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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과 눈빛 교환 후 목덜미 낚아채”···‘빨간바지 승객’이 전한 제압 순간

김자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5-27 13:51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개문 착륙’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기내 상황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된 가운데, 영상 속 ‘빨간바지 승객’이 화제다. 이 승객은 출입문을 강제로 연 범인을 제압하려는 승무원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 26일 아시아나 OZ8124편 탑승객이 찍은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에는 출입문이 열려 기내 안으로 거센 바람이 들어오는 모습과 함께 출입문 인근 좌석에 빨간 바지를 입은 승객의 모습이 담겼다.

이 승객의 정체는 이윤준(48)씨로, 착륙 직전 비상문을 연 30대 남성 A씨의 옆자리였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민안전재난총연합회 제주본부 상임부회장을 지내고 있는 이씨는 사건 당일 안전 교육을 위해 제주도 출장 뒤 생업 전선인 대구로 복귀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이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행 동안 (범인이) 자꾸 저와 눈이 마주치고 두리번거렸다”며 “휴대전화 사진들을 보고 있어서 직접 문을 여는 건 보지 못했는데 탈 때부터 그 친구 상태가 너무 안 좋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대구 공항에 다 왔는데 (공중에서) 문이 열렸고 (옆자리에 앉아있던) 그 친구가 저를 보면서 웃으면서도 겁이 나는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고 했다.

'개문 착륙' 당시 기내 상황이 담긴 영상./온라인커뮤니티
'개문 착륙' 당시 기내 상황이 담긴 영상./온라인커뮤니티

이씨는 “대각선 방향에 앉은 승무원을 보니 나에게 무언가 지시를 하려는 눈빛이었다”며 “승무원이 계속 눈빛으로 무언가 간절한 신호를 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씨에 따르면 짧은 몇 초 사이 여객기 바퀴가 활주로에 닿으며 착지했고, A씨는 안전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곧 A씨는 열린 출입문 앞에 있던 비상문 옆 벽면에 매달린 채로 뒤를 돌아봤다고 한다.

이때 이씨와 눈빛을 주고받던 승무원이 “도와주세요”라고 외쳤고, 이씨는 왼팔을 뻗쳐 A씨의 목덜미를 낚아채 제압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일어날 수 없었던 이씨는 범인이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양손이 닿는 대로 그의 목 주위를 악력으로 잡아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 서너명과 승객들이 달려왔다. 이들은 A씨를 기내 안쪽 복도로 끌고 갔다. 당시 항공기는 여전히 착륙장 활주로를 달리던 중이었다고 한다.

이씨는 “당시에는 문이 열리는 걸 제대로 본 사람이 없어서 그 친구가 범인이라고 생각을 못 하고, 겁을 먹어서 뛰어내리려고 했다고 착각했다”고도 했다.

특히 이씨는 “이렇게 큰 사고인 줄 모르고 대구로 돌아와서 하루를 보내고 나니 인터넷에서 승무원분들을 욕하는 악플이 많아서 가슴이 아팠다”며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건 상황을 정리한 승무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저한테 계속 눈으로 사인을 주신 승무원분은 끝까지 침착하게 행동하셨다. 착륙 과정에 범인을 진압하던 사람들이 튀어 나갈 수도 있었을텐데 정말 안전하게 잘했다”고 덧붙였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착륙중인 항공기 비상 탈출문을 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긴급 체포해 이틀째 조사 중이다. A씨는 “최근 실직 후에 스트레스를 받아오고 있었다”며 “비행기 착륙 전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서 비상문을 개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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