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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병신년을 뒤돌아 보며

강숙려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6-12-24 11:18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찬란히 다가오는 정유년을 바라보며
저물어 가는 송년의 밤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또 다시 아쉬움의 가슴으로 서야 한다
 
 
더러는 웃음으로
더러는 깊은 안타까움으로 보내야 하는
병신년 잔나비여
 
 
달큰한 흥분으로 걸었던 달력은
가득찬 하늘 이었다
좀 더 희망적인 내일이 되자고
좀 더 지향적인 우리가 되자고
꽃을 피우듯 그렇게 기도했었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시간은 세월이 되어 우리 곁을 하염없이 날아가지만
찰나의 순간을 위하여 인생은 길고
시간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은 세월이 알아서 한다는 것을
우리가 조금씩 알아갈 때 멀리 종소리는 울리고
몸도 마음도 아직은 추운 송년의 밤은 이렇게 온다
 
 
오늘 우리가 어제의 나를 알 수만 있다면
우리는 희망의 사람일 것이다
결코 어둠이 아닌 미래지향의 꽃으로 활짝 피울 수 있는
태양빛 꽃다발일 것이다
 
 
환히 불을 밝히자
우리의 내일을 위하여 첫 홰를 치는
정유년 닭소리를 상기하며 깃발을 흔들자
보라,
붉은 해는 내일도 힘차게 솟아오르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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