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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부르는 고산병, 이렇게 예방하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17 00:00

요사이 밴쿠버에 산악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산악동우회만 해도 여러 개 된다. 참으로 반갑고 좋은 현상이다. 근교(local) 산들을 다니면서 기량을 늘이고 즐기다 보면 더 높은 산에 도전해 보고 싶어진다. 밴쿠버 주위에 있는 Baker山, Rainier山 등을 생각할 수 있고 더 나아가 Alaska 에 있는 Mt. McKinley, 히말라야山, 킬로만제로山 등 세계적인 산들도 이야기 거리가 되고 있다.


밴쿠버에서도 여기를 다녀오신 분 들도 계신다. 높은 산 이야기만 나오다 보니 자연히 고산병에 대한 관심이 산악인들 사이에 많아졌다. 본인 역시 지난 7월에 킬로만제로 산에 다녀오면서 고산병으로 고생했다.
이 기회에 고산병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기로 하자.

비행기로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내려놓으면, 방한복을 입고 있어도 우리는 얼마 못 있어 혼수상태로 되고 곧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고소순응이 잘된 등반가는 점진적으로 올라가면 산소 없이도 정상등반이 가능해진다. 고산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우리 몸은 시간만 주면 고도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적응과정을 고소순응(Acclimatisation)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등반해서 1300m 에서 2800m 에 도달했을 때 두통, 메스꺼움, 식욕감퇴 등이 나타나면 약한 고산병 증세가 나타났다고 했는데 그때 2800m가 고소적응선이 된다. 내가 이 선을 알면 고산병을 막을 수 있고 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우리가 환경에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급하게 등반하면 급성 고산병에 걸린다.이는 높이 올라갈수록 산소와 대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호흡을 빨리 하고 폐내 맥박속도를 올리고 적혈구수를 늘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고산에 사는 이들은 순응이 잘 되어있다. 통계를 보면 세계 고산등반가 중 40%만이 그룹으로 산행하는데 이상하게도 80%의 고산병이 이 그룹등반가들에서 생긴다고 한다.

이처럼 경험이 많은 안내원과 풍부한 장비, 자원을 가진 그룹등반객이 개인으로 가는 트레커보다 고산병에 더 잘 걸리는 이유는 그룹투어는 스케줄을 따라 등반하기 때문에 몇 개인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강행하게 되는데 개인 트레커들은 아프면 쉬었다가 순응시켜가기 때문이다.

미국 통계를 보면 Mt. McKinley(6193m) 등반객의 1%가 매년 사망하고, 사망자의 16%가 고산병으로 죽는다고 한다. 이는 이 산 등반객이 1000명 이였다면 그 중 1∼2명은 고산병으로 죽는다는 말이다. 고산병(고소병 이라고도 한다)은 급히 올라가면 2500m에서 오고 서서히 가도 3500m부터는 대부분의 등반객에서 온다.

처음에는 두통, 숨가쁨(호흡 곤란), 식욕감퇴, 수면장애, 얼굴, 손발의 가벼운 부종 등으로 시작하는데 심해지면 기침(처음에는 건성, 나중에는 분홍색 거품 같은 가래가 나온다), 구토, 심한 권태감(이 피로감은 local 산행후 느끼는 피로감보다 월등 심하며 무기력을 느낀다), 운동실조(술취한 사람처럼 밸런스를 못 마춘다), 뇨량 감소등으로 간다. 이 증상들이 고산병의 죽음의 원인이 되는 뇌부종, 폐부종과 겹치는 부분이 많고 실제로 뇌부종, 폐부종들의 증상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약간 검토하고 지나갔으면 한다.

뇌부종은 뇌가 부어서(혹은 물이 차서) 생기는데 증세는 두통, 메스꺼움, 구토, 환상, 환각, 방향감각상실, 무기력, 운동실조(술취한 사람처럼 밸런스를 못 맞춘다), 드물게 발작, 혼수상태 등이며 즉시 치료 안하면 사망하게 된다.

폐수종은 페에 물이 차서 생기는데 고지에 도착 2∼3일 후에 생기며 처음에는 운동시에만 호흡곤란을 느끼지만 나중에는 휴식중에도 숨이 가뻐지고 기침(처음에는 건성, 나중에는 분홍색 거품 같은 가래가 나온다)이 나오고 혼수상태로 이어지고 사망하게 된다.

영국통계에 의하면 뇌부종은 2500m에서는 1000명 중 1명이 생기고, 4000∼5000m에서는 1000명 중 10명(1%)이 생긴다. 폐부종은 2500m에서는 10,000명 중 1명이 생기고, 4000∼5000m에서는 1000명 중 20명(2%)이 생긴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폐부종이 젊고 근육이 발달된 남자한테 더 많다고 한다.

