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투자에··· 의료 체계 10년간 ‘거북이걸음’
디지털 의료 기술 활용도 부족··· 총체적 난국
캐나다의 1차 의료(Primary
health care)에 대한 접근성이 주요 서방 선진국 중 최악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보건재단인 코먼웰스 펀드(Commonwealth Fund)가 21일 발표한 ‘2023년 국제 보건정책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성인의 86%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주로 방문하는 1차 의료 시설이 있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캐나다를 비롯한 주요 서방 선진국 국가 1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캐나다가 기록한 86%는 이들 국가 중 최하위였다. 1차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네덜란드(99%)였으며, 그 다음은 뉴질랜드, 영국(이하 97%), 독일(96%), 오스트레일리아(94%), 스위스(92%), 프랑스(91%),
스웨덴(88%), 미국(87%), 캐나다 순이었다. 캐나다는 지난 2016년만 해도
93%를 기록해 10개 국가 중 7위였지만, 2020년 90%(8위)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캐나다의 1차 의료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토론토 의대 연구진은 작년 11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캐나다의 1차
의료 서비스는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게 발전했으며 이에 대한 투자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은 바 있다.
특히 지난 수년에 걸쳐 젊은 의대생들 사이에서 가정 의학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국이
가정의 부족난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등의 연이은 악재로 성인의 29%가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비롯한 정신건강 관련 증상을 호소하면서, 캐나다의
의료 위기가 심화됐다고 코먼웰스 펀드는 지적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캐나다의 의료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몸이 편치 않은 당일 혹은 다음날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 캐나다인은 2016년 46%에서 무려 20%포인트 하락한
26%로, 10개국 평균(42%)에 한참 못
미쳤다. 밤·주말·휴일에 응급실을 제외한 곳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한 캐나다인은 23%로, 이 역시 10개국
평균(32%)보다 낮았다.
캐나다인의 의료 접근성은 소득·연령·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가계
소득이 15만 달러 이상인 캐나다인의 93%가 1차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한 반면, 소득이 3만 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단 81%였다. 또한 65세 이상(93%)이 18~34세(78%)보다, 여성(90%)이 남성(82%)보다 1차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쉬웠다.
또한 캐나다는 디지털 의료 기술에 대한 활용도 다른 선진국들에 미치지 못했다.
캐나다 의료진이 진료를 할 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38%로, 10개국 평균인 57%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보고서는 “캐나다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 사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러한 기술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디지털 의료 기술은 의료 서비스의 효율성과 효과를 강화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출처=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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