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캐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0.1%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2025년 4분기 성장률 역시 -1.0%로 수정 발표되면서 캐나다 경제는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기술적 경기침체(Technical Recession)라고 부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경기침체 신호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상승과 자원 수출 증가, 그리고 FIFA 월드컵 개최 효과 등을 고려할 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경제 둔화가 단순한 경기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캐나다 정부가 추진해 온 이민 및 국제학생 정책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습니다.
사실 캐나다 경제는 오랫동안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연방정부는 대규모 이민 확대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영주권 목표 인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국제 학생 유치 역시 국가 경제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발급된 신규 스터디퍼밋은 55만 건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3년 말 기준 캐나다 내 스터디퍼밋 보유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비영주권자 역시 300만 명을 초과하며 캐나다 역사상 가장 빠른 인구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인구 증가는 경제 성장에 상당한 도움을 줬습니다. 사람이 늘어나면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소비가 늘어납니다. 렌트비를 지불하고 식료품을 구매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휴대전화를 개통합니다. 대학과 컬리지는 등록금을 통해 재정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 상권 역시 활기를 띠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캐나다 경제가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민자와 국제 학생의 지속적인 유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했습니다. 급격한 인구 증가에 비해 주택 공급과 사회 인프라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집값과 렌트비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토론토와 밴쿠버를 중심으로 주택 affordability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결국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부터 국제 학생 수를 제한하는 정책이 시행됐고, 임시 거주자 규모 역시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그 결과는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6년 국제 학생 신규 유입 목표는 약 15만 5000명 수준으로 설정됐는데, 이는 2022년 최고치와 비교하면 70% 이상 감소한 규모입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스터디퍼밋 승인 건수는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비영주권자 인구 역시 빠르게 감소하면서 캐나다 전체 인구 증가세도 크게 둔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제 학생이 단순히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국제 학생은 해외에서 자금을 가지고 들어와 캐나다 경제에 직접 소비를 발생시키는 경제 주체입니다. 학비와 생활비를 지출하고 렌트를 납부하며 식당과 카페, 통신사와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또한 상당수 학생들은 파트타임 근무를 통해 서비스업과 소매업, 관광업 등에서 중요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국제 학생들은 2024년 한 해 동안 약 475억 달러 규모의 소비를 발생시켰으며, 약 390억 달러의 GDP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한 4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약 94억 달러 규모의 세수 효과까지 가져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 학생이 단순한 교육 수요층이 아니라 캐나다 경제를 움직이는 중요한 소비자이자 노동력 공급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곳은 교육기관들입니다. 특히 온타리오주의 경우 국제 학생 등록금 비중이 높은 컬리지들이 많아 학생 수 감소가 곧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들은 프로그램 축소와 예산 삭감, 신규 채용 중단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가 주변 상권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렌트 수요가 줄어들고 식당과 소매업 매출 역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BC주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밴쿠버와 로워 메인랜드 지역은 오랫동안 국제 학생들이 서비스업과 관광업, 리테일 산업의 중요한 노동력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일부 업종에서는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동시에 소비 감소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제학생 증가가 주택 시장 과열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지만, 반대로 급격한 감소는 렌트 시장과 지역 경제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발표된 인구 통계 역시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영주권자 수는 2024년 이후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분기에서는 캐나다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캐나다 경제는 인구 증가를 통해 소비를 확대하며 성장해 왔는데, 이제는 인구 감소가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캐나다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현재까지는 국제학생 감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현재 수준의 감축 정책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며 출산율 역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노동력 확보와 경제 성장, 세수 확보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국제 학생과 경제이민자 유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2027년 이민계획 발표 과정에서 국제학생 목표가 일부 확대될 가능성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처럼 무제한적인 확대가 아니라 지역별 수용 능력과 주택 공급 상황을 고려한 보다 정교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토론토와 밴쿠버 같은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와 지방 지역 중심의 분산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졸업 후 취업 가능성과 노동시장 수요 역시 더 중요하게 평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경기 둔화는 단순한 경제 뉴스가 아닙니다. 지난 수년간 캐나다가 얼마나 국제 학생과 이민자 유입에 의존해 경제를 성장시켜 왔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급격한 인구 증가도 문제지만 급격한 인구 감소 역시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캐나다 정부가 주택 문제와 경제 성장, 노동력 확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어떻게 균형 있게 해결해 나갈지에 따라 향후 이민 정책의 방향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캐나다 유학과 이민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향후 발표될 2027년 이민계획과 국제학생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주목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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