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냥 넘어가지 마요.”
이 대사 한마디가 대만 전역을 뒤흔들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지난 4월 말 공개된 ‘인선지인(人選之人): 웨이브 메이커스'에 나오는 대사다. 여기서 인선지인은 ‘선거 캠프 직원'이란 뜻. 이 드라마는 총통 선거를 준비하는 대만 정치판을 배경으로 한다. 정치인보단 이런 정치인을 파도 위에 세우는 직원들 이야기를 담았다.
선거가 10개월 남은 상황, 극 중 공정당 홍보국에서 일하는 장야징은 당내 다른 직원에게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한다. “애인이 되고 싶다” 등 성적인 농담은 물론, 차를 꺼내준다며 은근슬쩍 허리를 만진다. 이미 다른 직원도 당한 적 있지만, “여자가 오버한다”는 시각과 함께 피해자만 퇴사한다. 장야징도 고발을 원치 않는다. “위에 고발하면 모든 과정을 반복해서 진술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결국 증인이나 물증이 없어 흐지부지 끝날 거고…. 일부 사람은 제가 그분께 뭔가 원한다고 생각하겠죠.”
이런 야징에게 여성 상사이자 당내 대변인 웡원팡이 손을 내민다. “예전에는 다들 저한테 넘어가라고만 했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죠. 단 한 명도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도와주고 싶어요. 그러니까 그냥 이렇게 넘어가지 말아요.”
웡원팡의 이 이야기가 현재 대만을 휩쓰는 미투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2주간 대만에선 약 90명이 미투(나도 고발한다)에 나섰다. 실제 대만 현 집권당이자 여성 인권을 강조해온 민진당 전 직원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극 중 대사인 “이 일이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 두지 말자”를 인용해, 자신이 민진당 행사에서 실제 성희롱 당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정치계에서 시작된 미투가 현재 의료계, 문화계 등 대만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드라마에서 이른바 윗사람들은 야징의 고발에 ‘일단 선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니 나머지는 뒤로 미루자’는 논리를 내세운다. “민화당(상대편)이 우리 당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을 알게 되면 이걸로 우리를 공격하지 않겠어요?” “이런 식으로 가면 선거에서 질 거고 여러분이 주범이 되겠죠.”
극 중 장야징을 대리한 웡원팡은 이 논리에 지지 않는다. “동료가 괴롭힘을 당해도 내부 조치가 없다면 젊은 친구들은 실망할 거예요. 저희가 집권하고 싶다면 모두 여기서 일하고 싶게 해야죠.” “주범은 저희가 아니라 성희롱을 저지른 사람입니다.”
극 중 배경을 한국으로 바꿔도 전혀 이질감 없는 상황은 몰입감을 더하고, ‘직장 내 성희롱 대처의 모범 사례’처럼 여겨지는 대사들은 주옥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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