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구구 팔팔 이 삼사
2017.12.22 (금)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 / 시
달랑 한 장 파리한 모습으로 달려있는 2017년 12월 저녁, 한줌이나 될까 몰라 마른 꽃잎 같은 아흔 여섯의 내 어머니 고관절이 부서져 응급실에 드셨다. ‘우리주님은 내 기도를 잊으신 것일까 왜 나를 안 불러 가시는지’ 꺼질 듯 가물거리는 가슴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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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랜 시간 후
2017.08.14 (월)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회원/시
안개바다 저문 햇살을 부비며 노을이라 말할까 내 눈물 앞에서 언제나 꽃잎이 되어 떨어지던 그 가슴 이제 먼 그 날들 넘어 한줌 바람이 되어 오려나 그렇게 스쳐간 시간들 여운이라 말하고 목말라 외쳐보는 그 이름 차마 너무 아려 사랑이라 말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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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돌아가다
2017.07.29 (토)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바람처럼 왔다가 뜬 구름처럼 가다 저 사람울며 오더니 울며 갔구나.오늘 타계(他界)한 그 사람 왔던 곳으로 돌아가고그렇게 무성히 자라든 풀도 자람을 멈춘다는 처서(處暑)임금님은 승하(昇遐)하시고 열사는 순국(殉國)하고목숨 바친 군인은 산화(散華)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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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춘몽(春夢)에 젖어
2017.04.15 (토)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막무가내로 달려와서목마른 내목 긴 울대를 꿀꺽, 넘어 갔어요.단지, 나는 그냥 바라만 보았을 뿐인데봄은 나를 두근두근한 바람으로 만들었어요.아련하고 따끈하여 단내 나는 봄이 된 나꿈꾸고 싶어요. 노랑노랑 파릇파릇 봄이 되어열아홉 팔랑이던 꽃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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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저무는 병신년을 뒤돌아 보며
2016.12.24 (토)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찬란히 다가오는 정유년을 바라보며저물어 가는 송년의 밤은 언제나 그러했듯이또 다시 아쉬움의 가슴으로 서야 한다 더러는 웃음으로더러는 깊은 안타까움으로 보내야 하는병신년 잔나비여 달큰한 흥분으로 걸었던 달력은가득찬 하늘 이었다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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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울 엄니 / 강숙려
2016.05.06 (금)
사는 일 그리 만만한일 아니기에 숨 죽여 울던 날도 있었니라 들국화 아름 피어 시냇물에 얼비치던 날 가을비 촉촉이 내려 등성이가 오소소 추워져 햇살 한줌이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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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丙申年 새 아침
2016.01.15 (금)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솟아라 태양아더 붉게 더 높게천년의 기상으로 솟구치는저 붉은 파도를 타라용솟음치는 젊음의 노래로이 아침 새로워라더러는 발버둥으로더러는 깊은 안타까움으로 보내야 했던 모든 허물의 거물은乙未年 양의 등에 훌쩍 지어 보내고丙申年 새날의 밝은 내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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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가 가령,
2015.09.18 (금)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우리가 가령 무엇이었다면,우리가 가령 무엇이 되었었다면,우리가 가령,가령........ 우리가 가령 무엇이 아니고 여기 이렇게한 영혼을 가진 작은 존재에 감사할 일이다영과 혼이 있어 생각하고의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일이다이런 내가 이렇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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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원(永遠)한 생명(生命)이신 어머니
2015.05.09 (토)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어머니,당신의 섬에는언제나 눈물꽃보다 더 짙은가슴꽃향기가 납니다. 멀리 돌아돌아 언제 와 서더라도그 향기 가슴으로 젖어와오늘도 당신의 섬에 엎드립니다. 지치고 힘들어 넘어지는 날에도말없이 싸매고 덮어주시는 어머니의 사랑고희(古稀) 앞에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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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 사랑하는 이여!
2015.02.06 (금)
거칠고 우울했든 길고 긴 애기는 이제 끝이 났다오.함께 아파하고 울어주든 내 사랑하는 이들이여! 별들도 눈물짓든 남루한 묵은 얘기도 이제 끝이 났나니눈먼 행복에서 달려 나온 젖은 옷을 훌훌 말리고 싶네.그리하여 덧없었든 것에서 풀려난 축배를 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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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지된 시간의 헌책방
2014.11.07 (금)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시
희미한 그림자가 후르르 지나가는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흔적 같다 꼭그 곳은. 지나간 시간에 집착하고그 흔적을 열망하는 이곳엔누군가의 사랑의 추억이 담겨진 연필로 쓴 희미한 고백이 첫 장에 그려져 있다때론 노스탤지어의 아득한 독백이 연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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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인이여, 시인이여!
2014.08.01 (금)
한국문인협회 캐나다 밴쿠버 지부 회원작/시
바람들 모아향기들 모아 그리움이라 이름하고가슴자락에 매달리는 애달픈 것들휘저어 맑히는 너는 이 땅의 시인이다 이파리 끝에 잠시 머문 이슬의 찰나에, 출렁이는 일몰의 타는 어지러움에, 백억 광연에서 울려오는 미세한 한 조각 소리를 붙들어노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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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밴쿠버한인문협/시] 사랑하는 당신 그리고 나
2014.04.11 (금)
어느 날 외로운 들꽃이 되어홀로 넓고도 넓은 들판에 서 보았는가어느 것 하나두렵지 않고 서럽지 않은 것 있던가 그 들판을 지나이제 외롭지 않아도 좋을그대 와서 내 곁에 섰노니천년을 향기롭게 아끼며 살아야 하리라 따스한 숨소리 곁에 있어문득 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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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밴쿠버한인문협/시] 아, 3월의 하늘이여!
2014.02.28 (금)
3월엔 온통 천지에 붉은 꽃이 피어난다뚝뚝 핏빛으로 떨어지는 열기로 펄펄 피어난다슬프도록 눈부신 햇살아래 아오내 골을 적시며유관순열사의 만세소리 쩌렁쩌렁 울린다 정의의 불이 된 열여섯 꽃다운 청춘의붉은 얼이 타 올라 꽃으로 피는 한(恨)의 3월!3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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