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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전통 춤에서 ‘우리’를 발견하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8-16 00:00

觀黑脚族傳統舞踊而有興
블랙 풋 인디언 전통무용을 관람하고 흥이 있어

玉貌錦衣致盛裝 고운 자태 비단옷에 성장을 차려 입고
群舞兵器振四方 무기잡고 추는 군무 온사방이 진동하네
鷹羽牛角神降徽 독수리깃 들소뿔은 신이 내린 휘장이니
配天應地久低昻 하늘땅에 응답하듯 아래위를 쳐다보네
來如電雷收雲怒 춤사위는 번개처럼 성낸 구름 휘어잡듯
罷如草原凝淸光 춤마침은 초원처럼 맑은 빛이 응결하네
感時混淆族不分 감동되어 어울리니 민족의 구분없어
妙舞亂鼓神揚揚 북소리에 흥이난 춤 신명이 더욱 높네

丁亥陽五月二十六日Calgary參加學軍美州總聯前夜祭觀原住民舞踊而有感梅軒題詩
5월26일 캘거리에서 열린 ROTC 미주총연 전야제에서 원주민 민속무용을 관람하고 느낀바 있어 매헌은 제시하다.

대한민국 학군장교(ROTC) 미주 총연합회는 94년도 상항에서 창립되어 북미대륙에 산재한 과거 초급장교 출신들이 해마다 2박3일 각 지회 도시를 순방하며 선후배 동기간의 우의를 다지는 순수 친목단체이다. 재학 시 소정의 군사학 과정을 거쳐 졸업과 동시 육군소위로 임관하여 전방에서 생사고락을 같이한 공통분모가 어느 모임 못지않게 끈끈하다. 때묻지 않은 열혈 청년 장교시절에 맺어진 그 순수한 의리는 이민생활의 연륜이 깊어갈수록 영원한 존재의 태자리같기에 벌써 18년째 매년 여름 모이는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공자가 "군자는 의리(義)를 같이함으로써 친구가 되지만 소인은 이익(利益)을 같이해야 친구가 된다(君子同義以爲朋 小人同利以爲朋)”고 한 언표가 생각나는 그런 단체라고 느껴져 필자도 기꺼이 가끔 참석하고 있다.

짧은 2박3일의 회동은 시내관광, 골프 라운딩, 정기총회 만찬을 단골메뉴로 막을 내리지만 금년의 캘거리 총연은 주최측이 '블랙 풋(Black Foot)' 인디언 부족의 민속춤을 전야제 이벤트로 초청 공연하여 필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였다. 왜냐하면 그들의 춤사위와 신명 그리고 원형무에서 우리 민족과 그 궤를 같이하는 문화인류학적 잔영이 선명하게 투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 전의 고구려나 부여의 한 마을에 놀러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현장감이 공연 중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고대 한민족의 모습을 일체의 포폄없이 문화인류학적인 관점에서 기술한 사서가 있다면 3세기의 사람 진수(陳壽)가 지은 삼국지(三國志)의 제 30권 세칭 ‘위지동이전’이다. 조조 유비 손권이 또 한번 중원의 대권을 장악하기 위해 삼국으로 정립되어 피 튀기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던 분열상태의 당시 중국은 통일로 가기 위해 각국이 창조적인 문화의 꽃을 피우고 변방을 개척하여 관심을 돌리고 있었고, 그때의 우리 민족은 선진 중국문명에 비해 원시 부족사회 단계에 불과한 북미의 인디언 부족에 다름 아니었다. 진수는 탁월한 사학자겸 문화인류학자였다. 위지동이전은 부여 옥저 예맥 고구려 진한 마한 변한 그리고 왜국까지 미치는 고대 극동지방을 기술함에 있어서 고답적인 기술이 아닌 가장 인상적이며 발랄한 특징과 문화의 핵심이 되는 부분만을 기록하고 있어 그의 사필은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으며 지금 읽어도 그 현장감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아름다운 필치를 느낄 수 있다.

부여조엔 "은정월에 하늘 굿을 하면 온나라 사람들이 크게 모여 몇 날 며칠을 먹고 마시고 노래부르며 춤을 추는데 이를 영고(迎鼓)라고 한다(以殷正月祭天國中大會連日飮食歌舞名曰迎鼓)"고 되어 있고, 마한조의 기록은 내가 캘거리 만찬회장에서 본 인디언 원주민의 춤 공연을 타임캡슐처럼 보존하고 있는 진수의 필치에 소름이 오싹 끼치는 전율을 느꼈으니 말이다. "언제나 오월(수릿달)에 파종이 끝나면 하늘과 땅에 굿하는 제식이 있다.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모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술 마시는 것이 밤과 낮으로 쉬지 않고 계속된다. 그때 추는 춤은 수십 명이 같이 일어나서 서로를 따라가는 식으로 펼쳐지는데, 땅을 같이 확 내디뎌 밟고, 머리를 내렸다가 다시 확 제켜 올리는 동작을 한다. 이때 사람들의 손과 발의 동작이 서로 주고 받는 형태로 응답한다(常以五月下種訖 祭鬼神 群聚歌舞 飮酒晝夜無休 其舞 數十人俱起相隨 踏地低昻 手足相應)".

참으로 놀랍지 아니한가. 고유 문화가 시공을 초월하며 면면히 내려오고 있음은 그의 표현을 통해 사물놀이나 시골 전통농악대의 그 신명 난 춤사위와 발동작 손동작이 그가 쓴 그대로요, 우리 민족의 시원인 퉁구스족의 후예로 빙하기 때 얼어붙은 베링 해협을 건너 이주해온 북미 인디언들도 진수가 기록한 동북아시아의 문화적 전통을 ‘선댄스(Sun dance)’라는 굿마당을 통해 내려오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인디언 종족이나 부족이 수백 지파이긴 하나 그들이 가진 공통된 전통은 하늘을 숭배하는 제천(祭天)사상이다. 하늘을 굿하는 제천은 곧 태양 숭배로 환원되기에 선댄스로 불려지는 것이며, 여러 명이 들소가죽 대북을 가운데 놓고 괴성을 지르며 땀을 뻘뻘 흘리고 두들겨 패는 대고연주는 바로 태양을 상징하여 찬미하는 그들만의 사물놀이가 틀림없는 것이다. 부여에서는 이를 영고(迎鼓)라고 했다고 한 그 기사가 더욱 흥미롭지 아니한가. 그대로 직역하면 '북을 맞아들인다'이니 북은 바로 태양이 아니고 무엇이랴. 공연 후 뒤풀이로 참석자 전원이 인디언 무희 무동들과 어울려 원형무를 출 때 우리는 같은 피를 나눈 형제라는 생각이 좀처럼 떠나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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