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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영재성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1-02 00:00

크리스틴(가명·8학년·여)은 아주 재미있는 아이이다. 항상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발한 농담으로 친구들과 선생님을 즐겁게 한다. 그런데 항상 말버릇처럼 이렇게 말한다. "I hate math!"  실제로 학교 성적을 보면 다른 과목은 모두 보통 이상인데 산수 성적만큼은 C 이상을 못 받아온다.

엄마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다 내 책임이지요"하면서 이야기해 주었다. 자기가 수학을 전공했는데 딸이 수학에서만큼은 남보다 뛰어나기를 바랬고, 그래서 아주 일찍부터 수학공부를 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크리스틴이 만으로 5세가 되었을 때의 일이다. 어느날 한자리수 덧셈 뺄셈 문제를 풀게 되었는데 문제 50개를 3분 안에 다 못 풀어서 아이를 윽박지르다가 포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는 별로 수학 공부를 시키지도 않았고 아이도 완전히 질려서 수학이라면 쳐다보기도 싫어했다고 한다.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속도'에 관한 오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영재성에 대해 많은 오해들이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속도'에 관한 것이다. 특히 한국 부모님들은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우리 아이는 네 살부터 천자문을 뗄 정도로 뭐든지 빨리 습득했어요..그래서 저랑 제 남편은 영재인가 봐 그렇게 생각했죠."  "우리 아이는 무엇을 할 때 뭐든지 느려요. 걸음마도 느리고, 말도 느리고...머리가 별로 안 좋은가 봐요."

무엇을 배우든지, 배우는 속도, 생각의 속도와 표현력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영재고 그렇지 못하면 둔재라는 생각이다. 이런 오해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영재로 만들려는 부모가 오히려 '빨리 빨리' 하며 아이를 다그치다가 영재를 둔재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영재아 중에는 특정분야에 가끔씩 빠른 것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영재아들은 한가지만을 오랫동안 고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제가 하나 있으면 그것을 충분히 심사 숙고하고 연구해보고 맞는 지 틀린 지 말한다. 오히려 생각이 얕은 사람일수록 그 답이 맞는지 그른지도 따져보지도 않고 대답부터 한다. '1+1'은 얼마인가 물어봤을 때 2라고 배운 대로 빨리 말하는 아이보다는 '물방울 한 개랑 또 다른 물방울 한 개를 합치면 물방울 한 개가 되어요, 그렇지만 모래알 한 개랑 또 한 개랑 더하면 모래알 두개가 되어요." 라고 말하는 아이가 더 영재성이 있는 것이다. 후자가 부피와 질량, 물체의 성질까지 생각하고 말하는, 보다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는 아이인 것이다.

학교에서 보통 40분 동안에 25-30개의 수학문제를 푸는 시험을 보지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는 한 시간에 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차원적인 고급하고 복잡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빨리 빨리 하고 넘어가지 않는다.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들은 문제를 보는 순간 즉각 대답하지않는다. 미리 한 학년 위의 공부를 하지 못한다고, 수학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한다고 꾸중하고 야단치면 아이의 창의성을 말살하는 것과 같다.

많은 교육 관련 사람들이 외치는 '창의력'이나 '창의성'은 답을 바로 바로 외우고 익히는 급한 방법대로 해서는 길러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자라려면 스스로 고민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 답을 찾고,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넉넉히 주어질 때 창의력이 생긴다. 이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답이 바로 나오면 아이들은 '엄마가 가르쳐줄 텐데 기다렸다가 답이나 외우자'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빨리 빨리' 학습은 인스턴트 사고를 낳고 '슬로우' 학습은 깊은 사고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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