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 달러 보조금 투입해 車산업 재편
보조금 5000달러 지원, ‘캐나다산’ 우대
보조금 5000달러 지원, ‘캐나다산’ 우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전기차(EV) 보급 의무화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대신 23억 달러 규모의 소비자 보조금을 투입하는 대대적인 자동차 산업 전환 정책을 발표했다. 규제 중심의 기후 정책에서 인센티브 중심의 산업 전략으로 노선을 급선회한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와 추가 제재 위협으로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서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자립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니 총리는 5일 토론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대 자동차 산업 혁신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기존 전기차 판매 의무화 제도(EVAS)를 폐지하는 대신, 전기차 구매·생산·인프라 전반에 걸친 대규모 재정·세제 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정부는 새로 도입되는 ‘전기차 구매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 연료전지 차량 구매 또는 리스 시 최대 5000달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최대 2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차량 가격은 5만 달러 이하로 제한되지만, 캐나다에서 생산된 차량은 상한선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자국산 차량에 사실상 우대 조치가 적용된다. 보조금은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차량에 한해 제공된다.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업계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카니 총리는 의무 판매 비율 대신 강화된 배출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35년까지 차량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현재보다 두 배 이상 강화해 전기차 보급률 75%에 해당하는 감축 효과를 달성하고, 2040년에는 90% 수준에 상응하는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제조사들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자율성이 부여된다.
산업 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 개편도 대폭 확대된다. 정부는 ‘생산성 초공제(Super Deduction)’를 도입해 투자에 대한 실효 세율을 13%까지 낮추기로 했다. 이는 미국보다 4%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은 제조 설비와 건물, 무공해 차량, 청정에너지 설비, 연구개발(R&D), 특허·데이터 인프라 등에 대해 100% 즉시 비용 처리 혜택을 받게 된다.
아울러 청정 전력 투자 세액공제 도입, 청정기술 제조 투자 세액공제 확대, 핵심 광물 분야 지원 강화도 병행된다. 무공해 기술 제조업체에는 일반 법인세의 절반 수준의 세율이 적용된다.
전기차 확산의 병목으로 지적돼 온 충전 인프라 확충에도 속도가 붙는다. 정부는 캐나다 인프라 은행을 통해 15억 달러를 투입해 전국 단위 충전망을 구축하고, 농촌과 북부 지역까지 충전 접근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망 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국가 전력 전략도 조만간 발표된다.
카니 총리는 “이번 계획은 캐나다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는 동시에 미래 제조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라며 “캐나다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친환경 제조 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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