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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고기, 밴쿠버 거리의 입맛을 유혹하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6-08 16:04

거리 간이 음식점 ‘얼쑤’ 운영하는 이용숙 씨

고층 건물과 바쁜 샐러리맨들로 가득한 밴쿠버 다운타운. 이곳에 한국의 대표음식인 불고기를 활용해 만든 ‘불고기 타코’가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화제다. 한국의 맛과 들고 다니면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타코의 장점이 더해진 불고기 타코는 길을 오가는 밴쿠버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이런 불고기 타코의 인기는 간이음식 판매차량 ‘얼쑤’가 밴쿠버 다운타운 시립 도서관 앞 거리에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얼쑤를 운영하는 이용숙(56)씨는 오랫동안 한식당에서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4월부터 이곳에서 불고기 타코를 판매하고 있다.

 

불고기와 잘게 썬 양파와 양배추 등을 넣어 만든 타코는 얼쑤의 베스트 셀러다. 불고기 뿐 아니라 불닭 타코, 두부 타코 등도 인기가 좋다. 특히 두부 타코는 두부의 담백한 맛 덕분에 채식주의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서 판매되는 모든 음식의 가격은 2달러 99센트~6달러 99센트 사이.

 

최근에는 밴쿠버 하키팀 커낙스의 선전으로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밴쿠버 시청은 길거리 응원과 맞물려 시민들에게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길거리 간이음식 차량을 응원가 인근으로 옮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길거리 응원을 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트럭으로 몰려 들었다.

 

한식을 가미한 타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음식의 인기몰이 비결이 뭘까. 이 씨는 그런 호응에 자신도 놀랐다고 했다. 특히 낯설 것이라 생각했던 ‘불고기’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높았다고. 이 씨는 “타코를 찾는 사람 중 95% 이상이 서양 사람인데, 한국의 불고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불고기가 그렇게 유명한지 몰랐는데…(웃음) 즉석에서 구운 불고기 맛에 한 번 찾았던 손님들이 단골이 되고, 점점 많아 지더니 이제 줄을 서서 기다려요. 특히 점심 시간에는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을 정도랍니다. 그래도 한국 음식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맛보고 좋아해 주니까 보람도 있고 흐뭇해요”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이날도 영업 시작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 2명이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불고기 타코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 곳을 찾았다는 이들은 30분의 기다림 끝에 불고기 타코를 맛볼 수 있었다. 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이들은 “원더풀!”이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영업 시작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 2명이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불고기 타코가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 곳을 찾았다는 이들은 30분의 기다림 끝에 불고기 타코를 맛볼 수 있었다.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불고기 타코 사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이 씨에게 물었다. 이 씨는 “교회에 함께 다니는 지인께서 ‘시청에서 거리 음식점 선발하고 있는데,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서 신청하게 됐어요. 딸아이와 의논해 한식을 주재료로 한 타코를 만들어 보기로 결정하고 신청서를 넣었어요. 신청자가 많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은 체념하고 있었는데, 선정됐다는 메시지를 받았어요”라고 답했다. 실제로 밴쿠버 시청이 지난해 공고한 길거리 노점 희망자 모집에 21개국 총 813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시청은 이 중 17곳만을 선정해 영업을 허가했다. 경쟁률이 40대 1 수준인 셈이다.

 

시청의 발표 후 1년이 지난 올해부터 사업을 시작한 데에 대해서 이 씨는 “간이음식 판매니까, 음식을 준비하는 푸드 트럭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조리 환경도 만들어야 하고, 위생도 신경 써야 하고… 트럭을 준비하는데 만 6개월이 걸렸어요. 그리고 나서 이것 저것 준비를 하다 보니 계획보다 시작이 조금 늦어졌어요”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불고기 타코 사업에서 준비와 정리가 가장 힘든 점이라고 했다. '트럭'이라는 공간적 약점 때문에 음식을 준비하는 데 제약이 따르고 일을 마친 뒤 정리 시간도 많이 걸린다. 또한 모아둔 쓰레기를 지정된 곳에 버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 씨는 “보통 준비를 하는데 2시간, 정리하고 청소하는데 2시간이 총 4시간 정도가 걸려요. 5~6시간 운영하고 있는데 실제 일하는 시간은 10시간이 훌쩍 넘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든 점 같아요”라고 했다.

 


<▲ 이 씨는 간이음식 판매의 가장 힘든 점으로  시간적인 측면을 이야기했다. “보통 준비를 하는데 2시간, 정리하고 청소하는데 2시간이 총 4시간 정도가 걸려요. 5~6시간 운영하고 있는데 실제 일하는 시간은 10시간이 훌쩍 넘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든 점”이라고 했다.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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