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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대통령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07 00:00

 

미국 미주리주 한니발은 마크 트웨인의 고향이다. 그곳에는 ‘허클베리 핀’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작가의 박물관이 있다. 마크 트웨인은 한때 고향의 작은 신문사에서 일한 적 있었다. 아래는 박물관에 전시된 당시 신문의 광고들이다.

 <검둥이 여자노예. 13세. 튼튼함. 싸게 팝니다>

 <검둥이 어미에 딸을 덤으로 팝니다. 실한 엉덩이 어미는 생산 가능>

 <24세 팔팔한 여자 검둥이. 딸린 아이 둘은 함께 팔수도 있고 따로 가져가도 됩니다>

오늘날의 상식으론 섬뜩한 문구지만 당시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흑인은 사람이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노예의 신분이 아니라 아예 물건 취급을 당했다. 그들에게 가족 관계는 무의미했고 오로지 교환 가치로만 평가됐다. 그러니 어머니와 자식을 갈라 놓는 일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이유가 없었다. 

흑인이 미국 땅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1619년이다. 당시만해도 그들의 신분은 노예가 아니었다. 돈을 벌기 위해 신대륙을 찾은 자유인이었다. 그들이 노예로 전락한 것은 남부의 농장 규모가 커지면서부터.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목화의 수요가 늘자 농장주들은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를 사들였다. 이후 흑인들에게는 너나 없이 이름표 대신 가격표가 붙었다.

흑인들은 1863년 링컨에 의해 노예에서 해방됐지만 차별은 엄연했다, 백인들은 그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주었으나 함께 어울리진 않았다. 평등하나 분리해야 한다(equal but separate)는게 백인들의 공공연한 속마음이었다.

플라이트 레이트(flight rate)는 그런 속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다. 플라이트 레이트는 말 그대로 도망가는 비율이다. 자신들의 동네에 흑인들이 이사 오면 백인들은 슬슬 빠져 나갈 준비를 한다. 흑인의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바로 보따리를 산다. 플라이트 레이트는 그 비율을 나타내는 말이다.

10년 전 통계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활동을 하는 흑인들의 수는 대략 100만 가량이다. 그나마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중심으로 벌어진 민권 운동의 결과다. 이에 반해 매년 감옥에 가는 흑인의 수는 50-60만 정도. 이는 흑인 대학생 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이 역사적인 이유는 자명하다. 그가 미국의 첫 흑인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흑인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없었던 나라에서 투표에 의해 뽑힌 흑인 대통령이다. 21세기는 숱한 이정표를 만들어 나가겠지만 이만큼 충격적인 사건도 드물것이다. 적어도 흑인들 입장에선 이보다 더 충격적인 일은 없을 것이다.

오바마는 변화를 자신의 주제로 선택했다. 그가 던진 변화라는 화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이다. 이라크전 조기 철수, 의료 보장 확대, 경제 위기 탈출, 새 외교 정책 등 그가 택할 변화의 폭은 다양하다. 어찌됐든 그가 걸어 갈 방향은 적어도 부시와는 상당히 차별화될 전망이다.

부시대통령 시절 미국은 공공연히 제국의 길을 걸었다. 미국인들은 부시의 텍사스 카우보이식 발걸음에 박수를 보냈다. 그들은 부시가 이라크에서 무리수를 두었음에도 재선을 허용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라크전서 군사력의 절정과 함께 내리막길도 보여 주었다. 미국인이 오바마의 손을 들어 준 이면에서 변화를 갈망하는 절실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번 미 대통령 선거는 흑백의 대결 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관전 포인트를 보여 줬다. 오바마의 당선을 도운 두 명의 여인도 그 중 하나다. 공화당 여성 부통령 후보 사라 페일린의 경박함은 오히려 그녀를 오바마의 원군으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오바마는 큰 스코어로 이기긴 했지만 여론조사에서 늘 앞선 것은 아니었다. 페일린의 갖가지 부적절한 언행이 나오기 전만 해도 여론은 박빙이었다.

또 한사람은 오바마의 외할머니. 어린시절 오바마를 키운 이 백인 할머니는 선거 하루 전 세상을 떠났다. 오바마가 백인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는 사실은 흑인에 대한 거부감을 상당히 씻어 주었다. 게다가 이 할머니는 오바마에게 막판 동정표까지 몰아다 주었다. 오바마의 또다른 할머니는 살아서 영광을 지켜 보았다. 그 할머니는 물론 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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