에 금융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일반적 경향’만 쫓게 되면,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을 수도 있다. 가려운 곳만 콕 집어 긁어야, 욕구도 해소할 수 있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금융 분야에서, 고객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 그리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프라이빗 뱅커’로서 그녀가 하는 일이다.

한인 금융 지식 위해 세미나 열어

금융 관련 투자가 불안한 것은 관련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달리 얘기하면, 지식이 없기 때문에 캐나다인에겐 기본 상식으로 통하는 금융 혜택도 놓치게 된다. 맹선영씨는 이점이 가장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녀가 요즘 주력하고 있는 것이 세미나다.

“세미나를 통해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지만,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관련 지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미나 주제는 고객의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달리 하고 있습니다. 세미나 참석자들과 작은 모임을 만들기도 했는데, 회원들은 좋은 정보를 꾸준히 교환하고, 더불어 친목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해 하고 계십니다.”

맹선영씨는 고객과 장기적 관계, 보다 인간적인 관계를 꿈꾼다. 비즈니스에 관계를 한정시키다 보면 고객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게 그녀의 판단이다.

“저는 제가 하는 일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한인들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주위를 돌아보면, 캐나다인의 금융 관련 기본 상식도 굉장히 어려워하는 한인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 한국에서 누렸던 서비스를 이곳에서도 다 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저의 작은 꿈이에요.”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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