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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볶음 우동’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24 00:00

김성호씨 / 노스밴쿠버 거주

맛있는 냄새 솔솔 피우며 주방을 점령한 남자들의 요리 모임이 있는 밴쿠버. 레서피 없이 오직 개척정신으로 만드는 그들의 레서피는 쉽고 간단하며 기존 레서피의 파괴를 통해 성공적인 맛을 내는 파격’이 특징. 밴쿠버 조선일보에서는 ‘생존을 위해서’라는 변(辯)을 내세우며 주부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그들에게도 지면을 활짝 열기로 했다. ‘남편 레서피’ 1회 주인공 일식요리 전문 홍선동씨, 최은석씨에 이은 세 번째 주인공은 김성호씨.  

결혼은 ‘안’ 미친 짓이다! 맛있게 사는 가족 이야기

“요리 잘하고 가정적인 남자들, 
 손에 손 잡고 밴쿠버로 온 게 아닐까”

거창한 레서피, No! 그냥 평소 하던 대로 하겠다고, 기자도 그리 생각했었고 김성호씨도 같은 뜻으로 수락한 바 였다.
그러나 레서피 촬영 장소에 나온 그의 요리바구니에는 깔끔하게 다듬고 썰어 불 위에 올리면 그만인 상태의 닭갈비가 곱게 담겨 있다. 참으로 고마운 배려다.

하지만 레서피 지면이 재료사진 1컷, 준비과정 1컷, 완성그림 1컷으로 마무리 되는 내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재료의 준비단계부터 지켜보며 촬영해야 한다는 꼼꼼한 사전 설명이 없었던 진행자의 실수다. 메뉴 긴급 재구성에 들어갔다. 다시 준비된 메뉴는 해물볶음우동. 미안한 마음인데 참으로 열심이다.

일전 어느 모임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다. 부인은 사람들과 재미있는 담소에 푹 빠져있고, 그의 두 살 배기 아들은 집안의 서랍이란 서랍은 모두 열어젖히고 있었다. 몇 시간을 그렇게 하는데도, 눈 한번 찡그리거나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아이 뒤를 따라다니며 뒷정리를 하는 사람은 그였다. 부인과 아들을 사랑하는 그의 끔찍한 애정은, 바라보는 여자들에게 매우 매우 바람직해 보이며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못 먹는 감 찔러 보는’ 심통을 부려 그의 애정행각(?)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면 다음과 같다.

감기몸살을 앓는 부인을 위로해 달라는 글을 동호회 인터넷 사이트에 버젓이 올리는 가하면, 하루 한끼는 꼭 아내와 아이를 위한 식사를 직접 준비한다.

전용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아이의 칭얼대는 지청구를 들어주며 요리를 하는 모습은 애 셋 키운 주부가 이만 할까. 이런 그의 모습은 집에서 그치지 않고 모임에서도 이어진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얼굴 맞대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아들이 달려오면 어느새 무릎 꿇어 등돌려 댄다. 아이의 키 높이에 딱 알맞게. 이래서 그의 아들은 뛰어 놀다가 배가 고프면 엄마가 아닌 아빠에게 먼저 달려가더라나 어쩐대나.

이런 류의 이야기로 마음먹고 그의 흉을 보려고 들면 1박2일을 하고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 이런 그를 두고 혹여 시간이 남아도는 무직자가 아닐까 하는 평가절하는 금물, 그의 본업은 IT시스템 전문가로 현재 이 나라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성호씨는 무뚝뚝한 남자의 대명사 오리지널 경상도 사나이다. 그것도 고지식한 저기 어느 남쪽지방이다(동향의 독자들로부터 후환이 두려워 구체적인 지명 생략).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관중들의 신청만 있으면 바로 ‘자옥아~~~자옥아~’를 신명 나게 뽑을 수 있는 용기와 오른쪽 덧니를 살짝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그를 누가 경상도 남자라고 할 수 있으랴. 그를 보면 이제 ‘무뚝뚝한’ 경상도 지역적인 성향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파괴된 것 아닌가 싶다.
조용조용한 목소리라 상대를 더 귀 기울이게 만드는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사투리 느낌이 녹아 들어 더 정겹고 부드럽게 사람을 흡입한다.

 “태어날 때부터 요리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요리를 해 주면 집사람과 아이가 좋아하기 때문에 요리를 더 좋아하게 되는 거죠. 요리는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가족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쉽고 빠른 지름길입니다. 한번 해보세요.”

요리를 하면서부터 더 가정을 소중히 잘 가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그. 아직도 부인에게 콩깍지가 씐 그다운 클로징 멘트였다. 

성격 좋은 아빠를 닮은 것일까. 정 많은 엄마를 닮아서 일까. 그의 아들 영진이는 ‘뽀~~’ 한마디면 입술 뾰족이 내밀고 누구에게든 서슴없이 달려들어 애정을 퍼붓는다.

이런 귀여움 때문에 공원에 산책 나갔다가 이 나라 잡지 카메라에 잡혀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노스밴쿠버 산자락 아래서 세 식구가 알콩 달콩 살아가고 있는 ‘영진이네’는 1년 3계절만 있는 게 아닐까. 봄, 여름, 가을, 봄, 봄….


■ 재료
◇ 야채류 : 붉은 피망 1/4개, 마늘 2개, 양파 1/2개, 부추 1/4 묶음, 표고버섯 3개, 매운고추 1/2개
◇ 양념류 : 간장  4큰술, 고추장1큰술, 고춧가루 1/2큰술, 물엿 1/2 큰술, 혼다시 조금
◇ 기타 : 올리브오일  3큰술, 냉동우동 2개, 가쯔오부시, 김, 해물(적당량)

■ 조리법


◇ 사전 준비 : 라면 2봉지 끓일 정도의 물을 올려놓고, 그릇에 간장, 고추장, 물엿, 혼다시, 올리브오일 (1큰술)을 넣어 양념을 만들어 둔다.
① 야채는 얇게 채썰고, 부추는 10cm 길이로 썬다.
② 물이 끓으면 우동을 넣어 살짝 데친다음 찬물에 헹궈 소쿠리에 받쳐 둔다.
③ 웍이나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 2큰술을 넣어 뜨겁게 데운다.
④ 온도가 오르면 해물을 넣어서 볶는다.
⑤ 우동을 넣고 야채와 준비된 양념을 넣는다.
⑥ 센불에서 재빨리 볶는다.
⑦ 접시에 예쁘게 담은 후, 가스오부시와 김을 올려준다.

- 조리 point
센불에 빠르게 볶아 줘야 한다.

- Tip
매운 맛을 좋아하면 고추장으로 조절하고, 강한 매운맛을 원한다면 칠리를 넣는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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