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하는 국가에 따라 노화 속도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불평등, 정치적 불안정, 대기 오염 등이 인간의 노화를 앞당기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뉴욕포스트, 의학 전문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더블린 트리니티대 국제뇌건강연구소(GBHI)는 세계 40개국 약 16만명을 대상으로 엑스포솜(Exposome) 분석 틀을 활용해 사회·정치·환경 요인이 노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엑스포좀은 노출(exposure)과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로, 개인이 일생 동안 노출되는 환경적 요인들의 총합을 뜻한다. 식단이나 생활방식, 독소, 스트레스 같은 외부적 요인들이 신체 내에 일으키는 생물학적 반응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의 실제 나이와 건강 상태, 인지 능력, 교육 수준, 신체 기능, 심혈관계 위험 요인 등을 종합해 예측한 나이와의 차이를 ‘생체·행동 연령 격차(BBAG)‘로 계산했다. 이 격차가 클수록 노화가 빨라진 것으로 연구진은 평가했다.
분석 결과 북유럽 국가에서는 젊고 건강한 노화가 발생해 ‘건강한 노화’를 주도했다. 덴마크와 스웨덴이 대표적이다.
반면 이집트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노화가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인의 예상 생물학적 연령은 실제 연령보다 평균 4.85세 더 높았으며, 남아프리카인도 실제 연령보다 평균 4세가량 더 높았다.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도 노화가 빠른 나라로 꼽혔다.
한국과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아시아 4개국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보다 노화 속도가 느리지만, 북유럽 국가보다는 노화가 빨랐다.
연구진은 노화를 앞당기는 핵심 요인으로 ▲대기질 악화 등 물리적 환경 변화 ▲경제 또는 성별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조건 ▲정치 참여 제약이나 민주주의 약화 등 정치적 조건 등을 꼽았다.
연구를 이끈 아구스틴 이바네스 GBHI 교수는 “대기 오염과 정치 불안, 불평등은 사회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 자체를 바꾼다”며 “뇌 건강을 개인 책임으로만 보는 시각을 넘어 환경과 사회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공동 저자인 산드라 바에스 GBHI 연구원도 “사람이 건강하게 늙느냐 빨리 늙느냐는 개인의 선택이나 생물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신체적, 사회적, 정치적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며 “이 같은 영향은 국가마다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전세계 190개 이상의 국가 중 40개국만 포함된 점이 한계로 남는다. 미국, 일본 등도 이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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