약한 증상에서 응급을 요하는 심한 증상이 될 때 까지는 단 12시간내에 급격히 진행될 수 있으므로 내 증세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약한 고산병은 대부분 산악인들이 다 겪고 심하게(응급을 요하는) 겪는 사람은 많지 않다(1∼2%). 하지만 그 중간에 들었을 때 판단이 중요하다. 가이드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80%의 고산병이 가이드가 딸린 그룹 투어에서 나온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고산병 때문에 죽어서는 안 된다.

참고로 자기진단을 내릴 수 있게 간단한 차트를 소개한다.

■ 고산병 증상 점수

·두통-1(점)
·메스꺼움/식욕감퇴-1(점)

·불면증-1(점)

·어지러움-1(점)

·두통(Aspirin 복용 후) 계속-2(점)

·토함-2(점)

·무기력증/운동실조-2(점)

·소변량 감소-2(점)


증세는 휴식 후에 혹은 수면 후에 없어지는 경우가 있고, 계속되는 경우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나만이 정말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 수 있다).

위 점수제도는 Guide Only로 참고하십시요.

위에 합친 점수가
▲1∼3 :
경한 고산증 : Aspirin / 타이놀 + 휴식
▲4∼6 : 중간 고산증 : Aspirin / 타이놀 + 휴식 + 올라가기 중단
▲6+ : 심한 고산증 : 하산 : No Mess, Get down : 위험!

위에서 의심나는 부분이나 확실치 않을때는 하산이 약이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계속하면 점수가 6+ 되어도 성공할 확률이 있지만 죽는 사람도 이 그룹에서 나온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내 생명을 담보로 위신과 체면 때문에 강행해서는 안된다.
“병은 자랑해야 한다”는 속담이 산 위에서도 통한다.


또 참고로 고소적응(Acclimatisation)과 등반속도(Rates of Ascent) 가이드를 본다.

▷3000m부터는 하루 300∼600m 씩 올라간다.
▷3000m부터는 매 1000m마다 하루 휴식
▷적응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운전이나 비행기로 높이 가지 가지 않는다.
▷불가피 높이까지 가야 되는 경우 24시간 동안 운동하지 말고, 높은데 올라가지 않는다.
▷높은데 올라갔다 내려와서 잔다.
▷고산병 증세가 나아지지 않으면 오르기를 중단한다.
▷고산병 증세가 나빠지면 하산한다.


고산병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자

예방이 치료다.

1. 우선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특히 첫 기틀은 천천히 간다. 아무리 기량이 좋아도 빨리 올라가면 위험하다.

2.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하루 4~6L를 권장한다. 이는 탈수방지에도 필요하지만(땀을 흘리니까) 또 고도에서 혈관 등 모든 장기가 늘어나기 때문에(압력이 떨어지니까) 혈관내 볼륨을 유지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 때 적당한 양의 소금섭취를 잊지 말아야 한다.

3. 식욕감퇴에도 불구하고 잘 먹어야 한다.

4. 증상이 약할 때 - Aspirin / 타이놀 등 들고 휴식
- Diamox 등 이뇨제(올라가기 하루전부터 복용)
- 비아그라(폐혈관을 확장시켜 주어 숨쉬는데 도움된다 해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5. 증상이 심할 때 - 하산만이 사는 길이다.
- Dexamethasone (steroid 약)을 응급으로 쓰는데 의사가 아닌 사람이 쓰면 더 위험할 수도 있어 이 약이 필요할 상황쯤 되면 무조건 하산해야 한다.

6. 산소(O2) : 산소를 안 주는 것이 원칙이다. 산소가 필요할 정도면 오르기를 중단해야 한다. 산소를 줌으로써 중증고산병을 Mask 할 수 있고 환자를 죽일 수 있다.
고산병은 산소가 부족해서 죽는 병이 아니다. 폐부종, 뇌부종으로 죽게 되는데 산소를 주면 병을 기르게 되고 진단에 혼선이 온다. 산소는 응급으로 하산할 때 보조로 쓰게 되어 있다. 잊지 마시길 바란다. 산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오르기를 중단, 나가서 하산을 생각하시라!

7. Sleeping Pill : 도움이 되는 약이다. 그렇지만 산소와 같이 다른 뇌부종 증세를 Mask 할 수 있어 병을 끌 수 있고, 진단에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 쓰는 것이 좋다. 꼭 쓸려면 누가 나를 체크하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

고산등반은 고산병만 잘 이겨내고 관리하면 일생에 몇 번 있을만한 쾌락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열심히 기량을 늘이시고 일생에 한번쯤은 고산에 도전해 보시라고 권장하고 싶다.


/신두호(前 써리 메모리얼 병원 임상병리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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