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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탈춤의 해학에 빠져보시렵니까?”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2-14 00:00

탈춤 동호회 ‘국풍’

우리 전통문화를 이야기 함에 있어서 탈춤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탈’의 어원은 무언가 '탈이 났다'는 것이 그 유래. 탈이 난 세상사를 탈이라는 바가지를 쓰고 세상을 향해 고해하는 것으로 ‘고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탈춤이 끝난 다음 쓰고 있던 탈을 소각하는 것도, 탈이 난 것에 대한 해소를 기원하는 주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군사독재가 고조에 달했던 70~80년대 우리나라 대학가에서도 막걸리 사발을 돌리며 한바탕 질펀하게 노는 탈춤판이 수시로 벌어졌다. 불합리한 사회구조와 군사독재의 폭압이 바로 이 사회의 탈이었고, 이를 고치고자 하는 학생들의 의지를 탈춤에 담아내려 했던 것이다. 따라서 대학생들이 탈춤 판을 벌인 후 반드시 뒤풀이로 반독재 시위가 이어져, 탈춤동아리를 ‘불온 동아리’로 낙인 찍어 공연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탈춤은 과거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배층을 향한 피지배층의 노골적인 감정 표출의 돌파구로 언로(言路)구실을 하는 자리였다.

한국에서는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소멸해 가는 요즘, 밴쿠버에서 우리 전통 탈춤 ‘송파산대놀이’를 배우며 땀 흘리고 있는 사람들은 밴쿠버 탈춤 동호회 ‘국풍’ 회원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써리에 위치한 성김대건 성당에서 탈을 쓰고 우리 전통 탈춤 ‘송파산대놀이’를 배운다.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송파산대놀이는, 대부분 바가지로 만든 30여 개의 탈을 등장시켜 재담과 소리를 곁들여 춤을 추는 탈춤. 반주는 피리 두 개와 젓대, 해금, 장구, 북 등 각기 하나로 되지만, 길놀이에서는 꽹과리와 징이 추가된다.

이 모임은 송파산대놀이 중요문형문화재 49호인 한유성(1994년 작고)선생의 자제 한창현(한국전통예술원 원장)씨가 5년 전 시작, 현재 8명의 회원들이 교민사회와 캐나다 주류사회 행사에 우리 전통 탈춤이 가진 재미와 해학을 놀이마당을 통해 보여주며 전달하고 있다. 

대부분 40~50대 주부들로 이루어진 ‘국풍’회원 가운데 송요한나씨는 탈춤을 배운지 7년째. 운동량도 큰 편이어서 회원들은 한바탕 춤을 추고 나면 가슴 속까지 후련해진다고.

“우리 민족의 피는 못 속이는 것 같아요. 탈춤은 정적인 춤 동작만 하는 게 아니라 재담을 곁들여 재미를 주고, 대중 앞에 나서기를 부끄러워하는 분들이 탈을 쓰고 나면 한결 대담해져서 관객의 반응에 따라 능숙하게 애드립을 구사하는 걸 볼 수 있죠.”

탈춤을 지도하고 있는 한창현씨는 흔히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 모시에 삼가 우리의 탈춤 판을 알리오며…… 짝사랑하던 처녀에게 장가 못 들고 홀로 죽은 몽달귀신 모두 모두 나오시어……” 하는 등의 고사문을 쏟아 낼 때,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즉흥적으로 터지는 회원들의 기발한 애드립이 바로 탈춤이 주는 최대 재미라고 말했다.

그는 덧배기 장단이며, 굿거리 장단이며, 옛 그대로 재현한 질펀한 대사들보다 가까이서 느낌으로 전달되는 고사문을 많이 하려고 애를 쓰지만, 전통 탈춤을 배우기 위한 모임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옛 탈춤의 정통성을 먼저 알도록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오는 6월 6일 웨스트밴쿠버 케이믹 센터에서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첫 발표회를 앞둔 ‘국풍’회원들은, 우리 전통 탈춤에 관심 있는 교민들의 더 많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문의 (604) 790-8762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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