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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하는 이여!

강숙려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2-06 12:58

거칠고 우울했든

길고 긴 애기는 이제 끝이 났다오.

함께 아파하고 울어주든 내 사랑하는 이들이여!

 

별들도 눈물짓든 남루한 묵은 얘기도 이제 끝이 났나니

눈먼 행복에서 달려 나온 젖은 옷을 훌훌 말리고 싶네.

그리하여 덧없었든 것에서 풀려난 축배를 들겠네.

슬픈 눈물의 노래 속 나의 일탈逸脫을 자축하려네.

하늘의 새들도 지상의 꽃들도 덩달아 축배를 들어주네 그려.

 

아프면 아프다 말해야 하는 것이 진리라는 것을 알아갈 때

철들어진 나를 보았네. 철철 흐르는 피도 보았네.

노라는 왜 집을 떠나야했는지도 결코 알아진 오후

내일 또 다시 해는 동녘에서 떠오른다는 것도.

 


새로운 지성의 날개를 타고 성스러운 곳으로

나의 수호자守護者에게로 가는 큰 바퀴의 열차를 나는 타겠네.

안개 자욱한 골짜기에서 더욱 어여쁘고 사랑스런 꽃으로 피어

나의 수호자에게로 가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려니

하늘의 새들도 지상의 풀꽃마저 춤을 추네 그려.

 

행복하게 사는 일이 이러 할진데

사랑하며 사는 일이 이러 할진데

꽃들이 벙그는 일이 이러 할진데,

 

사랑하는 이여, 내 사랑하는 이여!

따스한 숨소리 곁에 있어 문득 잠든 그대 얼굴 보노니

내 천년을 함께 업고 누운 그리운 이여

이 한세상 마지막을 불태우려 우린 만났는가

그대 볼에 뜨거운 눈물 섞어 부비노니 우리

서로 작은 허물일랑 덮어주고 안아주며

하늘의 서신 오는 그날까지 한 그림자 되어

사랑하는 자들 더불어 향기로 피려네.

나 이제 꽃 피는 지상의 오랜 전설이 되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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